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과 해독 - 고대 최강대국 히타이트, 100년 동안의 발견 이야기
C. W. 세람 지음, 오흥식 옮김 / 푸른역사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1955년에 출판된 히타이트에 관한 저술이다. 히타이트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라면 고대 최대의 전쟁이라고 알려진 <카데시 전투>가 유명하다. 카데시 전투는 이집트의 람세스 2세와 히타이트의 무와탈리스간의 전투였다. 팔레스타인의 카데시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이집트의 람세스는 무승부에 가까운 이 전투를 대승리로 과장하면서 역사 속의 히타이트를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히타이트는 소아시아의 중앙부에 위치해있던 관계로 자신이 침략자가 되기도 했으며 또한 자신이 침략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민족이다. 하지만 역사상으로 이들은 침략자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만큼 당시 이들의 군사력은 막강했다는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히타이트인들은 철기와 전차와 말을 사용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세 가지 신병기를 이용해 강력한 군사적 제국을 형성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길지 않다. 고대 히타이트의 수도인 하투사-보가즈쾨이-에서 발견된 점토판이 1917년에 해독됨으로서 그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이 점토판의 해석으로 이들은 우리들이 단순하게 생각하던 무기를 든 무법자가 아니라 상당히 체계적인 질서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은 이렇게 자신들만의 문화, 예술. 법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우리들의 시야에서 멀어진 것은 그들의 등장 못지않게 퇴장 역시 순식간에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그 갑작스런 붕괴로 히타이트는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들이 다시 역사 속에서 조명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문자의 해독 때문이었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어떤 민족이라도 문자가 없을 경우 그 민족의 쇠퇴와 함게 역사 또한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준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히타이트는 문자가 남았고 이를 해독하면서 그 역사적 전모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런 연구의 결과로 자신의 발굴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히타이트학의 선구자들에게 영광을 돌리는 겸손을 보이고 있다. 이런 학문적 자세는 이 책이 오래된 것임에도 내용에 대한 신뢰심을 갖게한다.

고고학적 발굴로 알려진 사실은 히타이트가 문화뿐만 아니라 정치적. 군사적인 면에서도 바빌론이나 테베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 제국이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폭력에 의존하는 무자비한 제국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 책은 해독학, 연대기, 사료비판이 어울어져 히타이트의 실체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은 시간적인 한계 때문에 이후에 나온 히타이트의 연구결과를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기는하다. 하지만 이후 쏟아져 나올 히타이트 연구의 촉매작용을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히타이트가 세람에 의해 소개된지 60년이 다되어가지만 히타이트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고고학은 정말로 愚公移山의 정신으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학문이란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