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같은 거 안 당할 줄 알았는데 깜빡 속았네요.
점심 먹고 회사에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으로 전화가 와서
"***씨 핸드폰 맞으시죠?" 하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 김 뭐시기 형사라고 하더군요.
사기꾼 일당을 검거했는데 거기서 제 명의로 된 하나은행 통장과 신한은행 통장이 나왔다고,
혹시 그쪽에 계좌를 개설했는지 뭐 이런 걸 물어보더군요.
하도 요즘 보이스피싱이 판을 쳐서 이런 전화 갑자기 받아도 의심스러운데
제 주민번호 앞자리까지 불러주더라고요.-_-;;;
그러면서 거기서 다른 명의로 된 통장이 200개 넘게 나와서 일일이 소환조사를 하기가 힘들어
전화로 조사 중이라고 하는데 웬지 그럴싸하게 들리더군요.
그래서 정말 경찰인지 긴가 민가 하면서 통화를 계속 했어요.
통장이 몇 개나 있는지, 잔고가 얼마나 되는지....
전화하면서도 찝찝한 게 정말 한두 개가 아니었는데
-말하는 사람 말투가 웬지 위화감이 느껴지는데다,
주변도 조용하지 않고 좀 시끄럽고 등-
이름, 전화번호, 주민번호 앞자리를 알고 있는데다
말하는 내용이 어찌나 그럴싸한지 헷갈려서 전화를 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장에 잔고가 별로 없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감사하다고 끊더군요.
전화 끊고 수상해서 정부민원실에 전화했더니 말 꺼내자 마자 아네요-_-;;
보이스 피싱 맞다고.
사기단 검거 했다고 하니까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통장 있다고 하죠?' 하고 바로 나오고요.
바로 신고했습니다.
일단 주민번호나 통장번호, 비번 같은 개인정보는 알려주지 않았으니 피해는 없겠지만
이름, 전화번호, 주민번호 앞자리까지 알고 하는 보이스피싱이라니 무섭네요;
혹시나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저랑 똑같이 속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네요.
대부분은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그냥 거기서 끝낸 경우가 많지만요.
새로운 보이스피싱 수법인 듯해요.
다른 분들도 좀 이상하다 싶은 전화는 무조건 의심부터 하는 게 나을 듯합니다.
확실하게 확인한 후 다시 전화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전 다행히 피해본 건 없지만 이런 빤히 보이는 수법에 속은 게 짜증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