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부터 Z까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키워드로 본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 [2]

20세기 초 SF 화가들의 일러스트레이션. 지브리는 19~20세기 초에 서구인들이 상상했던 비행도구들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는다.
Flight(비행)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에 대한 글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표현은 ‘비행의 쾌감’이다.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것처럼 날아다니는 날틀과 추락에 대한 두려움 없이 비상하고 하강하는 역동감을 즐기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하야오의 작품들을 대변하는 이미지다. 다만 <센과 치히로…>에서는 <바람계곡의…>나 <천공의…>의 날틀이나 <마녀배달부 키키>의 빗자루 등 인간을 태울 만한 도구없이 용(하쿠)에 의해 비행이 행해지는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변모했고, <하울의…>에서 괴조(怪鳥)로 변신해 날아다니는 하울의 모습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다만 <하울의…>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지 않아 매너리즘에 빠진 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천공의…>나 <바람계곡의…>에 등장했던 것과 비슷한 비행함선들이나 2인용 날틀이 익숙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지브리는 19세기와 20세기 초의 SF나 판타지 작가들이 상상했던 비행도구들의 모습을 수집해서 그것으로부터 수많은 비행도구들의 디자인을 창조하고 모아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irl(소녀)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의 주인공은 언제나 소녀다. 강하고 정의로운 소년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들은 소녀가 쥐고 있는 열쇠를 푸는 데 필요한 조연에 머무른다. <하울의…>의 주인공 소피는 독립적이고 인기있는 여동생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고, 삶에 대한 도전적인 의지가 없는 소녀로서 첫 등장한다. 하지만 90살 노파로 변하는 저주를 받고나서는 오히려 삶에 대한 의지와 감정의 표현방식에서 점점 대범해진다. <천공의…>의 시타, <미래소년 코난>의 나나, <바람계곡의…>의 나우시카, <모노노케 히메>의 산, <센과 치히로…>의 치히로는 모두 소년(남자)들의 철없는 생명력을 다스리며 그들의 성장을 진두지휘하는 독립적인 캐릭터로서의 힘을 얻는다. 특히 남자들을 구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런 능력은 극대화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마녀배달부 키키>에서도 키키는 사춘기의 정체성 혼란에 빠져 날아다니는 법을 잊어버리지만 남자친구인 톰보가 위기에 처하자 비행능력을 되찾는다. “나는 내가 날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어. 이제 내 자신을 돌아보고나니까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는지를 알겠어.”

Hisaishi Joe(히사이시 조)
히사이시 조는 <바람계곡의…>부터 <하울의…>까지 미야자키 영화들의 스코어를 모두 담당한, 미야자키 세계를 이야기할 때 떼어놓을 수 없는 음악가. <하울의…>에서 그는 상당수의 메인 테마를 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유럽풍 도시들에 걸맞은 왈츠풍으로 작곡해냈다. 전작들만큼 귀에 강렬한 진운을 남기는 맛은 없지만, 영화에 알맞은 ‘동화적’인 스코어로서 미야자키 세계를 적절하게 그려낸다.

Inanimate matter(무생물)
<하울의…>에서 2개의 주요 캐릭터인 캘시퍼(불)과 무대가리(허수아비)는 무생물이다. 미야자키의 전작들에서 무생물의 의인화는 일찍이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다이애나 윈 존스의 원작에 있던 캐릭터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하울의…>는 미야자키의 이전 작들과 조금 달라졌다. 그러나 이것은 ‘자연만물에 혼이 깃들어 있다’는 토착 신앙의 믿음을 품고 있는 미야자키의 전반적인 작품세계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Japan(일본)
“나는 일본인만을 위해 영화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한국만이 아니라 해외 어느 나라에서 공개된다 하더라도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미야자키 하야오)

Kimura Takuya(기무라 다쿠야)
일본 최고의 스타 기무라 다쿠야가 <하울의…>의 남자주인공 ‘하울’의 목소리를 담당했다. 그는 처음으로 지브리가 고용한 ‘스타’ 배우 출신의 아마추어 성우다.

Love Story(사랑)
홍보문구처럼 <하울의…>가 ‘러브스토리’에 방점을 찍을 수 있을 만한 작품은 아니다. 여전히 미야자키는 조금이라도 섹슈얼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울이 소피에게 “이제 지켜야 할 것이 생겼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희생하려고 들거나, 소피가 “사랑한다”라고 고백하며 하울에게 키스를 보내는 것은, 분명히 이전 미야자키 작품들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Move away, Move out(이사: 移徙)
미야자키 작품에서 ‘이사’라는 것은 일상에서 판타지로 이동하는 계기가 된다. <이웃집 토토로>에서 사쓰키와 메이는 어머니의 요양을 위해 시골로 이사하고, <센과 치히로…>의 치히로는 이사에 대해서 불만을 가진 소녀다. <마녀배달부 키키>에서 키키는 마녀실습을 위해 인간세계로 이사한다. <하울의…>에서 소피가 직접적인 판타지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은, 저주를 받은 순간부터가 아니라 ‘하울의 성’으로 들어가서 살게 되면서부터다. 새로운 장소와 세계 속으로 몸을 옮기는 것에서 미야자키의 세계는 문을 여는 것이다. 이사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공간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장소로 심리적인 보금자리를 옮긴다는 막중한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하울의…>에서는 ‘마법’이라는 도구가 있으므로 그 의미가 옅어지기는 하지만) <이웃집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처럼 일상적인 세계로 시작하는 작품들에서는, 일상적인 인간활동임에도 불구하고 흔히 벌어지는 일은 아닌 ‘이사’라는 것이 일상세계와 판타지 세계를 연결해주는 설득력 있는 도구로 보여진다.

Naturalism(자연주의)
“살다보면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장소와 시간, 그리고 빛에 주목하게 된다. 또한 이것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다보면 어느새 자연주의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것이 내 작업의 특징이 아니겠는가? 또한 이 점은 <바람계곡의…>로부터 계속해서 내 작업 흐름의 가장 큰 특징이 되었다.”(미야자키 하야오)

Original Work(원작)
<하울의…>는 <마녀배달부 키키> 이후 15년 만에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미야자키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물론 미야자키는 다이애나 윈 존스의 원작으로부터 움직이는 성과 캐릭터들만 가져와 완전히 재창조했다. 영국식의 드라이한 유머감각을 대신한 것은 미야자키 특유의 캐릭터들(특히 원작에서 자멸하는 황야의 마녀를 미야자키는 보통의 ‘할머니’로 만들어서 또 다른 성격을 부여했고, 대마법사인 설리만은 여자로 재창조되었다)과 좀더 직접적인 반전의 메시지 등이다. “나는 오랫동안 미야자키의 팬이었어요. 그는 이야기의 리듬과 힘을 잃지 않고서도 세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거든요. 그런 사람의 영화에 간섭하거나 조바심을 내는 것은 마땅치 않은 일이지요.”(다이애나 윈 존스)

Pet(애완동물)
다른 미야자키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하울의…>에도 늙은 개 ‘힌’을 비롯해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작은 애완동물들이 등장한다. 소소한 유머를 던져주는 극적 장치이지만 미야자키 작품들에서 특이한 점이라면, 작은 동물 캐릭터들이 처음부터 그리 귀엽게 굴거나 주인공에게 친근한 존재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바람계곡의…>에서 작은 여우다람쥐는 나우시카의 손가락을 깨물고 나서야 가까워지며, <센과 치히로…>의 작은 돼지는 원래 유바바의 아들로서 치히로의 생명을 위협하던 존재였다. <하울의…>의 ‘힌’ 역시 비슷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무대가리

캘시퍼


 

출처: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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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까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문제.. 너무 안타 까울뿐이다...

간도문제 우물쭈물할 시간 없다


[중앙일보 김혜정] 간도 문제는 더 이상 늦출 시간이 없다.

왜냐하면 국제적으로 100년이 지나면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는 관례가 있기 때문인데 그 기간이 바로 2009년이다.

중국은 국경선을 주권으로 하는 현재의 역사를 주장하며 동북공정을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였던 고구려사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간도 문제 역시 이러한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간도는 지리적으로 서간도(압록강 지역)와 동.북간도(두만강 지역)로 구분할 수 있지만 지금은 조선족이 거주하고 있는 옌볜(延邊)자치주를 중심지역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간도는 1712년 세워진 백두산 정계비에도 청나라와 조선의 국경으로 서쪽은 압록강, 동쪽은 토문강을 양국의 경계로 삼고 있다.

또한 '청국은 예전과 같이 토문강 이북의 개간지에 있어서 조선인의 거주를 승인한다'라고 돼 있다.

이러한 근거로 볼 때 간도 지역은 일본에서도 우리 민족이 거주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중국은 토문을 두만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토문은 이미 두만강과는 명백하게 다른 강임이 증명됐다.

국경선 회담은 정계비를 세운 이후 두 차례(1885, 1887년)에 걸쳐 이뤄졌지만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이에 조선에서는 간도 관리사를 파견해 우리 민족을 보호했지만 일본 제국주의는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조약(1905년)으로 간도 지역에 통감부 파출소를 설립(1907년)했다.

이후 일본은 러.일전쟁으로 러시아의 이권을 이어받아 간도 지역에 대한 침략을 더욱 노골화하면서 1909년 7개의 '간도에 관한 청.일협약(간도협약)'을 맺어 간도 지역의 영토권과 4대 이권을 청나라에 넘겨줬다.

당시 간도엔 중국인보다 더 많은 9만여명의 조선인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는 간도가 우리의 역사와 전통문화가 계승되고 있었던 지역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는 한.중, 한.일 간의 영토 및 역사 문제에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간도 문제는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이 함께 얽혀 있는 매우 복잡한 역사 문제다.

따라서 우리는 우선 국내외의 문헌사료와 자료를 발굴하고 이를 연구하는 학술 연구 전문가집단의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서양에서 제작된 고지도를 통한 당시의 국경선 문제를 연구하는 학술 세미나와 이를 바탕으로 한 고지도 전시회를 개최해 영토의 역사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과 국민적 의식을 고취시키고 해외 공관과 관련 기관을 통한 교육적 홍보를 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 성과를 정보화하고 네트워크화하는 학술적 연구 환경도 구축해야 한다.

또한 다가올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한 및 동북아 국가 간의 공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국가 위상이 강화되고 주변 국가에 대한 우리 역사의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영국이 홍콩에 대한 식민통치 기간을 연장하려 하자 영국과 직접 담판하면서 '지금의 중국은 과거의 청나라가 아니다.

홍콩은 불평등한 조약으로 점령됐다.

따라서 불평등한 조약은 당연히 무효'라고 말했다.

덩샤오핑의 말대로라면 우리의 국권이 박탈되고 체결됐던 간도협약은 당연히 무효다.

우리는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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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5-01-0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할아버지가 추천하고 갑니다.

별오잉어현지 2005-01-06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추천이라,... 왠지 들어보니 단어가 기분을 뿌듯하게 해주는 것 같네요.
 

자기 사진을 올리고 눈부위를 점찍으면

자기와 닮은 연예인을 찾아주는.. 프로그램..

했더니..

영 안닮았는데도 나오고,,

눈에 점찍는 부위가 다르면 또 사람이 달라지고...

어쨌든 재미로 해서 재밌었다..(무슨말)

나는 케서린 제타존스. 신디 크래포드, 코트니 콕스, 소피마르소...

등이 나왔는데 너무 안닮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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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업영화는 대부분 캐릭터 영화다. 다중의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삶의 다양한 군상들을 보여주는 (형태를 띠고 있는) 연극과 달리, 단일한 메인서사와 부차적인 서브서사가 공존하는 일반적 형태의 현대상업영화들은 캐릭터에 영화적 재미의 상당부분을 기대고 있다. 관객들이 극에 몰입해야 끌어가는 이야기가 서사적 재미를 줄수 있고, 그래야만 영화를 보기 때문. 어찌보면 당연한 말일수도 있는 이말은 영화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그리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주연배우의 ‘개런티’ 문제를 잘 설명해준다. 잘생기고 멋진 주인공이 등장하면 흥행의 반은 따놓은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영화의 상업적 성공여부를 떠나서 영화에서 배우가 차지하는 역할은 ‘흥행의 반’과는 또 다른 부분이다.


초기 에드워드 노튼을 연상시키는 스펙트럼


흔히 얘기하는 정공법의 배우들– 액팅머신-이라 불리는 로버트 드니로나 알 파치노 같은 배우들은 고전적 연기파 배우들이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극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어떤 상황, 어떤 시간에 있더라도 그 상황에 적절한 액션을 펼쳐보이며 그 순간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택시 드라이버>가, <대부>가 스크린에 투사된다. 하지만 배우 스펙트럼의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런 배우들이 있는가하면 스펙트럼의 한축에 고정되지 않고 종횡하며 끊임없이 비현실성과 영화적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존재들이 있다. 에드워드 노튼이 그런 축에 속하는데, 에드워드 노튼은 전혀 일관적이지 않은 필모를 바탕으로 규정하기 힘든 연기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투모로우>로 뒤늦게 주목을 받은듯하지만 인디영화계에서 어느정도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제이크 길렌할이라는 배우 또한 흡사 초기의 에드워드 노튼을 연상케하는 다양한 필모를 자랑하며 신진 연기파 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세크리터리>에서 사도마조히즘에 살짝 경도된채 제임스 스페이더에게 엉덩이를 내맡겼던 매기 길렌할과 남매 사이인(매기가 세살 터울 위) 제이크 길렌할은 연출가인 아버지와 시나리오 작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집안의 영향으로 어린시절부터 연기에 맛을 들인 제이크 길렌할은 여타 배우집안 출신들과는 다르게 어린시절부터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얼굴을 알리거나 하지 않았다. 그의 데뷔작은 <옥토버 스카이>라는 영화. <옥토버 스카이>라는 인디영화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것에서 알수 있듯이 그는 주위 틴에이저 배우들이 데뷔작으로 택하는 로맨틱 코미디나 틴에이저 취향의 영화들과는 약간의 거리를 가지고 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옥토버 스카이>는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 당시 미국의 한 작은 마을 풍경을 그린 영화로, 구 소련과의 체제 경쟁 광풍에 휩싸였던 미국의 당시 상황을 살짝 조롱하는 메타포를 함유하고 있다. 여기서 제이크 길렌할은 동네 친구들과 함께 하늘로 작은 로켓을 쏘아올리는 호머 히컴을 연기하며 정공법의 배우들이 그러하듯, 우주여행이라는 소박한 이상을 실현하는 순박한 소년 그 자체를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하지만 이런 그의 연기는 바로 다음에 찍은 영화인 <버블보이>, <도니 다코>로 재해석된다.


<도니 다코> VS. <버블 보이>


레이건 시대의 엄숙주의와 냉전적인 폐쇄적 사고를 엽기적인 코미디 패턴으로 버무린 <버블보이>에서 제이크 길렌할은 기존에 <옥토버 스카이>에서 보여주었던 모범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시골마을 소년에서 벗어난다. 면역상의 이유 때문에 평생 비닐 풍선 안에 갇혀서 살아야 하는 소년 ‘버블보이’로 분한 제이크 길렌할은 국기와 국가에 대한 경배에 사로잡혀 있는 어머니의 보호에서 벗어나 사랑을 찾아 미국을 여행하며 미국의 조롱받을 만한 현재 모습을 보여준다. 장애인과 유색인종을 경멸하는 화장실 유머류 영화의 연장선상으로 생각될 소지가 있는 <버블보이>에서 제이크 길렌할은 선배 연기파 배우들로 진행할수 있는 첫번째 필모를 스스로 해체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의 연기이력을 논하는데 있어 빼놓을수 없는 것은 바로 <도니 다코>. 전작 <버블보이>의 캐릭터와 정확하게 반대편에 있는 도니 다코를 연기하며 제이크 길렌할은 그간 <옥토버 스카이>와 <버블보이>에서 언뜻언뜻 보여주었던 정상성의 이면이 하나로 재구성한다. <옥토버 스카이>와 <버블보이>는 장르적으로 정통 드라마, 코미디의 형식을 갖고 있으나 각각 광풍에 휩싸인 사회에 대한 조롱이란 메타포를 함유하고 있었으며 캐릭터들 또한 억압된 욕망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사실 그전의 영화에서 <도니 다코>에서 보여주었던 이중적인 광기를 발견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도니 다코>는 꾸준히 정상적이었던 자신의 역할들이 가질수 있는(혹은 가졌던) 광기를 한꺼번에 함유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흥미로운 필모는 딱히 규정되지 않는 일관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제이크 길렌할을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다.


재구성, 재해석되는 그의 필모


가장 일반적인 역할이라 할수 있는 미 남부 시골소년의 얼굴과 도시적인 도니 다코의 얼굴을 동시에 훌륭하게 소화해낼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그의 연기와 마스크가 가지는 장점. 그의 얼굴과 눈이 때로는 청순하고 고결한 이상의 대변이라는 점에서(<옥토버 스카이>), 광기와 환상, 비정상성의 상징이라는 점에서(<도니 다코>), 무색무취의 백지상태(<버블보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애쉬튼 커쳐 같은 동갑내기 틴에이저 배우들이 상당히 안전한 선택,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물로 시작한 것과 반대로 제이크 길렌할은 인디영화에서 그리고 자신이 계획한 캐릭터를 조합하며 필모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투모로우


다소 의외라고 생각할수 있는 제이크 길렌할의 <투모로우> 출연도 이런 필모의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쉽게 수긍할수 있는 부분이다. 이 영화에서 길렌할이 맡은 역할은 퀴즈대회 참가차 뉴욕에 갔다가 가족과 떨어지게된 고등학생 샘 홀역. <투모로우> 서사의 핵심축이라 할수 있는 가족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로 빙하기가 도래한 지구의 유일한 희망(젊은 세대)이라 할수 있는 인물이다. 이 역할에서 길렌할은 스펙터클에 함몰되기 쉬운 <투모로우>에 강력한 드라마성을 함유시키며 영화를 빙하기에서 건져낸다. 스펙터클의 도구로 쓰이는 함정에서 영화와 ‘함께’ 벗어나는 것. 사실 사실 그는 시각적 재미와 서사적 재미,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할수 없는 블록버스터 무비에서 너무나 강한 자기성을 드러내기 보다 ‘상생’하는 방법을 배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필모에서 <투모로우>는 제작자들의 자신에 대한 약간의 백안시를 벗어나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을 것은 당연한 것. 길렌할은 현재 이안의 신작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 60년대 두 청년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릴 영화인 이 작품에서 이안의 이방인적 시선과 길렌할의 분열적 모습이 만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뭔가 색다른 기대를 하게 만든다는 점은, 길렌할이 지금껏 보여주었던 모습에서 기인한다.

사실 배우만 등장해도 영화는 성립한다. 그 배우가 보여주는 우리 안의 또다른 삶이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이며, 예술을 즐기는 가장 큰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저그런 모습이라면 누가 ‘그 삶’을 스크린에서 무대에서, 브라운관에서 볼 것인가. 우리의 영역 속에 포함되어 있으나 인지하지 못하는 균열적이고 다양한 모습들, 그들이 이끌어가는 닮았으나 닮진 않은 모습들이 우리가 배우들에게서 발견하는, 혹은 하고 싶어하는 모습들이다. 길렌할에게서 관객들이 기대하는 부분도 당연하지만 그런 것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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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다음 시리즈에서 주요 주인공 죽게 될 것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롤링(39)이 "해리포터 다음 시리즈에서 비중 있는 캐릭터 중 한명이 죽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9일 영국 여성지 '피메일퍼스트' 인터넷 판이 보도했다.

그녀는 자신의 공식 사이트 (WWW.JKROWLING.COM)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다음 시리즈에서 죽음을 맞게 되는 캐릭터가 있는가?"라는 팬의 질문에 "미안하지만 그렇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캐릭터가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롤링은 "그렇지만 과연 어떤 캐릭터가 죽게 될 지는 내년에 책이 출판 되면 직접 확인해 달라"고 덧붙였다고.

발행인 윌리엄 힐은 "롤링이 해리포터, 론 위즐리, 헤르미온느 그레인져, 알버스 덤블도어등의 마법사들 중 누구를 죽게 할 것인지 사람들과 내기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6번째의 이야기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Harry Potter and the Half Blood Prince)' 는 2005년 출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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