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남보다 못한 오빠가 있다.
내가 7살때부터 나를 상습적으로 때렸고,
종종 죽여버리겠다는 말도 일삼았지만,
가족들도 어떻게 해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내가 대학에 가면서 8년간을 떨어져 지내며 
많이 나아졌지만, 나에겐 트라우마가 있었다. 
집에 혼자 누워 있으면, 그 인간이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환청으로 들렸다.  

그리고...아까 밤 10시 넘어 큰오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인간이 부산에 내려왔고, 지금 그 인간 상황이 힘들고,
(나이 서른 여덟이 되도록 혼자 살아갈 방법 하나 마련 못해서,
가족들 등골을 빼먹을 작정을 한 인간이다..)
그래서 집에 빌붙으러 오늘 밤이든 내일이든 올테니,
경비실에 맡긴 열쇠를 찾아놓고, 집에 있을 때 불을 켜놓는다거나,
인기척을 내지 말고, 낮에는 집에 있지 말고, 출입할 때 조심조심 다니라고.
(...내 집인데ㅡ.ㅜ)

지금 아버지가 부산에 있으면 그나마 좀 나을텐데,
집에 나 혼자 있기가 무서워져 무작정 집을 나왔다.
급하게 나오느라 가방에 집 열쇠랑 핸드폰만 덜렁 들고 나오고...
아까 낮에 반찬 사느라 돈을 다 써서
돈 한 푼 없이...그래서 친구에게 전화해 가까스로 돈을 빌렸다.  
사정 설명하는데 정말 미안하고 비참했다.  

날이 밝으면 아버지에게 연락을 해서...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부산 집을 정리하고,
나는 다시 서울이든 수원이든 기숙사 있는 직장을 구해 올라가고...
아버지는 지금 있는 곳에서 새로 직장을 구하시라고...
그래야 그 인간이 자기 스스로 살 방법을 강구하든지 할 거라고... 
말할 생각이다. 아직 건강이 완전히 좋아진 것도 아니고,
집에 더 있어야 되는데...그냥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 인간과 맞서 싸우고 싶지만, 꼴 보기도 싫고...
내 트라우마가 너무 크고 깊다.  

그냥 평생 서로 마주치지만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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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1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1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9-0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효, sweetrain님, 제가 무슨 도움이 되어 드릴 수도 없지만 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것 같아서 그냥 읽고 지나지지가 않네요.
sweetrain님께서 마음을 독하게 먹는 수밖에요.

sweetrain 2010-09-01 22:1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저도 이번엔 마음 독하게 먹고 끊어낼 생각이에요...

pjy 2010-09-0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_ㅡ; 끊어낸다고 말해도 쉽지 않은게 가족이죠 ㅠ.ㅠ
조용조용 사고없이 지내시길 바랍니다~ 고기 사드리고 싶네요!

sweetrain 2010-09-02 18:40   좋아요 0 | URL
애인이라면 어떻게 헤어지기라도 할텐데...
가족이니 헤어질 수도 없지요.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