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겨울에 대한 감각 ㅣ 트리플 12
민병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평점 :
▣불안에 대한 감각
'불안'은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한 상태를 말한다. 불안한 마음은 하던 것을 멈추게 하고, 때론 집착하게 하며, 자신의 정확한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게도 한다. 나는 무엇에 불안한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다양한 시점이 존재하며, 2인칭 시점인 부분에서 쉼표와 마침표가 생략되어 대상을 향한 주절거림인데도 혼잣말처럼 답답하게 느껴졌다. 화자들은 꿈 속에서 느낀 불안을, 요트 항해에 대한 불안을, 타인과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대한 불안을, 내가 모르는 상대가 경험했던 시간에 대한 불안을, 번쩍이며 모든 것을 쪼개버리는 번개에 대한 불안을, 시간의 혼돈에 잠식되어 시간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 등 이곳저곳에 난무하는 불안을 웅얼거린다.
챕터은 '나'가 낮은 암흑 속에서 밤바다를 내려다 보며, 모든 게 처음으로 가라앉길 기다린다는 마지막 문장으로 끝난다. 불안의 끝이 침잠일까? 평온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