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우먼의 발칙한 연애 관찰기
임경선 지음 / 뜨인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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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캣우먼이 좋다.
그의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것을 요구하는 단호함, 사랑을 결코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것으로 포장하지 않는 솔직함을 좋아한다. 그래서 메트로에 실리는 그의 상담글도 꽤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인데 그 중 열에 한두 편은 정말 감탄할 정도이고 한두 편은 좀 실망스럽지만 대체적으로 '그래 그래' 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꽤 오랫동안 그를 짝사랑하던 끝에 이런 재미있는 글이 왜 책으로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가졌는데 이미 책은 나와 있었다. 그것도 2005년 12월 출간이다. 제목은 <캣우먼의 발칙한 연애 관찰기>.

책을 구해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내렸는데, 솔직히 말해도 될까?
조금 실망스러웠다.
물론 내용에 실망한 건 아니었다.
날카롭지만 재기발랄한 그의 문체가 어디로 간 것도 아니고, 그가 마음을 바꿔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해요 따위의 말을 늘어놓지도 않았다. 그는 여전했다. 다만, 한편씩 신문에서 볼 때는 그토록 재미있던 글들이 책이라는 매체로 묶이자 그 빛을 잃은 것 뿐이었다. 내가 아무리 초콜릿을 좋아해도 초콜릿무스케이크와 초코우유를 함께 먹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수많은 Q&A형식의 책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딜레마일 거라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패턴은 지루함을 유발하게 마련인 것이다.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나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고, 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식상한 연애지침서에 질린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주는 따끔한 충고는 보약이나 마찬가지이리라. 아쉬운 점은 그의 글을 매우 좋아하는 내가 보기에도 영 책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이걸 단순히 Q&A형식의 한계로 봐야 할지 좀더 화끈하게 책을 포장하지 못한 출판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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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공놀이 노래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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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가장 무서웠던 부분.

1.
"그렇다면 유라 어르신도 그걸 알고 있을 거란 얘기가 되오. 게다가 다른 공놀이 노래를 저리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어쩌면 이후 살해당할지도 모를 아가씨에 대해서만 잊어버렸다는 것은 또 이상해."
"그러니 자꾸만 자신도 기억이 흐릿하다는 걸 강조했겠지요."
"제길, 저 빌어먹을 할망구!"
이소카와 경부는 무심코 큰소리로 욕설을 토해냈으나 바로 정신이 든 듯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보고는 급히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럼 긴다이치 선생, 그 어르신이 이번 사건에 뭔가 관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으시오."
"아뇨, 그건 아니겠지요."
긴다이치 코스케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젓고,
"사실 어제 그분은 분명 우리에게 그 공놀이 노래 얘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걸 이쪽에서 얼 띠게도 오조라 유카리에게 신경 쓰느라 기회를 놓치고 만 겁니다. 하지만 경부님도 말씀하셨듯이 이만큼 중요한 일이니 인편을 통해서라도 우리게에 알려 주었어야 합니다. 그걸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람도 그 정도 살면 상당히 악해지지 않을까요. 악해졌다기보다 선하고 악한 걸 초월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우리도 힘든 일을 겪었으니 똑같이 아픈 꼴을 당해봐라... 그 정도의 기분이 아니었을까요?"

2.
"선생은 언제부터 눈치 채셨는지요."
"예, 그건..."
긴다이치 코스케는 자못 겸연쩍은 듯 머리 위의 까치집을 긁으면서,
"이런 사건의 경우 막연한 의혹이란 건 누구한테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 사람이 아닐까 하는 식으로요. 문제는 그게 언제 확신으로 굳어지느냐입니다만 이번 경우 막연한 의혹이라면 살인 직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전에 출간되었던 <팔묘촌>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지만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긴다이치 코스케의 활약이 너무 미미해서-거의 행인2 수준이었다- 약간 아쉬웠는데 이번엔 확실한 활약을 볼 수 있다.
오락적인 부분에도 충실해서 짧지만 함축적인 공놀이 노래에 따라 벌어지는 사건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위에 꼽은 이 책 속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무서웠던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첫째로 꼽은 것은 인간의 악의, 또는 어두은 부분을 가장 잘 드러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 손녀가 죽었으니 너도 이 슬픔을 맛보아라는 식의 노파의 심술이 섬뜻했다.
마을의 가장 고령자인 유라 어르신은 공놀이 노래를 알고 있었고 따라서 충분히 다음 피해자가 예상되었음에도 굳이 그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거기에 뭔가 고차원적인(?) 이유가 있었다면 조금은 이해가 되었을 텐데 그야말로 '심술'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단순한 이유였던 것이 무서웠다.

둘째는 뒤의 해설에도 나와 있고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의 약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그래서 반쯤 농담으로 꼽긴 했지만)
처음부터 짐작했다면 왜 미리미리 방비하지 않았냐고 이 양반아!
차라리 "늦었지만 그때서야 비로소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가 낫지
첫 번째 살인 때부터 이미 '의혹'을 가지고 있었다면 왜 두 손 놓고(는 아니지만) 있었냐고.

이 책은 기다렸던 만큼 매우 재미있에 읽었고 다음 책을 즐겁게 기다릴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악마의 공놀이 노래>는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결코 실망을 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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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종교, 군대.

이 3가지는 천년만년 이야기해봐도 서로 감정만 상하고 결론은 나지 않는다.
가급적 건드리지 말 것.
실수로 건드렸다면 잘 무마할 것.
정말 이야기하고 싶다면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나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을 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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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7-2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 제목보고, 그거 세개 중얼거리면서 클릭했어요. ㅋㅋ

보석 2007-07-24 00:29   좋아요 0 | URL
참으로 민감한 사안들이죠.^^

Mephistopheles 2007-07-24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잘 안지켜지게 된다죠..^^

보석 2007-07-24 09:18   좋아요 0 | URL
그렇죠. 무심결에 말하다 깜짝 놀라서 말머리를 돌리는 일이 종종 있어요.^^

마늘빵 2007-07-24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석님 제가 처음이었던가요? 민감한 주제들이죠. 하필 지금 현안들이 또 그 주제들을 담아내고 있고. 이슈가 되는건,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기 때문이겠죠. 돌고 돕니다. :)

근데 페이퍼를 쓸 때 특정 대상을 놓고 또 작성하는 경우는 드문지라, 저도 이번 페이퍼 쓸 때 그런거고요. -_- 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보석 2007-07-24 11:45   좋아요 0 | URL
앗 첫 방문이십니다.^^ 물론 전 그전에 아프님 서재를 몇 번 방문했었지만요.
저 3가지는 무척 껄끄러운 소재이긴 합니다만 너무나 우리 생활과 밀접해서 도저히 안 엮일 재간이 없지요. 언젠가는 저 부분들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아, 우울해.
오전에 또 '깜빡'한 것이 떠올랐다.
지난번엔 물을 붓지 않고 쌀로만 밥을 짓는 만행을 저질러놓고는...
오늘은 우여곡절 끝에 지어놓은 밥이 덥고 습기 찬 여름에 행여 상할새라
식혀서 냉동실에 넣어 얼리려고 밥솥 뚜껑 열어놓고는 그냥 출근했다.
어무이..ㅜ_ㅜ
내 쌀! 내 밥!
건망증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비슷하게 건망증에 시달리는 친구들과 함께 결성한
골드피시메모리클럽에서 여태 2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곧 1등 먹을 것 같다.
기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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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7-20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억력 0.5촙니다 ㅜ.ㅜ

보석 2007-07-20 14:38   좋아요 0 | URL
큰일입니다..ㅜ_ㅜ 전 회사 사람들과 함께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호두를 공구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문제의 출판사에서 보낸 이벤트 책을 오늘에서야 무사히 받음.
음, 책이 무슨 죄가 있을까.
사람이 잘못이지.
무척 기대하던 책이니 재미있게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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