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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내 손으로 하는 풍수 인테리어 시리즈 1
이성준 지음 / 예문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원룸 오피스텔에 한 2년 살았던 적이 있다. 돌아보면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안 풀리는 시기였다. 방들이 양쪽으로 빽빽이 들어찬 긴 복도를 지나 내 방으로 들어가면 현관 옆으로 바로 주방이 있고, 아침을 해먹고 간 냄새는 저녁이 되어도 빠질 줄을 몰랐다. 그래도 볕은 잘 들었고, 복층 구조로 되어 있어서 침실은 그곳에 마련했다. 누가 방문이라도 했을 때 내 모든 살림살이가 적나라하게 들여다보이는 구조가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식 냄새가 섞여 있는 방 안에서 빨래를 말려야 하고, 볕이 아무리 좋아도 침구를 탈탈 털고 일광소독할 수 없었던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원룸이라는 공간은 '살림살이'에는 정말 꽝이구나... 하는 걸 실감했던 나날. 돈이 좀 모이자 나는 바로 이사를 결심했다.


대도시에서의 오랜 아파트 생활, 그리고 제주 이주 첫 해의 아파트 생활을 지나 지금은 한적한 주택가의 단독주택 2층에 세를 들어 살고 있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10년 전에 지은 집이라서 그런지, 하루 종일 해가 잘 들고 환기가 잘 되도록 창문을 잘 배치해서 참 좋다. 마당이 있는 남향집이고, 베란다와 창고가 널찍하다. 햇살 좋은 날 빨래를 탁탁 털어 빨랫줄에 널 때의 기분이란! 

단독주택에 살면 아무래도 아파트보다는 집에 손이 갈 일이 많기는 하지만, 마당과 햇볕이 주는 즐거움만으로도 불편함을 충분히 상쇄한다고 생각. 


하지만 내가 워낙에 다람쥐처럼 뭘 모아놓는 걸 좋아해서, 아무리 집이 좋아봤자 집안이 어수선한 게 문제다 ^^;;

정리정돈이나 수납 관련 책을 봐도 그렇고, 이런 풍수 인테리어 책을 봐도 쾌적한 공간을 만드는 법칙은 아주 간단한 데 있다. "정리정돈을 잘하는 것은 기를 잘 통하게 하는 좋은 방법"(24쪽)인 것이다. "모서리 같은 곳에 잡다한 것들을 마구 쌓아놓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참으로 찔린다 ;;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10cm의 비밀"이란 기의 흐름을 막지 않도록 가구와 가구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가구와 벽 사이도 10cm 는 띄워 놓아야 한다는 것. 눈으로 봤을 때 답답하지 않고 먼지가 낄 때마다 자주 청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니 당연히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아예 붙박이장을 해놓은 경우는 어쩌지? 붙박이장은 그냥 벽면으로 치는 건가? 이게 좀 궁금하다. 


이 책의 저자는 같은 출판사에서 2006년에 풍수 인테리어 시리즈를 3권으로 낸 바 있는데, 지금은 품절이다. 아마도 이 책은 그 세 권의 책에서 요점을 잘 추려서 한 권으로 낸 것이 아닐까 싶다. 붙박이장 같은 최근 트렌드에 대한 언급이 없고, 지금은 구경도 힘든 '카세트'라든지 '영어 테이프' 같은 단어가 등장(130쪽)하는 걸 보면 시류에 맞춰 새로 쓴 게 아니라 예전 버전을 잘 편집하는 데 중점을 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살짝 든다. 

집안의 남녀 관계에 대한 관점 같은 것도 좀 구식(?) 사고방식이라 쉽게 동의하기 힘든 대목도 많았는데, 어쨌든 이 책의 요점은 분명하고 단순하다. 집안에 생기를 부여하라는 것!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정리 정돈 잘하고, 해가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도록 물건들을 재배치하고, 식물을 적절히 이용해 생동감을 주면 된다. 안방, 공부방, 화장실, 거실 등등 모든 부분에 거의 같은 원리가 적용되는데, 이 얘기를 좀 반복적으로 얘기하고 있어서 지루할 수도 있으나  책을 다 보고 나면 뇌리에 확실히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 자, 일단 나는 정리 정돈부터...!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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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1-18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