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서평단 활동 안내

알라딘을 알게 되고, 서평단 활동이 있다는 것을 살짝 뒤늦게 알게되어, 아쉬움이 큰 마음, 서평단 모집을 손꼽아 기다리기를 몇 번, 그렇게 4기활동에 당첨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그 날의 피로가 한 순간 풀릴만큼 기뻤던 것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인문 서적에 나름의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려 했던 의욕에 한참 못미치는 듯, 아쉬움이 남지만, 지난 2009년을 뒤늦게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몇 자 적는다.  

서평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은 바로 <고등어를 금하노라>였다. 표지며 제목 모두 내 관심 밖이었다.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불성실함이, 알라딘의 탁월한 책 선택에 의해, 참으로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의무감에 별 느낌없이 손에 쥐었다가, 하루를 온통 <고등어를 금하노라>에 빠졌다. 글솜씨며, 내용 모든 것이 알차고, 진솔하다할까? 마냥 꿈꾸웠던 삶 그 자체가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는 느낌! 한 마디로 정말 정말 좋았다.

 

 

 

 

 
서평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고등어를 금하노라> 일 순위를 제외하고 정말 내맘대로 베스트 5다. 

 책에 대한 관심분야가 한정되어 있던 내게, 알라딘 서평단 인문 4기 활동은 여러 방면의 책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문화, 환경, 역사, 책, 사람(여자) 등등의 다양한 분야의 책, 손쉽게 접하지 않았을 책이었지만, 알찬 책 내용에 반한 책들이라 나름 의미를 담아 선정하였다. 

내가 읽고 싶어 탐했던 책도 있고, 전혀 생각지 못한 책도 있지만, 모두가 알찼던 책들, 무리하게 5만 선정하는 아쉬움이 크다. 

 

 서평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밖에 없는 이상 자연이 일단 정하고 세워 놓은 개개인의 개성을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형편없고 비열하며 하찮아도 말이다. 오히려 그것을 영원한 형이상학적 원칙으로 인해 그 모습 그대로일 수밖에 없는 불가변의 것으로 받아들이라. 그래도 너무하다 싶은 때에는 '저런 녀석도 있어야지'하고 생각하라.  
   
 
<유쾌하고 독한 쇼펜하우어의 철학 읽기> 중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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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평단 인문 4기 활동을 이렇게 마무리해본다. 미쳐 아직 읽지 못한 책은 빠른 시일내로 마무리하면서, 더욱 알찬 시간들로 가득 채우고 싶다. 

앞으로도 알라딘 서평단 활동의 인연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책 읽고, 책에 공감하면서 발전하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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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시선>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한낮의 시선
이승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낮의 무묘함을 달래기 위해 나는 소설을 찾아왔다. 쉽게 책장을 넘기며, 낄낄거릴 수 있는 책만 찾다가, 난생 처음 보는 듯한 생소한 소설을 접했다. 이승우! 글쎄 나는 그를 잘 모르겠다. 그의 다른 작품들을 뒤적거려보니, <오래된 일기>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물론 읽지 않은 책, 하지만 인상적인 표지가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던 책, 그만큼 그는 내게 낯설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이 도시로 모여든다. 하지만 내게는 도리어 죽기 위해 모임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글로 <한낮의 시선>의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다. 말테의 수기 첫 문장이 이와 같다면서. 그런데 '말테의 수기(릴케)', '로맹가리', '한승원' 등등의 국내외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 이야기가 전면에 배치되어 있는데, 이조차 모른다. 그래서 처음에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감을 잡을수 없어 버거웠다.

처음 계획과는 달리 천천히 곱씹으며 나흘에 걸쳐서야 160페이지의 글을 마쳤다. 160페이지! 결코 많은 분량(분명 가볍고, 만만한 분량아닌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속의 흐름을 쫓아 내달릴수는 없었다. 흐름 자체도 역동적이지도 않지만, 다른 이의 의식 세계를 좇아 교감하기에는 기존의 딱딱한 사고가 커다란 장애가 되었다. 또한 최근에 만나봤던 여타 소설과는 차원이 다른다. 문득, <조서>(르 클레지오)라는 책이 생각났을 정도로, 희귀한 소설임은 분명하였다. 그런데, 책장을 덮고나서야 깊은 울림이 쟁쟁거리며, 소설 속 장면들이 내 주변을 떠돌아다닌다.

 

결핵으로 요양차 서울 근교 전원 주택에 머물게 된 주인공 한명재는 어느날 찾아온 옆집 노교수에 의해 '아버지의 부재'를 인식하게 되고, 아버지를 찾아 휴전선 인근 마을을 찾게 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장에 출마한 기호 2번 아버지는 그를 부정하고, 오히려 억압하고 뿌린친다. 아버지를 찾아나선 아들과 아들을 부정하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한낮의 시선> 속 큰줄기이다. 그런데 아들을 부정하는 아버지를 나는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존재보다는 자신과의 회우에 시선이 머물렀다. 아버지는 또다른 존재의 나로써, 주인공은 아버지를 찾아나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자체를 찾아 나선 것이다. 라는 식으로.

아버지의 부재를 인식하지 못하던 주인공 뒤엔 아버지의 몫까지 완벽했던 커다란 버팀목 어머니가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우연히 아버지의 부재를 인식하고, 세상 밖으로 뛰쳐나오듯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주인공, 그리고 머뭇거림과 아버지의 가혹한 현실 부정 속에서 '자존'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렇게 다른 이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자신만을 온전히 비추고 바라볼 수 있는 용기, 자존감을! 나름 '한낮의 시선'을 자아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무수한 굴레라 해석했다. (억지인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야기, 사건, 그리고 주인공의 의식을 넘나들며 전하는 이야기는 내 의식 속으로 살며시 스며들었다. 그리고 박혔다. 나를 짓누르던 무수한 잡생각들이 체계를 갖추며, 뚜렷해지기도 하였다. 혼란스럽게 방황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 떠난 여행 속, 나는 '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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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의 나라
유홍종 지음 / 문예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또다른 역사이야기에 관심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또한 kbs의 역사스페셜을 통해 백제의 마지막 공주, '부여태비(의자왕의 증손녀)'의 존재를 알게되면서 역사 속 비밀이 문이 활짝 열리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망국의 뒷이야기, 승자의 기록에 의해 철저하게 은폐된 역사의 한 귀퉁이에 절로 호기심이 일고있었다. 그런데 또다른 망국의 역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아사의 나라>이다. 잃어버린 제국 가야의 마지막 왕녀 아사! 그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그 속에서 비운의 한 여인의 삶에 비친 피비린내 진동하는 역사 속 현장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실제, 우리역사 속, '가야'의 비중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신라와 백제의 틈바구니 속에서 철저히 소외된 역사가 바로 가야의 역사가 아닐까? 교과서 속 그들의 역사가 차지하는 부분은 과연 몇 쪽이나 될까? '가야'란 이름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듯하다. 분명 가야의 많은 것이 여전히 베일에 싸인채 많은 비밀을 품고 있을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중심 배경이 되는 지금의 경남 합천 '대야주'는 패망한 옛 '다라국'이라 한다. 그런데 다라국 생소하다. 다른 금관가야, 대가야, 고령가야 등등의 낯익은 이름도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이미 신라에 모든 정권을 내준 뒤, 허수아비 왕과 왕비만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가야의 독립을 꿈꾸는 비밀결사대의 항전 같은 이야기가 유독 가슴에 남았다. 이미 결과를 알기에 그들의 무모한 듯 보이는 처절함이 기존 삼국간 전쟁을 다룬 역사소설을 읽으면서 좀처럼 느끼지 못했던 오늘의 모습이 자꾸만 비춰졌다. 역사의 한 부분이 아니라 생생한 오늘, 지구 저편 어딘가에서 펼쳐지고 있는 살생의 현장이 온전히 느껴진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그런데 진정으로 피가 피를 부르는 무모한 전쟁, 그 전쟁의 비극이 몸서리쳐질 정도로 잔인하게 느껴졌다.



<아사의 나라>는 '아사'와 아사의 딸 '사비'의 이야기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아사와 신라 장군 설오유의 사랑과 그의 결실 '사비'의 삶 속 660년의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하였다. 특히 백제와 신라간의 음모와 첩보전(?)과 사비성내 권력 암투 속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들이 끊임없이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아사의 사랑이 더욱 처연하게 빛나고, 그녀의 가련한 삶이 애틋하게 다가왔다.

가야의 널무덤에서 출토된 흙피리(토적)에 새겨진 '그대 천 길 지옥 불을 불러들였네'라는 8언 한시를 토대로 펼쳐지는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 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다보니, 허구 속 역사의 진실들이 교모하게 숨어있어, 아사가 전해주는 역사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하였다. 그러면서 숨가프게 전개되는 삼국간 치열했던 역사가 순간순간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일목요연하게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

또한 의자왕의 후궁이 된 아사의 이야기, 패망으로 치닫는 백제의 역사가 크게 다가오면서 아사의 가슴 시린 사랑 아니, 그보다 역사의 커다란 물줄기에 휩쓸린 한 개인의 삶이 가슴 저미도록 아프게 다가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스스로의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큰물살에 몸을 맡기면서도 스스로의 자존을 지키며 자신의 삶, 운명을 개척하며 나아갈 수 있는 지혜, 용기를 아사와 사비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한 여인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맛깔스런 양념으로 버물어져 색다른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역사소설 <아사의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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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뿔 - 이외수 우화상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괴짜 인생으로 대표되는 그의 삶에서 훈훈함이 엿보인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어쩌면 미디어의 힘일지 모르겠지만, 그는 다정다감한 할아버지같은 푸근함과 유쾌함으로 내게 다가왔다. 내겐 그랬다. 물론 '외수 마니아'라 할 수 없지만, 최근 일련의 우화, 에세이집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그의 책에 손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하였다.

 

이외수의 <외뿔>이다. 다른 말 물론 필요없을 듯하다.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 작심삼일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흩으러지려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얼마전에 만나 본, <사부님 싸부님 1,2>에서 느꼈던 것처럼 '가벼운 속의 묵직함'이 바로 이외수의 힘, <외뿔>의 힘이었다. 툭툭 던지듯 내뱉는 한 소리 한 소리에 귀를 기울여 경청하게 되니, 참 신통방통한 이야기이다.

 

'그대가 아무리 비천한 존재라도 자신의 내면을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면 그대는 진실로 거룩한 존재다'라는 띠지의 글이 이 책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자체인 것이다. 비천한 존재,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던 '물벌레'가 우화(愚畵)상자 속을 유유자적하는듯 하더니, 예상하지 못한 죽음을 맞아 하늘로 돌아간다 외치는 순간, 아름다운 잠자리로 변모하고 있어 절로 감탄이 쏟아지면서, 괜시리 무색해진다.

 

'외뿔'이란 제목에서 문득 도깨비가 연상되었다. 언제가 우리나라의 전통 도깨비는 외뿔이란다. 그런데 뿔이 두개인 일본 도깨비가 교과서까지 점령하고, 아이들의 의식까지 파고들어, 여전히 일제의 잔재 속에 허덕이는 현실이 무척이나 씁쓸했던 기억을 지울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외뿔 도깨비(몽도리)를 만날 줄이야! 더없이 귀엽고 깜찍한 몽도리, 반가웠다.

<사부님 싸부님1,2> 이야기처럼, 물벌레가 사는 의암호(물속)를 배경으로 탐욕으로 가득찬 여러 인간상을 대표하는 다양한 물고기들을 만나는 듯했다. 그런데 갑작스런 물풀과 도깨비 등장으로 살짝 우왕좌왕하기도 하기도 하였다. 물풀과 도깨비을 통해 사랑과 깨달음의 지혜를 이야기하는데, 제대로 읽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여전히 내면의 아름다움이 멀고도 멀었다는 느낌을 씻을 수가 없었다.

 

정치, 종교, 교육, 문화의 현 세태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 2001년이 초판인 <외뿔>이 2009년에 새롭게 단장한 것을 제외하면, 우리 시대의 모습이 여전한 듯하여, 입안이 텁텁하였다. 인간들의 탐욕은 천계에서도 현재까지 제어 불능 상태로 간주되고 있다(147)는 이 한 문장이 인간의 한계를 대변하는 듯하다. 또한 물벌레를 통해 '토굴의 깊이와 절망의 깊이가 정비례'(260)한다는 말이 지난 20대의 끝자락, 몸과 마음을 움추렸던 순간이 떠올라 아찔하기도 하였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우리들의 얼굴, 들여다 보고 싶지 않은 우리들의 속마음이 책 <외뿔>속에 담겨있다. 하지만 외고집스럽게 외치고 있다. 사랑과 깨달음을 구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쌓자고. 그러면서 손수 우리의 더려움을 깨끗이 씻어주며 보듬어주고 있다. 차분히 위로하며 감싸안고 있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굳은 의지로 계획을 세우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하지만 불안의 두려움에 휩쓸린 듯 벌써 흔들리는 마음을 보고 말았다. 하지만 '인내'로 오늘의 고통들이 아름다움이 되는 날까지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작은 물살에도 쉽게 흔들리는 마음이지만, 그 흔들림을 빌려 삶을 좀더 풍성하게 다지고 싶은 소망을 품어본다. 욕망이 아닌 소망을 이루어진다.

 

그대의 인내가 그대의 고통을 아름답게 만들고,

그대의 고통이 그대의 사랑을 아름답게 만들고,

그대의 사랑이 그대의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지니,

그대가 우주의 중심이며,

그대가 우주의 주인임을 알게 되리라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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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탐>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책탐 - 넘쳐도 되는 욕심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넘쳐도 되는 욕심'이란 부제가 구미를 당긴다. 저자의 말대로 '탐욕'에 대한 죄의식이랄까?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그 책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니, 마음이 동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그렇게 여지없이 책탐에 빠져, <책탐>을 탐해보았다. 탐해보고 나니, 주저없이 탐해보라며 건네주고 싶다.

 

<책탐>은 '희망', '정의', '정체성' 그리고 창의적 생각'이란 4가지 주제별로 엮어 책을 탐하고 있다. 목차에서 뚜렷하게 제시되는 주제는 각각의 소개되는 52권의 책에 대한 호기심을 모두모두 충족시켜주었다. 특히, 누워 있는 책(베스트셀러)이기보다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책장에 '꽂힌', 그냥 '등뼈만 드러낸' 책들을 찾아 서점가는 누볐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책 소개 프로그램을 맡아, '등뼈 찾기 순례'라 명명한 결과라 할 수 있는 <책탐> 속, 그가 소개하고 있는 책들은 속이 꽉 차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책 이야기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

 

책을 후르르 훓어보자마자, 기존의 '책에 대한 책'과는 확연한 차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바로, 주제별, 소제별로 책과 책을 하나로 엮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주제나 소재별로 닮은 듯 다른 이야기, 다른 듯 닮은 이야기를 통해, 책과 책 사이 징검다리를 놓고 있는 것이었다. 나 역시, 책이 또다른 책을 이끌어주는 쏠쏠한 재미의 맛을 즐기다보니, 한 권의 책 속에 펼쳐지고 있고 책과 책 이야기가 너무도 반가웠다.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르는 책들, 그 책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나서는 독서의 또다른 재미를 맘껏 누릴 수 있었다. 때론 밀린 숙제를 단번에 끝낸 느낌처럼 유쾌한 그 자체였다.

 

또한, 이 책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기존의 어렵다고 느꼈던 책들을 술술 풀어헤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땐가 흥미롭게 읽어 기분 좋은 책도 있지만, 읽는 것 자체가 고되고 힘들었던 악몽같은 책들이 새로운 옷을 입고 내게 다가왔다. 얼핏 낯익은 모습에 긴가민가하면서도 선뜻 아는체를 할 수 없어 망설이고 있을 때, 먼저 다가와 내게 반가운 손길을 내밀어주었다. 그리고 머릿속이 확 뚫려 명쾌해졌다. 그만큼 저자 '김경집'의 책이야기는 때론 책보다는 그의 뇌를 탐하고 싶은 정도로 풍성하고, 깊이 있고, 농밀하여, 책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면서도, 더 나아가 삶을 관통하는 지혜들로 넘쳐났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잠시 숨을 돌리면, 찬찬히 나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부족함, 허점을 발견하는 것이 오히려 행복하였다. 그래서일까? 미쳐 매력을 느끼지 못했거나, 아직 만나보지 못한 많은 책들이 풍성한 이야깃거리로 나를 즐겁게 해주리란 확신이 들었다.

저자를 시선을 빌려 갖을 수 있었던, 진솔한 책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지금 이 시점에서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면서, 끊임없이 넘쳐나는 욕심, 책탐에 빠져, 책과 책 속 이야기에 풍덩 빠져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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