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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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48

 

콤슨가의 흥망성쇄를 지켜 본 하녀 딜지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장이다흑인 하녀 딜지는 콤슨가의 구성원들을 돌보며온전히 받아들이는 인물이다딜지의 시선은 객관적이며그녀가 내는 목소리는 상황을 직시한다.

 

딜지의 시선에 비친 콤슨부인은 허위의식에 빠져 있는 무기력한 엄마이다자신에게 닥친 문제점들을 한탄할 줄만 알고 바로잡지는 못하는 무능한 엄마이다콤슨가의 네 명의 아이들을 키워낸 딜지가 보았을 때 콤슨부인은 부모로써 자격이 부족해 보일 것이다.

 

딜지는 콤슨가의 가장이 된 제이슨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콤슨부인의 두둔과 비호가 제이슨을 가부장적이고 비열하게 만든 것임을 딜지는 알고 있다하지만 그녀는 불필요한 충돌을 피한다.

 

백치에 가까운 벤지와 사생아로써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어린 퀜틴을 바라보는 딜지의 시선은 따뜻하다그들을 온전히 이해하려 하고걱정한다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들을 이끌 힘도책임도 없다그것을 잘 알기에 딜지는 제이슨으로 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콤슨가의 시작과 끝을 보았고보고 있는 딜지는 그들의 고함과 분노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그래서 그들의 고함과 분노가 너무 커지지만 않도록 다독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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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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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8년 46

 

콤슨가 사 남매 중 셋째인 제이슨이 화자로 등장한다형과 아버지의 사망 후 집안의 가장이 된 제이슨어머니 콤슨 부인과 장애를 가지고 있는 동생 벤지캐디의 딸 퀜튼을 부양하고 있는 제이슨은 폭군처럼 느껴지는 '겁쟁이'이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 모두와 자신의 환경그리고 상황 등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참을 수 없어 하는 제이슨은 자신의 재능이 촌구석에서 썩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은 우유부단하고 불공평한 부모와 구제불능 가족 때문이라고 단정한다.

 

그가 제시하는 상황 정리가 어찌보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모두를 아프게 하지 않을 대안이 될 수도 있다가족 모두를 힘겹게 하는 벤지는 요양원에서 치료 받아 성장하게 하고스스로를 소홀히 여기고 반항하며 방탕하게 행동하는 조카 퀜틴에게는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함으로써 삶을 진지하게 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말이다하지만 제이슨은 자신의 대안을 주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게 설득하지 못한다이는 그의 대안이 그들 본인을 위한 해결이 아니라 그들을 자신에게서 떨쳐버리려는 제이슨의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이들 가족을 보며 '지긋지긋'하게 얽혀 있는 삐뚤어진 관계의 모습을 본다전형적인 가족의 모습만을 추구하려다 보니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있는 것이다가족은 언제나 함께 해야 하며가족 구성원 하나의 문제는 가족 전체의 문제로 접근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은 결국 가족 전체를 함께 침몰하게 만든다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인 우리의 모습이 그려진 대하소설을 읽는 것 처럼 느껴진다.

 

콤슨 가의 사람들을 통해 직면하기 어려운 문제일 수록 정공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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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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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62

 

콤슨가 사 남매 중 첫째인 퀜틴이 화자이다하버드 대학 1학년생인 퀜틴은 온통 캐디 생각뿐이다짐을 싸고편지를 남겨놓은 그의 행동은 '호밀밭의 파수꾼'을 떠오르게 한다.

 

현재 시점에서 퀜틴은 증조할아버지의 시계로 시간을 재면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혹은 준비하는 듯 하다그는 분노에 휩싸여 있으며불안하게 느껴진다.

 

그의 분노는 캐디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는 캐디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확신한다그러면서 '근친상간'이라는 끔찍한 단어가 들먹여진다그는 캐디의 감정을 확신하며 도망가자고 하지만캐디는 그를 하버드에 보내기 위해 부모가 팔아버린 벤지의 농장 때문에 안된다고 말한다퀜틴의 삐뚤어진 사랑이 일방통행인 것인지상호적인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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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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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4월 7일

[고함과 분노]는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챕터마다 화자가 다르다. 각 챕터의 화자는 콤슨가 사 남매이다. 첫 번째 챕터의 화자는 화자로서는 가장 취약한 막내 벤지이다. 벤지는 서른 세살이지만 정신 발달은 세 살에 머물러 있는 청년이다. 벤지의 시선으로 서술되기에 그가 서술하는 상황은 정확하지 않고 뒤죽박죽이다. 읽어내기가 힘들었다.


화자인 벤지는 툭하면 울음을 터뜨리고 , 그를 달래려고 모두가 애를 쓴다. 벤지의 원래 이름은 '모리'였다. 그의 이름을 바꾼 것은 그의 생이 조금 더 나아지고, 그가 조금 더 영특해지길 바라는 부모의 바람에 의해서 인 것 같다. 벤지는 집안의 우울하고 침울한 분위기를 몰고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시간의 전환이 과거, 현재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현재 사건의 작은 실마리가 벤지의 시선으로 과거를 회상하게 한다. 현재의 인물과 과거의 인물이 뒤섞여 있고, 동일한 이름으로 불리는 인물도 등장하여 앞장을 여러 번 다시 들추게 된다. 과거와 현재의 모든 인물 중 장녀 캐디만 빼고 모두들 벤지를 힘겨워한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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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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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1-The end

'유대인' 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음의 위협을 느끼며, 학살의 대상이 된 경험이 있는 그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어한다.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아이도 유대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그는 평생을 아이 앞에서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어야 할 만큼의 강요라고 말한다. 이는 자신의 부모에게 외치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유대인'이라는 피 때문에 겪어야 했던 폭력으로 그는 부모를 원망했을 것이다. 그가 외치는 "안 돼!" 는 그를 유대인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나게 했던 부모와 유대인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날 아기의 탄생을 생각하는 자신에게 외치는 울부짖음이다.

 

 

서술자는 '아버지'를 '아우슈비츠'에 빗댄다. 대상과 공간 모두가 소년을 지배하고, 공포스러우며, 난폭하고 비이성적이었던 것이다. 문장을 읽는 나는 충격을 받았다.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긴 공간과 빗대어질 만큼으로 느껴지는 부모라니 어떤 부모일까? 너무도 많은 비난과 너무도 많은 요구 속에서 느꼈던 좌절과 견딤을 겪은 소년은 자신이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하기까지 한다. 그의 상처는 자신이 겪은 일을 또 다른 아이가 겪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까지 하게 만든다. 아동기 유대인 소년이었던 작가가 측은하게 느껴진다.

 

 

위대한 작가인 그가 위대하다기 보다는 상처받은 어린 시절을 가지고 있는 약한 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그는 끔찍함에서 벗어날 길이 없음을 단정하며 그래서 더욱 더 자신은 아이를 생각하는 것에 대해 "안 돼!" 라고 기도하며 외칠 것임을 확고히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의 아내였던, 지금은 아내가 아닌 그녀가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손상된 자의식에서 벗어나 주근깨가 있는 여자아이와 초롱초롱 한 눈을 가진 남자아이와 나타난 것이다. 누군가는 아파하며 괴로워하지만 또 누군가는 이겨내고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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