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액션 - 선택과 행동의 경제적 오류 분석
크리스토퍼 시 지음, 양성희 옮김 / 북돋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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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조금 '덜 정상적인 현명한 사람'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며'라는 <추천의 글>의 제목에서부터 독자들을 '정상적인 부족한 사람'으로 몰아가며 자존심을 미묘하게 자극하기 시작하는 이 책은 요즈음 많은 조명을 받기 시작한 선택행동학 또는 행동경제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통경제학의 이론에서 벗어난 길인 듯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행동과 선택이라는 과정에 담긴 비합리성에 대한 답을 찾아나서서 이제는 전통경제학이 발견하지 못했거나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현상들을 훨씬 합리적으로 설명하곤 하는 선택행동학의 다양한 매력을 들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정상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결과를 놓고 보면 많은 비합리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아서 정상적이지만 우둔한 행동을 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는 정상인들에게, 자신의 눈앞을 가려서 비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여 덜 정상적이게 보이지만 똑똑하게 살고 이성적인 사람이 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리회계장부', 하우스 머니 효과,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인센티브의 지급방식, 기대효용이론과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전망이론, 손실회피심리, 소유효과, 현상유지 심리, 프레이밍 효과, 거래효용에 대한 편견, 비례편견과 적응성 편견, 매몰비용 오류, 정박효과, 대표성 추단법과 가용성 추단법, 자기과신과 계획오류 등.... 낯선 용어들이 많지만 책을 읽는 내내 신선한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는 이야기의 원천들입니다. 한편으로는 내 안에 있는 경제학적인 불합리는 느끼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활동에 관여하는 다양한 인간 심리에 대한 설명을 품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경제활동과  연관된 많은 부분이 심리학적인 면과 연관되어 있다는, 결국 사람들의 경제활동이라는 것도 냉철한 합리성에 바탕을 두기 보다는 자신이 처한 환경과 처지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책속의 많은 부분에서 제시되는 예와 설명 속에서 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정보의 전달이라는 면에서의 어려운 용어와 이론들을 읽는 이로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저자의 글솜씨도 칭찬받을만 하구요.

 내용중에 흥미로운 것을 소개한다면 경쟁의 법칙에 나오는 소개팅을 하는 자리에 친구를 데려가는 문제에 대한 경우와 같은 것입니다. '1) 당신은 예쁘고 친구는 못생겼다, 2) 당신은 못생겼고, 친구는 예쁘다, 3) 당신과 친구 모두 예쁘다, 4) 당신과 친구 모두 못생겼다.' 의 네 가지 상황에서 판단한다면? 답은 1), 4)의 경우는 함께 가고, 2)와 3)의 경우는 혼자 가라고 하네요. 설명은 책속에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보다 좀더 복잡한 조건, 그러니까 '지식이나 교양'처럼 판단하기 어려운 특징이나 '목의 반점이나 얼굴의 사마귀'처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경우와 같은 상황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설명은 책속에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보노라면 정말로 우리의 생활 깊은 곳까지 고개를 들이민 경제학의 논리를 보는 즐거움도 함께 있습니다. 또 한가지 살면서 좋은 소식이나 나쁜 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이 될 수 있는 정보전달의 기술도 흥미로왔던 부분중에 하나입니다. 즉 '여러가지 나쁜 소식은 반드시 한번에 전하라. 여러가지 좋은 소식은 나누어 전하라. 크게 좋은 소식과  조금 나쁜 소식은 동시에 전하라. 크게 나쁜 소식과 조금 좋은 소식은 나누어 전하라.'는 이야기인데, 이 원칙도 우리가 삶속에서 잘 활용한다면 주변사람에게 더 큰 기쁨을 주며 살 수 있겠지요. 이 역시 현실속에 들어온 경제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책을 읽노라면 저자의 말대로 나 자신이 '정상적인 바보'라는 사실을 흔쾌히 인정하게 됩니다. 소개된 이야기들을 통해서 많은 비합리적인 장애물들을 끌어안고 정상적인 바보짓을 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스스로 깨닫게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러한 고백이 불쾌하지 않는 것은 저자가 제시한 여러가지 연구 사례와 예를 통해서 정상적인 바보짓을 하는 내 모습을 명확하게 분석해 내는 과정을 통해 조금 더 이성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 바보짓을 정상적으로 하게 만든 장애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과 나도 이제는 그런 올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기과시-이것도 저자는 바보짓의 원인중의 하나가 된다고 했는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읽는 시간 내내 새로운 사실을 깨달아 가는 즐거움이 있었고, 여러 어려운 용어와 무관하게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설명하고 전달한 저자의 글솜씨 덕분에 덜 정상적이지만 조금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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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웬 : 그의 삶, 그의 꿈 - 세계영성의 거장 시리즈 01
마이클 오로린 지음, 마영례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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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평화 운동에 매우 소극적인 이유중의 하나는 평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들이 찾고 있는 평화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세상의 성난 소란으로부터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개인적인 심오함을 지니는 것으로 이해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영성을 지닌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문제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행해지는 불의의 희생자가 된 수많은 이들이 호소하는 정의를 외면하지 않는다.'

 '글을 쓰는 과정 속에서 나는 예수님을 '세속화'시키는 경향이 내게 상당 부분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본능적으로 나는 값싼 자유와 내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성공하고 싶은 내 열망을 이루기 위한 도움을 얻기 위해 그리고 적에 대한 보복과 적잖은 명성을 얻기 위해 예수님을 바라본다. 예수님을 복음서가 알려주는 예수님으로서 즉 우리에게 영적인 자유를 주고, 우리가 당하는 고통에 우리와 함께하고, 우리에게 낮아지는 길을 보여주고, 우리의 원수를 사랑하라고 권면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은밀히 계시해주시는 주님으로 보기가 늘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예수님을 볼 때마다 나는 새로운 내적 평안을 얻고 다시 주님의 음성을 듣고 그 음성을 따를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자신의 성공과 출세를 위해서 충분히 욕심을 부리면서도 하나님을 위해서 충성했다는 말을 들을만한 사람이 - 물론 이것은 하나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사람의 관점에서 입니다 -  신부로서의 지위상승이나 교수로서의 권위 등의 세상에서의 자랑거리를  다 내려 놓고, 심령이 가난한 사람들 틈에 들어가 스스로 심령이 가난한 자가 되어서 감당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자신의 글이 영성을 발휘하는 순간에도 세속화되는 듯한 자신의 모습을 한없이 반성하며 낮아지신 예수님을 닮기 위해 열정을 불사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반전이나 반핵 시위도 중요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자신의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삶이라고 믿었던 하나님의 종, 헨리 나우웬의 삶과 꿈을 담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을 대하기 전까지는, 헨리 나우웬이라는 이름이 매우 낯설었습니다. 여러 기독교 영성작가들의 책을 읽어 왔었지만, 헨리 나우웬의 저서는 어쩐 일인지 내 신앙도서 독서 목록에서는 완전히 빠져 있었습니다. 책 편식이 심한 탓도 있겠지만, 그가 나의 신앙과는 약간 색깔이 다른 카톨릭 신부였다는 사실이 그 이유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낯섬이 이 책을 통해 그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변하고, 적극적으로 섬기는 삶을 살며 예수님을 담기를 원했던 그의 모습이 나의 삶의 반성을 위해 비추는 거울이 되어 있습니다. 세상살이에서 교회를 나가는 것과 몇가지 금기를 지키는 것을 빼고는 비신앙인들과 다를바 없이 좀더 거창한 일을 이루고 성공과 명예를 위해 경주하는 것에 은연중 관심을 쏟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며, 헨리 나우웬이 그의 책들을 통해 이야기했던 것들과 그의 삶의 궤적, 또한 그가 마지막까지 섬겼던 라르쉬 공동체에서의 삶의 이야기는 속에 담긴 예수님이 진정 이 세상에 오셔서 본을 보이고 전하고자 하셨던 겸손하고 섬기는 자의 삶, 하나님 보시기에 기뻐하는 자의 삶에 대한 자각을 가지게 됩니다.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 어린이들을 가까이 하시고 천국은 저들과 같은 이들의 것이라 하셨던 의미, 죄인들의 집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하셨던 시간들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묵상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그리고 예수님이 원하시는 그의 자녀로서의 삶이라는 것이, 나우웬이 자신이 섬겼던 아담이라는 장애인 청년을 통해서 아담 안에 있던 예수님의 형상을 고백하였듯이 약하고 낮은 곳으로 향하는 발걸음, 화려하지 않은 평범함 속에도 충만하게 담겨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깨달음의 이면에서 여전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내 삶속에 또아리를 틀고 앉은 교만과 자기만족적인 습관들,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양보하고, 또한 적당히 욕심을 부리는 삶을 살면서 내 나름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마도 나우웬이 자신이 삶속에서 끝없이 경계했던, 내 자신의 무감각한 내면에 자리잡은 세속화된 모습이겠지요. 

 책 속에 언급된 헨리 나우웬의 많은 글들이 신앙인으로서의 내 마음 깊은 곳에 파고 듭니다. 하나님을 믿는 다는 것, 그리고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글을 쓰고 어떻게 생활하는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가진 헨리 나우웬의 삶과 변화를 읽으며 미가서의 말씀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6:8). 세상에서의 명예와 부와 성공이라는 화려한 장식보다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라루쉬 공동체를 섬겨기를, 장애인 아담을 돌보기를 기꺼이 받아들였던 나우웬의 삶처럼 낮고 약한 곳을 찾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그러한 삶이 나의 삶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예수님께서 '심령이 가난한 자를 돌보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고 말씀하지 않고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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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위대하지 않다] 서평단 알림
신은 위대하지 않다 (양장)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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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이 책에 담긴 주장과 저술 목적의 일면은 다음의 주장을 통해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신이 존재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 신의 이름으로 악행이 저질러졌다는 것, 신을 만든 것이 바로 인간일 가능성, 세상에 피해를 덜 끼치는 대안적인 믿음과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이 항상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이러한 사람들의 예로 소크라테스에서 시작하여 스피노자, 볼테르 등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새로운 계몽-인류의 견본은 신이 아닌 인간 그 자체라는 의식을 바탕으로 한 계몽-이 필요하다 주장을 덧붙이며 자신도 그러한 사람들의 맨끝에 서있는 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종교란 그리고 신이란 사람들이 원시적인 두려움과 지배욕에서 발생한 발명품에 지나지 않고, 그로 인한 수많은 악행과 폭력을 담은 광기어린 신앙에서 벗어나 이제는 인간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인본주의적인 시각에서 세상을 살아가야한다는 주장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입니다.

 저자가 책의 처음을 신앙인들을 비꼬는 그리고 그들에게 도전적인 자세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보기에는 맹목적으로 보이고, 자기와 같은 믿지않는 사람들의 삶에 무례하게 침범하여 천국과 지옥을 설파하며 신앙을 강요하는 그래서 자신을 편하게 놓아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자신은 그들의 신앙이 어떻더라도, 신자들 각자가 자신의 종교에 관심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 자체에는 불만이 없고 존중하는데, 그들에게는 자신이 베푸는 아량 -즉 참견하지 않고 그냥 자신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조차도 기대할 수 없다는 듯이 비꼬고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저자는 자신이 종교가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고 주장하는 것 만큼이나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상관하지 않는다는 종교와 신앙인들에게 더 간접적이고 교묘하게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 저자가 말하는 아량이라는 것도 결국 말장난이고 비꼬는 말에 다름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결국 글로 하는 것이지만 내 눈에는 전쟁을 하자는 말로 들립니다. 저자가 듣는다면 또 여기서 신앙인들의 잔혹성과 폭력성이 튀어나온다고 할 일이지만, 저자의 이러한 자세는 아마 신앙인들에게는 도발로 느껴지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신을 부정하기로 작정한 사람, 저자의 글을 읽으며 느끼는 것입니다. 모든 것들을 심지어 성경의 구절이나 코란이나 유대교의 가르치까지도 자신이 부정하기로 한 종교와 신을 깍아내리고, 신앙인들의 신앙을 조롱하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변성기도 겪기 전에 모두 찾아냈다는 종교에 반대하는 네가지 주장에도 그의 생각이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종교가 인간과 우주의 기원을 완전히 잘못 설명하고 있다는 것, 이 첫번째 잘못 때문에 최대한의 노예근성과 최대한의 유아독존을 결합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 종교가 위험스런 성적 억압의 결과이자 원인이라는 것, 종교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희망사항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결국 신이 자신의 형상을 본떠서 인간을 만들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형상을 기초하여 신이라는 허상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절대화시킴으로서 종교로 인해 발생하는 온갖 고통과 부조리와 만행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에까지 이르고, 그러한 종교의 불합리성과 폐해에 대한 예와 주장들이 저자가 신이 위대하지도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말하는 근거와 조롱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최근의 9.11 사태에서 시작하여 종교의 각종 이름으로 자행된 만행이나 돼지고기를 예로 들며 종교에서 말하는 음식문화에 대한 비합리성에 대한 지적, 지적설계론에 대한 비판, 구약이나 신약에 대한 조롱 등에 대한 불편함이 마음속에 가득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때로는 비판이 지나쳐 맹목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아마도 무수한 자료들과 주장들을 정리하고 다듬었을 것이기에 책을 덮으며 내놓은 나의 대답들은 어찌보면 초라할 수 밖에 없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느낌이 물론 저자의 주장 중에 일리가 있는 것들도 있고, 종교인들이 분명 반성하고 되돌이켜야 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자의 그런 여러 주장들도 결국은 종교라는 울타리안의 신앙인들이나 사람의 눈에 보기에 부조리하게 보이는 것들에 대한 비판에 의존하고 있기에 더 근원적인 신의 부재에 대한 주장만 있을 뿐이지 그에 대한 명백한 증거는 아니지 않는냐는 것이지요. -한데 저자는 자신이 신의 부재를 증명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암스트롱과 같은 이에게는 우주공간이 신의 축복으로 가득차게 느껴졌지만, 가가린과 같은 불신자의 눈에는 우주 어디에서도 신의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신앙인들과 저자와 같은 이들의 사이에 있는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바로 신의 존재를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서로가 이러이러한 것 때문에 신을 믿는다, 믿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거꾸로 신을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삶속에서 겪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한 반응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물론 이 생각에는 반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적어도 저자의 자세를 보면 종교를 부정하기로 작정하고 대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싸움은 아마도 끝이 없는 줄다리기일테지요......

 "모세가 하나님께 고하되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서 이르기를 너희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면 그들이 내게 묻기를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리니 내가 무엇이라고 그들에게 말하리이까 /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 -출3:13-14-

 '스스로 있는 자', 모세에게 하나님 자신의 이름을 표현한 이 말은 신앙인의 입장에서 보면 의미있고 중요한 이름이 되지만 아마도 저자와 같은 이들의 눈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허망한 표현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저자와 신앙인들 사이에는 그 만큼의 간극이, 즉 신은 위대하다고 무릎을 꿇는 모습과 신은 위대하지 않다고 조롱하는 모습 만큼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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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습관 -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부자들의 비밀 습관
로버트 콜리어 지음, 김우열 옮김 / 가야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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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자 습관"이라는 제목 -원제는 아니지만-에는 부자가 된다는 것은 운명이 아닌 자신의 힘과 노력에 의해서 달성될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운명'과 같은 결정론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습관'이라는 열려있는 의미의 단어를 사용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제목만으로 생각한다면 부를 이루는 것은 그것에 이르는 습관을 길들이는 것에 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그러한 부자가 되기위한 습관을 기르기 위한 '잠재의식, 욕망, 목표, 믿음, 상상력, 의지'의 여섯가지 핵심 단어를 가지고 부자의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비밀이라는 것도 결국 이러한 것들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현실이 되게 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책 띠지의 문장처럼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자의 습관부터 배워라!'는 것이지요. 돈부터 벌려고 하지 말고 말입니다.....

 잠자는 내면의 인간인 잠재의식을 깨워서 그 힘이 삶속에 드러나고 표현될 기회를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첫번째 습관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힘이 잠재의식 속에 잠들어 있는데 그것들이 내 의식속으로 들어와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하라는 말이지요. 그리고 자신이 바라는 바를 정확히 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욕망을 가지라는 것이 두번째 습관입니다. '...당신이 이미 원하는 무언가를 받았다고 진실로 믿으면 그 믿음은 잠재의식에 각인되고, 잠재의식은 그것을 다시 초의식에 전달한다. 우주의 마음의 일부로서 우주의 마음과 같은 능력이 있는 초의식은 당신에게 창조의 힘을 부여해 그것을 현실로 만든다.'는 것이지요. 다음은 모든 부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정말로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세번째 부자습관입니다. 세상이 우리의 영토이고 세상은 우리의 단순한 생계뿐만 아니라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확신속에서 살아가도록 하라는 말이겠지요. 네번째 부자습관은 성공의 공식은 믿음이라는 사실을 알고, 온갖 종류의 부가 마음 곧 '생각'이 유일한 창조자임을 분명하게 이해하는 데서부터 좌우된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고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다섯번째 부자습관은 상상력을 이용하여 원하는 것은 생생하고 명확하게 그리고 성취를 믿으면 꿈이 현실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언제나 꿈이 이루어짐을 믿는 자세를 말합니다. 여섯번째 습관은 싸움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자세, 즉 실패나 불완전한 성공의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고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도전하는 자세를 가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상이 저자가 여섯장에 걸쳐서 말하고 있는 부자습관에 대한 내용들입니다. 좀더 간결하게 저자가 말하는 성취의 다섯가지 공식을 되뇌이어 본다면 '첫째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한다, 둘째 간절히 그것을 원한다, 셋째 그것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넷째 그것을 얻겠다고 꾸준히 염원하고 결심한다, 다섯째 그것을 얻는데 따르는 대가 즉 그것을 얻는 대신 다른 것을 포기할 각오가 되어있다.'입니다.

 전체적인 느낌을 든다면 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긍정적인 자세에 관한 것일 듯 합니다. 물론 책의 내용이 그 이상의 과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장 일반적인 의미에서 이 책의 논점을 이야기 한다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상과 이룰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 그리고 불굴의 의지와 노력 등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입니다. 이는 이미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표현의 방법이나 형태는 달랐지만 꾸준히 반복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 책이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와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은 앞에서 '그 이상의 과한 주장'이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한 것일 듯 한데 두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첫번째는 성경 구절의 인용에 대한 부분인데, 중간중간에 여러 성경 구절들이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그럴 듯한 배경으로 인용되고 있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다', '구하라 그리하면 얻을 것이요' '하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 등등... 물론 성경외의 다른 잠언이나 책들에서의 인용문들도 있지만, 이러한 성경 구절의 인용을 보면서 문득 군대에서 거두 절미하고 '할 수 있다'나 '하면 된다'라는 군인정신이라는 탈을 쓴 -다른 말로 한다면 단순무식한- 글귀가 내무반이나 행정실 등에 걸려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말의 깊은 의미나 앞뒤의 문맥상의 의미를 끊어버리고 짜깁기 한다면 어떤 주장이라도 새로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소재가 될거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럴 듯 하지만, 종교-이 말을 싫어하는 이들도 있겠지요-상의 깊은 의미는 거두절미하고 한 두 문장만 끌어와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그럴 듯하게 요리해 놓고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러한 인용구절은 정신은 빼고 몸만 가져온 것이라는 느낌입니다. 두번째는 책의 내용에 몇번 언급된 '잠재의식'- '우주의 힘' -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연결고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이 단어들과 그 연결고리를 본다면 '시크릿'이라는 책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럴듯한 주장과 몇가지 예를 가지고 책 한권을 채웠던 -제가 이리 표현하지만 명색이 우리나라나 미국에서 수십주간 계속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한 책입니다 ㅠㅠ;- 기억이 새삼스러운데 저는 그 책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이비 종교' 비슷한 것을 생각하였던 기억입니다. 과한 주장이라는 측면에서의 느낌이라면 이 책도 그런류의 책과 별다르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지요. 책에 대한 평가는 각각의 사람이 다르고 읽은 감상도 서로가 천차만별이겠기에 이 정도의 소감으로 책에 대한 느낌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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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경제 습관 정직과 용기가 함께하는 자기계발 동화 2
어린이동화연구회 엮음, 박종연 그림 / 꿈꾸는사람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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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른들에게 '부자되세요'라는 인사가 부끄러운 것이 아닌 것이 된 것처럼,  아이들에게 돈의 관리나 금융 등 경제 교육을 시키는 것이 한편으로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기존의 학습에 대한 것들은 나름의 골격과 틀을 갖추고 다양하게 제공되지만, 이 분야에 대한 것은 그리 체계적이지도 다양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러저런 주제를 가지고 여러 책들이 출간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어른들의 '부자열풍'에서 묻어나오는 정도라고 할까요. 그러한 연유로 아이들에게 막상 경제에 대한 교육을 시켜보려고 하면,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돈에 대한 올바른 개념과 관리법에서부터 시작하여 계획적인 경제 습관을 익히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금새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단순히 용돈을 스스로 모으고, 돈을 쓴 내용을 기록하고, 일부를 계획적으로 저축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건전한 경제생활을 위한 밑바탕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그러한 습관만이 아니라 거기에 담긴 의미와 미래를 위한 꿈이랄까 이런 것까지 그러한 교육의 이면에 보태서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욕심이 아닌 모든 부모들의 바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솜이와 '봉봉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다솜이의 부모님, 그리고 그 가게의 건물주인 우현이의 아빠와 우현이 -다솜이와 같은 학년인 말썽꾸러기-, 다솜이의 친구 아람이와 진우가 경영이 어려운 봉봉 아이크림 가게의 사수대를 조직하고, 또한 선생님이 제안한 저축왕에 도전하면서 한 학기를 보내는 내용이 이 책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게 저축의 의미와 목적, 방법을 이야기 속에서 깨닫게 도와주고, 스스로 돈을 벌고, 가게의 홍보를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하는 모습을 통해서는 세상에서 물건이 거래되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이치에 대한 은근한 설명도 곁들여집니다. 다솜이는 어려운 봉봉 아이스크림 가게를 위해 친구들과 열심히 홍보를 하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가게에서 한 아르바이트의 댓가로 돈을 모으고, 어흠 할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통해서 저축과 경제 생활에 대한 원리와 의미를 하나씩 깨달아 가는데, 그런 깨달음의 실천속에서 이루어진 다솜이의 저축기록은 결국 학기말에 선출하는 저축왕에 뽑히는 영광으로까지 연결됩니다. 무조건 많이 모으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모으고 쓰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때문에 자기보다 더 많은 돈을 모은 사람보다 좋은 평가를 얻은 것이지요.

 동화 형식을 빌어서 경제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에는 함께 생각해보기에 정리되었듯이 경제습관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강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축이란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려고 혈안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삶을 더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기 위한 준비이다. 저축하는 습관이라는 것은 지금 돈을 쓰고 싶은 유혹을 참고 기다리며 미래에 경제적으로 책임있는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돈이 모든 것이 아니다.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솜이처럼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행위 등 잘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미래를 내다보며 예비한다면 더욱 계획적인 저축과 소비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검소하다는 것은 필요이상으로 물건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경제 습관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등등등.....단순히 돈을 모아 저축하고 부자가 된다는 단편적인 시각에서가 아니라 올바른 경제습관에 대한 저자들의 고민이 담겨 있고, 또한 동화라는 형식을 통해 이야기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꾸려가고자 하는 땀방울이 함께 묻어나는 동화라는 생각입니다. 용돈을 관리하고, 그 내용을 스스로 적고, 또한 계획적으로 저축하는 습관...... 이러한 작은 경제 습관들이 모여서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열쇠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말과 일상 생활속에서 경제적인 습관에 대한 의미를 깨달아 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속에, 이 책을 대하는 부모들이나 아이들이 분주한 마음을 잠시 다잡고  자신들의 삶과 미래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할 이유가 담겨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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