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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표류기- 낯선 조선 땅에서 보낸 13년 20일의 기록
헨드릭 하멜 지음, 김태진 옮김 / 서해문집 / 2003년 3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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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학의- 시대를 아파한 조선 선비의 청국 기행
박제가 지음, 박정주 옮김 / 서해문집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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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지옥의 전쟁, 그리고 반성의 기록, 개정증보판
유성룡 지음, 김흥식 옮김 / 서해문집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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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축일기- 인목대비 서궁에 갇히다
작자 미상, 조재현 옮김 / 서해문집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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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교양강의- 사마천의 탁월한 통찰을 오늘의 시각으로 읽는다
한자오치 지음, 이인호 옮김 / 돌베개 / 2009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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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교양강의
마쥔 지음, 임홍빈 옮김 / 돌베개 / 2009년 10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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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교양강의- 삶과 세계에 대한 깊은 지혜와 성찰
진순신 지음, 서은숙 옮김 / 돌베개 / 2010년 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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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교양강의
리둥팡 지음, 문현선 옮김 / 돌베개 / 2010년 9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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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요즈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에 대한 서적들을 대하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순수하게(?) 과학적인 내용만을 담은 것보다는 인문학적인 소양을 가미한 - 엄격하게 말하면 과학이 사람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닌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끼어들었다고 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지만- 책들이 매우 많아졌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곧 객관적이라고 하는 과학의 실타래를 풀어가다보면 결국 도달하는 곳이 인간과 사회, 탄생과 죽음 등 우리가 숱하게 살면서 대하는 인문학적인 문제들 중 하나일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1. 우열한 유전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스티브 잡스, 버락 오바마, 타이거 우즈.... 이 책에서 말하는 인종간 결혼을 통해서 더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유명인이자 혼혈인입니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순혈주의적인 관념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실은 농촌에서는 일상화(?)된 외국인 배우자와의 결혼, 이주 노동자 등의 등장으로 인한 다문화 사회로의 진행되고 있다고 해야할 것 같은데, 이 책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러한 사회문화적 진행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형성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물론 순혈주의에 대한 환상이 그런식의 접근으로 풀릴 문제는 아니지만 최소한 편견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2. 양자역학의 법칙 -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역학....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사람도 양자역학에 대해서 모르기는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현실이지만 아무래도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달려들어 이해하고 싶은 분야인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의 책들이 수학을 피해서 사람들에게 익숙한 말을 통해서 설명하고 했던 시도를 멀리학 과감하게 수학을 통해서 양자역학을 설명하려고 시도했다고 합니다. 양자역학이라는 단어를 빼고는 실제 내용 모두가 난해하기 그리없을 거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도전해 보고 싶은 책입니다. 

 

 

 

3. 통증 연대기  

  통증이란 무엇일까? 누구라도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문제일 것 같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말문이 막히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의학에서는 마취 등으로 통증에 대한 획기적인 조절(?)의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외과적 수술의 전기가 마련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고, 통증에 대한 수많은 약들을 통해서 자신의 기반을 다진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말하는 통증이란 단순히 그런 좁은 의미에서의 통증으로 한정지어지는 것은 아닐 듯 합니다. 통증의 인문학적인 탐구... 이 책이 추구하는 바입니다.

 

  

 

 

 4. 미적분 다이어리  

   영문학자가 쓴 미적분에 대한 책..... 이공계의 길로 들어서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쳐야하는 관문이 미적분일겁니다. 고등학교 때 배우기는 하지만 죽어라고 문제 푸는 실력만 쌓다보니 시간이 자나면서는 기본적인 개념마저 잊혀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대학에서 배우고 직업에서 그것들을 응용하며 사는 이들이라면 다르겠지요. 하지만, 순수한 호기심이나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픈 사람들에게도 이 분야는 거쳐야 할 매력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걸림이 되는 관문이기도 한 듯 합니다. 대들기전에 겁부터 난다는 그런 의미에서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책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5. 법에 갇힌 자연 vs 정치에 갇힌 인간 

  '인간 중심적 사고는 환경 위기의 가장 심각한 원인이다.' 환경보호를 외치면서도 인간들은 이러한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과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자연의 가치와 권리를 인정하는 법과 질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리숙한 환경보호론자나 생태주의자들에게 한방(?) 먹일 수 있는 책, 그리고 -나같은- 무식한 인간들에게 지속가능한 환경보호에 대해 한 가르침 안겨주는 책일거라는 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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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자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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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신적 기독교 신자와 광신적 이슬람 신자, 광신적 민족주의자, 광신적 공산주의자, 광신적 나치가 서로 다른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광신적 성향은 서로 같아 보일뿐더러 서로 같은 것으로 취급된다. 그들에게 팽창과 세계 지배 의지를 불어넣는 힘도 마찬가지다. 모든 유형의 헌신과 신념, 권력 의지, 단결과 자기희생에는 어떤 획일적인 속성이 있다. 숭고한 대의와 교조의 내용은 서로 크게 다르지만, 그것을 유효하게 만드는 것은 그러한 획일적인 요소들이다. 파스칼처럼 기독교 교리로부터 효과적이고 정확한 근거를 탐구하는 사람이라면 공산주의와 나치즘, 민족주의에서도 효과적인 근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운동이 목숨을 거는 숭고한 대의가 아무리 다를지라도 그들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에 목숨을 건다. - p12, 서문 

 '좌절한 사람들의 자기 부정을 향한 갈망', 간단하게 표현하면 저자가 말하는 광신자들의 본질을 이리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자는 광신현상이 관찰되는 여러 대중 운동에 대해서 긍정적하거나 부정하는 식의 가치판단을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독자들에게 자신은 여러 대중 운동에 대해서 이렇게 이해하게 되었는데,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각을 나누고 논의하자고 초대할 뿐입니다. 겸손한 자세이기는 하지만, 독자들에게는 상당한 도전감을 안겨주는 모양새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좌절한 사람들의 부류에 들어갈 수 있는, 사회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는 불평분자들을 가장 흔히 관찰할 수 있는 곳의 범주로 빈민, 부적응자, 부랑자, 소수자, 청소년, 야심가들, 일련의 악덕이나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들, 무능한 사람들, 과도하게 이기적인 사람들, 따분한 사람들, 죄인들을 들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저자가 말하는 여러 성공적인 대중운동과 그 지도자들, 열성적인 지지자들의 본질이 상당히 어두워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달갑지 않은 취급을 받았던 사람들이 대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에 미국을 건설했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오직 그들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저자가 말하는 '사회의 쓰레기 같은 존재와 불평분자'들은 순전히 기존의 구체제의 관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변화된 신체제의 관점에서는 위험을 무릎 쓴 선구자, 목숨을 바친 혁명가, 숭고한 대의에 자신을 희생한 운동가 등으로 충분히 표현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 책은 여러 대중 운동에 짙게 배여있는 광신현상에 대한 125개의 단상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광신의 본질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시작하여, 대중 운동의 처음 지도자와 지지자들의 본질에 대한 고찰,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대중 운동이 싹트고, 단결과 희생이라는 동력을 통해 성장하고, 창조적으로 또는 파괴적으로 그 결말을 맺는 과정에 대해서까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아마도 책의 처음을 대하다 보면 저자가 대중운동에 대해서 일종의 혐오감마저 가지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광신적인 대중운동의 본질이나 지지자들의 본질에 대한 저자의 단상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러한 대중운동이 결국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각성시키며 혁신하는 역할을 한다고 인정하는 것을 보면 그러한 이미지는 저자가 자신의 연구결과들에 대해서 솔직하게 저술해 나가는 과정의 산물일 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마지막장에서 언급하는 대중운동의 시작에서 성숙기까지를 각 단계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지도자 유형으로 지식인, 광신자, 실천적인 행동가 등을 들고 있는 것이나 좋은 지도자는 링컨이나 간디 같은 대중운동의 역동기를 언제 끝내줄 아는 지혜로운 이들 이었다고 표명하는 것을 보면, 결국 저자도 사회의 변화와 각성을 위한 대중운동의 가치에 대해서 숙고하고 긍정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의 내용 자체보다는 이 책이 현재 우리 사회에 주는 의미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저자의 통찰이 지금의 나 자신과 우리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많이 다를 수 있겠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인 FTA를 두고 대립하고 있는 두 진영을 들 수도 있겠습니다.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그리고 그 사이에는 칼끝같은 단절면만 있을 뿐, 서로를 인정하고 상대편의 말에 귀기울여 타협하지 못하고 결국 한쪽에서는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체루탄이라는 극단으로 기억되는 폭력(?)으로 반항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서로가 옳다고 국민을 팔면서 대립하는 모습을 보면, 말없이 지켜보는 국민의 반정도는 찬성하고 나머지 반정도는 반대한다는 것을 그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의아할 뿐입니다. 과거의 개방 사례들을 예로 들며 누군가는 FTA가 우리에게 또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우리나라를 미국의 속국으로 만드는 지극히 불평등한 조약이며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 행위라고 말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득이 되고 어디부터가 문제이고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정성 담긴 설명을 듣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두 무리의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진정으로 FTA 조항들에 대해서 낱낱이 뜯어보면서 그 내용들이 의미하는 바를 따져보고 숙고해 보았는지,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면 제대로 알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자문이라도 구하며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해 보았는지에 대해서 냉정하게 물어본다면 그들은 무어라고 할는지..... 결국 한 쪽은 자유시장경제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거라는 맹신에, 또 다른 한 쪽은 진보라는 자신들이 정파적 이념에 매몰된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닐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는 그들이 간디나 링컨같은 좋은 지도자가 아니라 이러한 상황을 끝까지 지속시키며 자신들의 권력이나 영향력을 유지하고하 했던 나쁜 지도자들이었을뿐이라는 씁쓸함만 남기고 마는 것은 아닐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서로를 원수같이 대하며 모욕하기에 바쁜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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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사랑과 자유를 찾아가는 유쾌한 사유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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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에 다가서고자 하는 시도로 시작한 일-알라딘 인문/사회/과학분야 서평단-이, 한달 한달 거듭될수록 실제 이 학문이 내게 가까워지고 있다기 보다는 내 삶과는 저만치 거리를 두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이리저리 달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학이나 물리처럼 -물론 이런 학문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리저리 뒹굴더라도 마지막 타겟은 가늠할 수 있을 만큼 객관성을 가진 학문에 익숙한 처지라서 그러하겠지만 이 학문이 가지는 주관성은 어느 한 줄기를 골라 따라가는 지난한 시간을 거치지 않고는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자가 시읽기를 철학의 한 단편과 연관시키고 그러한 연관성 속에서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은 이 난해한 미로 속에서 자신이 올라타고 가는 줄기를 가늠할 줄 아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시인이나 철학자, 그리고 인문학자들도 객관성을 가지고 세상을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지독한 자신만의 관점, 자신만의 주관성을 담아 내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철학자나 시인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공감을 유발하는 것은 더더구나 아닙니다. 아마도 주관성, 자신만의 관점이라는 것이 가지는 한계일 것입니다. 이것이 세상에 수많은 철학자와 시인이 있었지만 결국 우리 곁에 살아남은 이들은 그에 비하면 손에 꼽을만큼 소수라는 이유의 하나이겠지만, 그래도 기억되는 이와 망각되는 이의 차이에 대한 의문은 남습니다. 누구는 사라지고 누구는 기록되는가? 저자는 살아남은 자들은 '그들만의 제스처와 스타일을 완성'한 이들이라고, '다른 누구의 흉내도 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힘으로 영위하고 그것을 표현'한 이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관적인 학문, 고유 명사의 학문, 다른 식으로 표현한다면 삶을 해몽하려고 하지 않고 삶이 주는 꿈에 취해 사는 법을 체득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이전 책인 '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그와 연관된 감상은 내게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저러한 평들을 보면서 저자의 그 작업이 무척이나 성공적이었으리라는 느낌은 받습니다. 그 때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였겠고, 제목도 역설을 느끼게끔 분명 다르지만, 이 책은 그 책의 후속작이라고 평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혹시 그 책을 읽게 된다면 이런 편견(?)을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열 네편의 시를 통해서 열 네명의 시인과 열 네명의 철학자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순하고 기계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를 소개하면서 그 안에 담긴 시인의 목소리를 찾아내고, 그 목소리와 공명하는 철학자의 목소리를 골라내어 우리 삶의 한 부분과 연결시켜서 시인과 철학자와 저자, 그리고 독자가 공명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으려는 노력이 각각의 장에 담겨 있는데, 그 과정은 결코 단순하고 기계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이런 저자의 노력은 순수하게 서정적이던, 치열하게 참여적이던 언젠가 지녔을 시적인 삶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하루하루 밋밋하고 반복적인 나열을 거듭하고 있는 산문적인 삶을 살아가는 나 같은 독자들에게는 한편으로는 반가움을 안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시들을 아무런 준비도 없이, 도움도 없이 대하였다면, 이 중 한둘을 제외한 대부분은 내게 아무런 의미도 남기지 못하고 이해되지 못하고 사라졌을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반가움 또는 고마움에도 불구하고 문득 떠오르는, 시인과 철학자를 가르켜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다른 누구의 흉내도 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힘으로 영위하고 그것을 표현'한 이들이라고 했던 저자의 언급을 통해서 드리워지는 그림자를 느끼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 

 많은 사람들은 꿈을 꾸면 그 꿈 자체를 간직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궁금해 하곤 합니다. 꿈 자체보다는 해몽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꿈보다는 해몽'이라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물론 이 속담은 다른 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있지만....-. 문득 이 책을 통해서 독자로서 내가 얻은 것이 시인의 목소리와 철학자의 고뇌가 아니라 그에 대한 해몽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소개하는 시 한편을 가지고, 책을 읽는 동안 독자로서 나는 그 시를 음미하고 누렸다기 보다는 저자가 소개하는 해몽을 따라 그 시를 이해하는 멋진 스토리를 하나 들었다는 느낌, 명징한 시인과 철학자의 스타일을 느꼈다기 보다는 저자가 이해한 시인과 철학자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더 무겁게 남겨집니다. 아마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부족한(?) 독자들에게 시인과 철학자들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알려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독자로서 나는 열 네편의 시를 지은 시인들과 그들과 함께 불려나온 열 네명의 철학자들의 명징한 목소리를 들은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 소화한 저자의 명징한 목소리, 저자만의 스타일을 듣고 목격한 것이겠지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다는 것은 결국 여기서 그치지 않고, 꿈보다는 해몽이라지만 해몽에 얽매이지 않고 꿈을 향해 날아보는 용기가 아닐까 합니다. '나'라는 사람의 스타일과 목소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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