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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해자 ㅣ 마르틴 베크 시리즈 9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3월
평점 :
#경찰살해자 #도서협찬
#마이셰발 #페르발뢰
여자는 버스가 오기 한참 전에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는 삼십 분은 더 기다려야 올 터였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삼십분은 그다지 긴 시간이 아니다. 게다가 여자는 기다리는 데 익숙했고, 늘 일찍일찍 다녔다. 여자는 저녁으로 뭘 먹을지 생각했고,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도 생각했다. 항상 하는 생각이었다. _15p.
스웨덴 최남단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한 여성이 실종되고, 사건은 국가범죄수사국 살인 수사과 베크에게 맡겨진다. 그가 이렇게 먼 시골마을까지 파견을? 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이 마을에 수년 전 '로재나' 사건 범인이 실종 여성의 이웃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드러내놓고 범죄를 저지른다고? 하지만 진술이 두루뭉술 의뭉스럽기만 한 벵트손의 진술이 더욱 의심을 살 뿐이다. 함께 사건 현장에 파견된 콜베리는 사건을 수사하면서 자신의 직업과 경찰 사회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고, 이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경찰 살해자'라는 사건으로 파견된다. 빈집털이범이 경찰을 총으로 쏘고 2명중 한 명은 즉사, 한 명은 도주한 사건이 이슈화되며 <경찰 살해자>의 두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던 사건은 범인 검거를 위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의 실마리 획득!!무심한듯한 콜베리의 활약 멋졌어!) 특이 이번 시리즈에선 스웨덴 사회의 타락과 경찰 조직의 실태를 날카롭게 공격하며 베크와 콜베리가 서로 다른 길을 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베크 시리즈는 단 한 권만을 남겨 놓고 있는데, 콜베리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인가? 이전작에 비해 살짝 힘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던 베크의 활약은 다음 권에서 대 서사의 막을 내릴 것인가...!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활약으로 페이지가 넘어가는 건 정말 휘릭휘릭. 어떻게 추리해도 참 독창적인 추리과정과 결말을 보여주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 9번째 이야기로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로재나>,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발코니에 선 남자> <웃는 경관> <사라진 소방차>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 <어느 끔찍한 남자> <잠긴 방>에 이어 아홉 번째 시리즈인 <경찰 살해자>.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 '경찰 소설의 모범'이라 불려온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최근 추리, 범죄소설들이 잔인하고 잔혹한 묘사들에 피로함과 불편함을 느꼈던 이들에게 아날로그 한, 지적 유희를 느껴볼 수 있는 시리즈가 될 것이다.
법치라는 단어는 이미 썩을 대로 썩은 단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에 올리기를 꺼리거니와 누군가 진지하게 저 말을 하는 걸 들으면 놀라서 입을 헤벌렸다. 스웨덴에 법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정부와 체제가 법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늘 그렇듯이 시민들만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_158p.
사법제도 내부의 소통은 보통 지루하고, 장애가 많고, 각종 서류 작업과 관료주의적 요식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 과정이 아예 없는 듯했다. 누군가 전화를 들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면 그만이었다. _208p.
콜베리는 가끔 자기 삶에서 아내와 아이들만이 유일하게 정상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밖에는 세상이 경찰관과 범죄자로 가득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만큼 겪어온 지금, 두 부류에 대한 그의 감정은 도토리 키 재기 수준으로 똑같이 나빴다. _215p.
카스페르는 자기 삶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스웨덴의 다른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듯, 그는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부만이 개인의 가치를 재는 잣대인데다가 젊은이들에게 정직하고 비교적 보람찬 일자리를 제공하지도 못하는 사회질서에 아무런 충성심을 느낄 수 없었다. 죄의식의 문제는 이렇게 해소되었고, 이제 그는 다른 많은 또래들과 같은 의견을 품고 있었다. 자신은 시민들에게 거짓과 기만을 주면서 그들에게 연대감을 요구하는 이 염세적 정치체제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또 부끄럽게 여겨야 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나라의 운영자들이라고 생각했다. _331p.
그는 확인이 들지 않았다. 스웨덴은 법치국가라고 하지만. 그가 보기에 법정은 죄 없는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벌을 내리면서 시민들의 돈과 노동과 생명을 빨아먹는 진짜 범죄자들은 처벌하지 않았다. 그들의 수법이 합법적이라는 이유로. _3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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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