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 빛깔있는책들 - 고미술 30
김태정 지음 / 대원사 / 199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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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 한치의 공간에 우주가 들어있다. 이 우주는 사방팔방으로 뚫려있는 통로이다. 여기에는 오묘함과 현묘함이 존재한다. 그 묘함은 기교가 아니라 자연스러움이다. 전각의 심박세후深薄細厚는 자연의 무쌍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에 기교란 없다. 무기교가 기교이고 무위자연의 세계이다.


전각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입문서로서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전각이란 어떤 것인지 맛만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여기서 전문적인 그 무엇을 기대할 수는 없다. 책 사이 사이에 있는 전각 작품과 印材만 보아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전각 작품은 전각에 흥미있는 사람이라면 모사를 해서 직접 작품을 해보아도 좋을만하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지우개 위에 연필깍기 칼로 자신의 이름을 새겨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새긴 다음 스템프의 파란 잉크를 듬뿍찍어 공책의 앞장에 찍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전각은 그리 낮선 단어가 아닐 것이다. 지우개가 돌로 칼이 조각도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연습뿐이다. 돌을 지우개처럼 능숙하게 다룰때까지... 왜 우리의 교육은 이러한 부분이 중도에 매말라버리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일까? 생각의 자유스러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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