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22 -상
조셉 헬러 지음 / 실천문학사 / 1995년 1월
평점 :
절판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대학생들이 꼭 읽어야할 3대 소설이 있었다고 한다. 그 첫째는 J.D.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두번째는 켄 케이시의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세번째가 죠셉 헬러의 '캐치-22'다.


이 세 소설은 모두 집단과 개인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죠셉 헬러의 소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것은 이 소설이 아주 유쾌한 '반전소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전적인 것을 생각하면 항시 'M.A.S.H.'가 떠오르지만 이 소설은 매쉬보다 훨씬 훌륭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지중해 엘바섬 남쪽 8마일 상에 위치한  섬인 '삐아노사'가 무대이다. 이 섬에 주둔한 폭격기 부대가 소설의 주무대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상식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한참 소설에 열중해 그 희극성에 웃다보면 그 밑바닥에서부터 스멀 스멀 올라오는 그로테스크한 엽기적인 상황은 이 소설이 단순한 반전 소설이 아님을 보여준다. 군인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물들은 명령의 수령과는 거리가 멀다. 군대라는 한정된 공간이 오히려 자유스러움의 공간으로 변질된다는 그 설정 자체가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요싸리안은 자신이 정신 이상이기 때문에 폭격을 나갈 수 없다고 버티며, 7센트에 사온 달걀을 5센트에 팔아 전 세계 달걀시장을 장악하려는 밀로는 독일군과 계약하여 자신의 부대를 폭격한다. 창녀만을 사랑하는 네이틀리나 창녀만 보면 죽이려 드는 알피의 행태는 전쟁 속에서 인간의 가치를 한번쯤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이 책은 1961년에 출판되었지만 이 소설이 대중들에게 강하게 인식된 계기는 영화때문이었다. 1970년 졸업의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알란 아킨, 아트 가펑클, 존 보이트, 안소니 퍼킨스, 오손 웰스등을 기용하여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의 인기로 소설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키게 되었다.


**미국의 월남전 패배는 어찌보면 컬러 텔레비전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잔혹한 전쟁의 장면이 여과없이 선명한 색채를 띠며 안방으로 전송되었을 때 사람들은 당연히 전쟁 그 자체에 혐오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영화 역시 미국이 월남전의 수렁에서 반전데모의 물결이 출렁이는 시기에 나왔다는 점 역시 의미심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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