내 자전거
심봉희 옮김, 예안더 그림 / 예림당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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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백설공주 이야기처럼 아름다운 것도,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신비로운 것도, 그렇다고 해리포터처럼 기발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아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참으로 오랫만에 정겨움을 느꼈습니다. 책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어릴적 나의 감정과 삶, 기쁨과 아쉬움들이 내 오랜 기억을 일깨워줍니다. 정말 그때는 이랬었는데..... 그러고 보니 그땐 작은 것 하나로도 만족하고, 기뻤었는데..... 나도 친구 자전거 몰래 타다가 우물가 모서리에 부딪혀서 나뒹군 적이 있는데.... 내 친구중에서 책속의 소년처럼 짐자전거를 능숙하게 끌고 다니던 아이도 있었는데....등등등

 등에 장난감 칼을 메고, 자신의 등치보다 훨씬 큰 짐자전거를 끌고, 언제나 꼴찌로 졸졸졸 따라가야 하지만 그래도 다정한 친구들과 놀이를 하러 가는 소년의 모습이 어린시절의 부족함에도 만족하며 살 수 있었던 여유를 생각하게 합니다. 날랜 자전거를 타고서 소년을 놀릴려고 이리저리 따라오기 어려운 길로 내달리는 친구들, 하지만 결국은 함께 갈려고 기차 건널목에서 기다리고 있는 소년의 친구들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얄밉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린시절의 치기어린 장난을 보는 듯 하여 미소짓게 만듭니다. 매번 그렇게 친구들과 늠름하게 어울리기는 하였지만, 소년도 친구들처럼 날쌔게 생긴 자전거를 무척이나 갖고 싶었나 봅니다. 친구들은 자전거의 열쇠를 채워야 했지만, 자신은 그냥 세워 두어도 되었고, 어른들이 어린 것이 짐자전거를 잘도 탄다며 짐을 좀 실어달라하며 칭찬을 하기도 했지만, 할아버지의 그럴 듯한 감언이설 -찻주전자가 애들의 소원 세가지를 들어 준다는- 에 넘어가 그 램프를 몰래 가져가서 첫째는 멋진 빨간 자전거를 가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빨리 갖는 것이라고 비는 것을 보니까 말입니다. 소원을 빌고 기다리다 자신이 아니 친구가 자신이 기대하던 새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을 보고선 '넘어져 버리라'고 심술을 부리지만 여린 마음에 능숙하게 친구를 새 자전거에 태워주며 자신과 친구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진 듯하다며 미소짓는 모습에서는 순전하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3등안에 들면 새 자전거를 사주겠다는 어머니의 말에 10등도 안되던 소년이 100점 맞은 시험지를 받아들고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는 아저씨보다도 빠르게 어머니한테 달려가는 모습은 소년이 얼마나 새 자전거를 가지고 싶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그리고 결국 집안 살림살이가 어려워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서 묵묵하게 자신의 소원을 포기하고 두번째로 갖고 싶은 새 크레파스를 사고나서는 짐자전거에 자신이 상상하던 자전거처럼 빨간 페인트를 칠하는 모습에서는 속깊은 소년의 마음 씀씀이를 보는 듯 하여 미소짓게 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러한 소년의 모습에 대한 안쓰러움이 살며시 고개를 쳐드는 것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지금 자전거는 조금 낡았지만 아직까진 타기 괜찮다. 아마 색깔만 바꿔 주면 훨씬 멋져질 거다. 그렇게 해서, 나에겐 새 크레용과 새 자전거가 생겼다." 소년은 그렇게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의 짐자전거에 연을 매달고서 어스름한 황혼녁을 자전거로 달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세 번째 소원을 빕니다.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너무 빨리 늙지는 말고......" 건널목에서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자전거를 멈춰선 소년의 모습은 오늘도 늘름해 보입니다. 그리고 전깃줄에 걸린 소년의 연에는 자신이 가지기를 소원했던 빨간 새 자전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소년은 그렇게 자신의 소원을 멀리 날려 보냈나 봅니다. 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라면서.....

 요즈음, 특히 도시에서 넉넉하게 자라는 아이들은 이 책을 보더라도 아마도 내가 느끼는 그런 감성을 느끼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책속에 담긴 이야기가 얼마나 아름답고 순전한 것인지, 어린시절의 삶의 기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의 삶을 실찌우고, 영혼을 자라게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속깊은 이야기들을 아마 나의 아이들도 듣거나 느끼지는 못할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묻혀있던 내 기억이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 기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을 많이 느끼게 되는 시간입니다. 아마 소년도 자신이 어른이 되고 나서는 이만큼이나 세상이 변해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자신들만의 어린시절과 그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들로 채워지리라고 믿어봅니다. 자신의 짐자전거에 소원을 담아 그렸던 자전거 그림을 붙여 날린 소년의 그 마음 씀씀이를 오늘 내 곁에 있는 우리 아이들의 삶속에서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생활의 모습은 많이 변했다지만 여전히 그들은 세상에 밝은 웃음을 주는 어린이들이기에.....

 글의 행간에 담긴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통해져 삐져 나오는 소년과 사람들의 순전한 마음, 그리고 페이지마다 담긴 그림이 참으로 정겹고 아름다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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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내 인생 - 손문상 화첩산문집
손문상 지음 / 산지니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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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 좋아!'를 외치는 넉넉한 두 영국 청년, 해변가에서 투박한 손을 무릎에 얹고 미소 짓고 있는 해녀 할머니, 해운대 모래사장에서 동생과 모래장난을 하며 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녀, 끝까지 얼굴을 보이지 않고 파밭을 매고 있는 아줌마, 푸르른 교정의 나무아래에서 사각모를 쓰고 여름 졸업식을 치르고 있는 두 여대생.....  그리고 마지막에는 앞을 보지 못하는 어린 아람이와 할머니의 꼭 맞잡은 손으로 끝나는 이 화첩산문집은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글로 그린 책입니다. '그림이란 그리운 것이다'고 고백하는, 그래서 모두가 그립다고, 온전히 담을 수 없어서 책속 글과 그림 밖 여백의 진실이 그리는 순간에도 그리웠다고 고백하고 있는 작가는 자신이 이야기한 그림과 그린 이야기들을 아무런 과장없이 그리 드러내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평범한 삶이 말한 그대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느끼는 감흥은......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무심함. 적어도 처음의 감흥은 그랬던 듯 싶습니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삶들이지만, 내게 아무 감흥도 주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아마도 텔리비젼의 자극적이고 과장된 스토리에 이미 길들여진 내 의식을 반영하는 듯한 첫 반응이지요. '브라보 내 인생!'을 외치지만 전혀 '브라보'할 수 없는 듯한 내 인생을 닮은 이야기들, 그리고 그들의 삶의 이야기는 그대로 소박한 책속의 이야기들로 책장 한구석에 모셔져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신문에 실렸다'고 한다면 우선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만한 이야기거리들이겠지요. 사건이나 사고, 굉장히 나쁜 짓을 했다거나 착한 일을 했다거나, 아주 유명한 사람의 이야기이거나 등등등. 그래서 정상적인 우리의 생각속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이 떡하니 그림으로 색이 입혀져서 평범한 사는 이야기와 함께 신문의 한쪽을 차지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이야기지요. 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들이 저자의 노력과 땀으로 신문에 실렸던 이야기라고 한다면..... 아마도 신문의 입장에서는 아니 순전히 저자의 노력으로 하나의 실험적(?)인 시도 -한편으로는 당연하게 생각해야 할 수도 있는-였을 이 책의 내용은 부산일보에 주말마다 '화첩 인터뷰' 내용으로 실리던 내용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사실 자체가 나의 이 책속의 이야기들에 대한 무심함을 상쇄시키지는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겐 그냥 그런, 시류를 따라 생겼다가 스러지는 그러한 책 중의 한권이 되어버리는 것이 운명은 아니었든지..... 

 책의 내용보다 훨씬 어렵고 긴 책뒤에 덧붙여진 김곰치 님의 '재능보다 깊은 세계 - 손문상 이야기'를 읽고 나서 책에 대해서 보다는 작가에 대해서 뭔가 다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삶과 화가가 되는 과정, 중앙 일간지의 만평가였다는 이력 등등등....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도 해녀 강해춘'편에 대한 김곰치 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저자의 작업이 단순히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평범한 이야기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듯 합니다. 그러한 나의 무심함에 담긴 생각없음이 부끄러움을 느끼고 고개를 숙일 정도로 말로도 글로도 또한 그림으로도 뭐라 표현 못할 깊은 이야기와 그림이 담겨 있음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 뒤로다시 들춰보는 화첩집의 그림속에서 이제껏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합니다. 작가나 그림속의 인물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다는 아니더라도, 세상의 약한 곳에, 힘 없는 삶에 더 가까이에 있는 그들이 그림 속에서 활짝 웃을 수 있고,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흘러간 세월을 미소로 바라보며 또한 미래에 손짓할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작가의 붓끝에서 그려진 그림들은 평범한 수채화지만 그 어떤 유명한 그림들보다 더 반짝이는 그들만의 보석이 담겨 있음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인생들의 이야기에 '브라보 내 인생!' 이라는 멋진 제목을 붙인 작가의 들뜬 속마음마저도 읽게 되는 듯 합니다.

평범한 삶들에게 바치는 그립고 아름다운 이야기들, 많은 이들이 이 화첩과 이야기 속에 있는 보석을, 그리고 자신의 삶에 담긴 보석을 찾아 깨닫고 간직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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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젖소를 떨어뜨린 이유
알지라 카스틸유 엮음, 임소라 옮김 / 좋은생각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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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과 제자가 한 농장을 지나다가, 스승이 제자에게 그 농장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젖소를 절벽에 떨어뜨려 버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까지 제자에게 알려 주지는 않고, 시간이 흐른 후에 아름답게 변한 그 농장과 풍요롭게 살고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깨닫게 됩니다. 젖소가 가족의 먹고사는 문제를 좌우할 만큼 커보이지만, 때론 그것이 하찮은 대단한 것일뿐이라는 것과 더 큰 비젼과 능력을 펼치는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젖소를 절벽에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그 가족은 계속 그렇게 젖소가 공급해주는 우유로 근근히 생활을 영위해 갔겠지만, 그 장애물이 제거되었을 때, 잠깐의 위기가 왔지만 결국은 노력하여 더 풍요로운 삶을 이루어 내었으니까요.....'사람이 저지르는 가장 흔하고 심각한 실수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믿고 용기 있게 행동하라' - 시드니 스미스 

 세상을 깊게 보는 비결 - 지혜, 삶을 기쁨으로 이끄는 비결 - 사랑, 흔들리지 않는 삶의 비결 - 믿음, 세상 모든 깨달음의 시작 - 인생, 이렇게 네 꼭지의 이야기 모음으로 꾸며진 이 책은, 우리가 어렸을 적에 이솝우화를 읽으며 세상사는 지혜와 이치를 깨달았던 것처럼, 어른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그러한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삶을 근근히 이어가며 자신의 능력을 한정지어 버리는 못된 습관을 지닌 우리에게 '젖소를 절벽에 떨어뜨려 버리라"고 권면하기도 하고, 인생의 많은 안타까운 일들에 낙망하는 우리에겐 거듭되는 불행뒤에 결국 그 불행이 행복의 이유가 되는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으니 힘내라고 위로하기도 합니다. 종업원에게 팁을 주고 싶어서 그 종업원의 불친절을 감수하면서 까지 기어이 좀더 싼 아이스크림을 먹고 탁자위에 조용히 팁을 두고 간 소년의 작은 배려속에서는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를 보게 되기도 하고, 탐욕으로 바닷물에 몸을 던지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우리안에 감춰진 탐심의 악취를 고스란히 맡아보기를 권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책속에 담긴 이야기 하나하나가 깊이 음미하고 되새겨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들입니다. 인생을 좀 더 지혜롭고, 사랑이 넘치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즐겁고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충분히 도움을 줄만한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입니다.....'희망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다만 당신이 희망을 버릴 뿐이다.' - 리처드 브리크너

 그렇다면 '나의 젖소는 무엇일까요?' 이것 저것 생각을 해보지만 딱히 무어라고 하나로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 농장의 주인처럼 내가 젖소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절벽에 떨어뜨려 버리면 당장 눈앞의 삶이 막막해 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네요.... 그런면에서 그 스승은 젖소를 지적해 낸 안목도 지녔지만, 그 농장의 가족들이 젖소를 잃어버리는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만한 능력을 지닌 것을 직감한 통찰력의 소유자이기도 했습니다. 지혜라는 것은 결국 그런 것이겠지요. 어느 단편적인 것의 모음이 아니라 모든 것을 조화롭게 아우를 수 있는 능력...... 결국 스승의 그러한 모습과 이야기 속의 많은 가르침들을 읽으며, 삶의 많은 부분을 허덕이는 이유가 바로 세상에 지혜가 부족함이 아니라, 그 지혜를 들을 만한 귀가 부족하고, 그 지혜를 듣는다고 하더라도 들은 것을 정직하게 행할 만한 발길이 부족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여기쯤에서는 나도 젖소를 절벽에 떨어뜨리러 가야 하는 것이 맞는 순서일텐데, 아직도 '나의 젖소는 무엇일까?'하며 물음만 되뇌이고 있으니..... 부디 제대로 된 젖소를 찾아 절벽아래 깊은 계곡에 용감하게 밀어버려야 할 텐데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시에 장미가 있다고 투덜거리지만 나는 나무 가시에 장미가 달린 것에 감사한다.' - 알퐁스 카

'아무리 하잘것 없는 인생이라도 거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이유와 가치가 있는 법이다' -미치 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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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 지친 영혼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
테리 블랙스톡 지음, 윤인숙 옮김 / 가치창조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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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계시록에서 일곱 교회에 말씀하시는 내용 중에 에베소 교회에 대해서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계2:4-5a)라는 책망의 말씀이 나옵니다. 회복이라는 제목을 들여다 보다가 신앙생활이 무덤덤(?)해지고는 할 때면 들려오던 '첫사랑을 회복하라'는 가르침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영혼이 지친 사람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신앙인들이라면 성경의 여러곳에서 이런 저런 말씀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나같은 경우는 마태복음 11장의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매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아사야서 40장의 '피곤한 자에게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나니, 소년이라도 피곤하며 곤비하며 장정이라도 넘어지며 쓰러지되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그리고 시편 23편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으로 인도하시는도다....' 등이 먼저 떠오른 말씀입니다. 물론 이 책에도 다 언급이 된 구절들이고, 이것들보다 훨씬 더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말씀들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지친 영혼이 회복된다함은 아마도 에베소 교회가 책망 받았던 그 부분, 우리의 처음 사랑을 되찾는 다는 것 즉 처음 행위를 가지는 것이고, 우리가 지친 중에도 회복의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말씀과 이런 저런 모습을 통해서 우리의 영혼을 붙들고 있는 하나님의 보살핌에 대한 믿음 때문이지 않을까요?

 상당히 알려진 로맨스 작가였던 저자가 어느 날 자신의 글쓰는 은사를 온전히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위해서만 사용하기로 작정하고 나서 쓴 글들의 저자 후기와 자신의 묵상글을 모아서 담은 것이 이 책이라고 합니다. 저자가 자신의 글들에 꼭 저자 후기를 덧붙인 것은 자신의 글로 인해서 영적인 갈등을 가질지도 모를 독자들에게 자신의 신앙의 사례와 묵상을 통해서 신앙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인 듯 합니다. 어쩌면 작가로서, 하나님께 쓰임 받는 도구로서의 자신의 역할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는 글들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저자와 주변사람들 그리고 하나님 사이에서 있었던 은혜가 담겨 있습니다. 요란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자랑하지 아니하고, 감히 다른 사람에게 주장하지 아니하고, 조용히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의 주변사람들에게 다가오셨던 하나님의 손길과 음성 그리고 삶에서의 깨달음에 대한 묵상을 조용하지만 단호한 음성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글들의 지향점은 매번 독자들이 하나님과 성경의 말씀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 그리고 그들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받는 유일한 영적인 교육이 내 책을 통해서라면 나는 실패한 것입니다. 당신을 하나님께로 인도하고 하나님께 대충 동의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내 책을 읽음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싶은 열망이 생기지 않는다면 나는 책을 써서는 안됩니다. 당신 역시 내 책을 읽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하나님이 내게 가르쳐주신 힘겹게 얻은 교훈을 전달하려고 애씁니다. 또한 주님이 보여주신 진리를 전달하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당신이 내 책을 읽고서 진짜 하나님의 말씀과 비교도 하지 않은 채 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그릇된 가르침에 빠지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나는 당신과 똑같이, 믿음의 길을 걷는 사람 중 하나일 뿐입니다. 당신이 교훈을 배우듯이 똑같이 배우고, 똑같은 고통과 똑같은 불과 똑같은 시험과 씨름 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진리의 근거로 삼는 것은 단 하나뿐입니다. 그것은 아무리 지혜롭고 유창하다 해도 사람의 소설이나 신앙 서적이나 설교에는 없습니다. 그것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고 예리한" 성경에만 있습니다..... 그러니 내 말을 신뢰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십시오. 어떤 그릇된 가르침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성경을 공부하십시오. 그분의 말씀에 통달하십시오. 그러면 아무에게도 무엇에도 속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오직 그때에만 소설이나 신앙 서적을 읽고, 당신과 같은 길을 걷는 저자의 말이 진리인지 확인해 보십시오. 그 작가들도 그리스도가 죄를 담당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또 당신과 내가 어린 양의 혼인 잔치에 나란히 앉게 될 때 당신은 내가 당신과 똑같은 방법으로 그곳에 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어찌보면 성경보다도 다른 신앙서적에 더 혹하곤 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인 듯한, 그리고 옮긴이가 자신의 마음을 '탁'치는 말이라고 고백한 위의 인용글 -본문 80-84p 하나님의 말씀-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나 이리 담대하게 외치지는 못했던, 신선한 저자의 자기 고백이자 독자들에게 전하는 간절한 메세지입니다. 저자가 전한 많은 묵상과 이야기의 결국, 그러니까 지친 영혼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의 결국은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 그분의 선하심과 그분의 성품을 알고 믿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 알고, 믿고, 그 말씀대로 행하는 것이라는 권면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날마다 우리 짐을 지시는 주, 곧 우리의 구원이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 -시편 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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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빡이면 어때 쪽빛그림책 3
쓰치다 노부코 지음, 김정화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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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를 훤하게 드러낸 여자아이의 얼굴로 가득찬 앞표지를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우리의 주인공 데코가 배시시 웃으며 튀어 나올 듯 합니다. 마~빡 마~빡 마빡이~ 마~빡이~ 하면서 말입니다. 일곱살 데코가 머리를 자르다 보니 넓고 툭 튀어 나온 이마가 훤히 드러나버렸지 뭡니까. 사람들은 마빡이라고 놀려대기 시작하고, 이런저런 장난을 치고, 의기소침해진 데코는 기어이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한데 그래도 언니가 멋진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으니, 마빡이 이마를 유치원에 유행시킨 빅 아이디어였습니다. 바로 훤해진 이마를 당당히 드러내고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빗어올려 예쁜 딸기 핀으로 포인트를 준건데, 거울을 본 데코는 이젠 무척이나 당당해졌고, 데코의 유치원 친구들은 멋진 마빡을 선보인 데코가 무척 부러웠나봅니다. 첫날은 모두가 데코 귀엽다고 칭찬을 하더니, 다음날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핀으로 포인트를 준 귀여운 마빡이 이마로 유치원에 왔네요. 유치원 선생님까지도 당당히 마빡이 이마를 드러내고 힘차게 체조를 하는 모습이 정말 귀여운 아이들입니다, 그려.

 아마도 데코가 가족들이나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던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유치원에 갔다면, 유치원 친구들도 데코를 보며 마빡이라고 놀려대었을 것입니다. 자신들과 다른 약점(?)을 가진 친구를 심술궂은 친구들이 그만 두지 않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언니의 마법의 주문 덕분에 놀림감이 되는 마빡이가 아닌, 멋진 딸기핀으로 포인트를 둔 당당한 마빡이 이마를 가진 데코의 모습은 다른 아이들이 가지지 못한 귀여움으로 나타나고, 아이들은 그것을 또 하나의 장점(?)이나 멋진 유행으로 이해한 듯 합니다. 그래서 데코 앞에서는 귀엽다고 난리들이더니, 기어이 자신들도 유행을 아니면 귀여운 마빡이 트렌드를 따르기로 했나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데코의 자신감이 지나쳐서 이제는 고양이에게 자신의 귀여운 마빡이 트렌드를 선사하려는 듯이, 빗과 핀으로 고양이를 다듬고 있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그윽한 미소와 함께 고양이를 바라보는 눈길이 일품입니다.

 같은 마빡이라도 핀 하나만 포인트를 주었을 뿐인데.... 데코는 자신의 마빡이 이마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이 유치원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고스란히 나타났을 것이고, 그순간 마빡이는 더이상 놀림감이 아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물론 일의 시초에는 언니의 믿거나 말거나한 마법의 주문과 함께 예쁜 딸기핀 작업이 있기는 하였지만 말입니다. 우리의 아이들도 자신의 부족함에 너무 의기소침하고 투덜거릴 것이 아니라 데코처럼 당당하게 드러내고 표현하는 자세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결국 남들과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고, 남들보다 약간 특이한 모습이나 습관이란 것이 대부분은 남들이 가지지 못한 자신만의 장점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 말입니다. 오늘도 데코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리 외칠 것 같습니다.

 "마빡이면 어때! 귀여우면 그만이지! ㅎ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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