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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생 다인이 ㅣ 작가정신 소설향 23
김종광 지음 / 작가정신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들... 그래서 조금은 싱거운 이야기들... <71년생 다인이>는 마치 동고동락하던 선배들 이야기처럼 내게 낯설지 않다. 불과 몇년전까지 나를 옭아매었던 그 생활의 모든 틀이 그대로 재현된다. 물론 나는 90학번도 수배자도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모든 생활들이 아직도 낯설지 않게 96학번의 세대에게 다가온다는 것은 글쎄....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
나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사람들이 '연세대 사태'라 이르는 그 사건.. 그리고 01년도의 한총련출범식- 까지도 이 책은 묘사하고 있다. 그래..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이제까지 후일담 중 가장 신세대 축에 드는 소설이다. 하지만 정말 밥맛이다. 소설을 말하는 게 아니다. 마치 나의 치부를 들켜버린 것 같은 당혹스러움이다. 다시 이 이야기들이 소설로 말해지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옳거니 그르거니... 씹혀대는 게 나는 그저 울화로 치밀어오른다. 대체 그들은.. 우리는 그 시절 무얼 했단 말인가?
얼마전 절필을 선언한 '유시민'씨는 그런 말을 했다. '옛날에 유신시절에 유인물 만들고 을지로 뒷골목에가 화염병 제조하고 반입하고 던지고 할때.. 그거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정말 하기 싫었어요. 하지만 유신때 5공때 그거 조차 안하고 이 시대를 통과하면 너무나도 후회할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하기 싫어도 했거든요..'
글쎄.. 그저 이 이유만으론 부족한가? 더이상 구구절절한 사족을 달아서 무얼한단 말인가? 지금은 유신도 5공도 아니라고 많은 사람들은 이야기하지만 나는 도리어 묻고 싶어진다. '대체 무엇이 바뀌었단 말인가?' 싸우지 않는 자들은 싸우는 자들을 알 수 없다.
지금 이땅엔 이순간에도 수만의 다인이가 살아가고 있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들은 그 시절을 어떻게 기억할까? 불꽃만 보고도 들불을 상상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을 그들은 정녕 기억하는 걸까? 틀림없이 그들의 가슴 한자리에 덜어낼수 없는 열정으로 틀어박혔을 그 때를 꽃으로 피어내기 위해 역사는 아직도 질척이며 가고 있다. 그 화해를 위해 그대는 지금 어디있는가? 그저 후회하긴 싫어서.. 그것만으로는 부족한가? 나는 그냥...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