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보슬비 > 아프간 12세소녀 4살에 결혼 ‘가사노예’ 7년
(::인권유린 당하는 지구촌 소녀들::)
아프가니스탄에 사는 열두살 소녀 굴소마의 등은 온통 흉터투성 이다.
아프간에 아직도 남아있는 조혼(早婚) 풍습으로 네살에 결혼한 뒤 지난 7년간 갖은 구타와 폭행으로 점철된 시집살이 때문이다. 동심을 빼앗겨버린 굴소마의 기구한 사연이 미 CNN 특파원 출신 종군기자 케빈 사이츠의 블로그를 통해 폭로돼 국제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굴소마의 삶은 세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부터 불행으로 치달았다. 1년뒤 재혼한 어머니가 새남편이 딸의 양육을 거부하자 이웃집에 굴소마를 시집보낸 것. 신랑은 이웃집의 서른살짜리 장남이었다. 그러나 굴소마의 삶은 ‘새댁’보다는 ‘가사 노예’라 는 단어에 더욱 걸맞았다. 빨래부터 12명의 시동생·시누이를 돌보는 일까지 거의 모든 가사노동이 네살에 불과했던 그의 몫이었기 때문이었다. 굴소마는 사이츠와의 인터뷰에서 “시아버지가 손님을 맞을 때가 유일하게 토막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밤에도 담요 한장 없이 집밖의 카펫 조각 위에서 자야 했다”고 울먹였다.
그러나 굴소마를 더욱 불행하게 만든 것은 바로 시아버지의 끊임없는 폭력. 시아버지는 몽둥이로 상습 폭행했고, 12명 자녀들에 게도 “뼈를 부러뜨려라”며 폭행에 동참하게 했다. 보다못한 이웃이 굴소마에게 음식을 갖다준 사실이 발각된 뒤에는 창고에 2 개월간 가두고는 하루에 한번 빵 한조각을 던져줬을 뿐이었다. 어떤 때에는 바닥에 엎드려 눕힌 뒤 그의 맨등을 도마로 활용하기 도 했다.
그리던 지난해 어느날 시누이가 손목시계를 잃어버리자 시아버지는 굴소마의 팔을 뒤로 묶은 채 ‘시계를 찾지 못하면 죽여버리 겠다’며 뜨거운 물을 끼얹고 막무가내로 구타했다. 오른쪽 팔과 발은 이미 부러진 상태였다. 굴소마는 “도망치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도망친 뒤 인력거꾼 도움으로 경찰에 인도된 그가 상처로부터 회복되는데 한달이 걸렸다.
현재 수도 카불의 고아원에서 지내고 있는 굴소마는 시아버지가 폭행죄로 구속됐지만 여전히 “밤만 되면 다시 그때로 돌아갈까 봐 두렵다”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케빈 사이츠는 전했다. 그는 자신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앞으로 인권부문을 공부하겠 다는 희망으로 살아가고 있다. 케빈 사이츠는 기사에서 “열두살 소녀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또래에 비해 훨씬 나이 들어보이는 모습에 놀랐다”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는 굴소마의 강한 용기 에 찬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에는 현재 전세계 또래 어린이들의 격려를 포함, 7900여건의 댓글이 붙을 정도로 큰 반 향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