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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오늘의 나로 충분합니다
백두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2월
평점 :

어른이 되어, 현실을 부정(?) 하고 싶어 하는 글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십 대, 삼십 대를 지나 사십 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나는 어른인 걸까? 이 정도는 해야지? 이 정도는 하고 살아야지? 남들이 하는 만큼 맞춰 살아야만 어른인 걸까?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한 가정을 책임져야만 어른인 걸까?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은 건 어른이 아닌 걸까? 어른이 되어 사회에서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들은 너무도 많다. 때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들이 있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다.
웬만한 일에는 끄떡없이 잘 버티고 비바람 정도는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다고,
그런데 예상치 못한 순간에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에 여전히 휘둘리기도 한다.
어른이라고 천하무적은 아니다. / p022 여전히
어쩌면 꿈을 이루는 것보다 꿈을 꾸는 동안이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선은 오늘의 삶을 버티고 봐야 하니까. /p043
고등학생이었을 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시간이 간절했던 적이 있었다. 빨리 어른이 되면 나를 구속하는 사람도 없을 테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성년이 되었던 스무 살, 그날은 정말 행복했던 것도 같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삶은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살았다. 나이는 먹어가고 세월에 순응하며... 십 대에서 이십 대 사이엔 어른이 되면.... 뭔가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없던 책임감도 생기고 내가 가질 수 있고 막연하게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으며 때론 잔인하기도 했다. 어쩌면 어른의 삶은 하루하루를 잘 버티어 내는 과정이 아닐까? 삶의 단계를 무사히 살아내는 과정의 연속이 아닐까?
어른들은 삶에 지장을 준다고 생각하면 내 감정을 충분히 숨기고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곤 한다.
가끔은 순식간에 감정을 바꿔 다중인격 소유자처럼 보일 때도 있다. /p078 내 안의 또 다른 나
'인생 다 살았는데 뭘.'
어느 정도 살았다고 느껴야 이렇게 무덤덤해질 수 있을까? 살아온 날 보다 남은 날이 더 짧게 느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난대도 덜 예민하고 더 너그러워질 수 있는 걸까? 웬만한 일은 그저 그러려니 넘기게 되는 걸까? 자연스레 담담해지는 걸까?
'담담'이란 말.
인생을 다 살아 미련도 집착도 없이 그 무엇에도 동요하지 않는 어른의 단어처럼 느껴진다. /p209 담담
엄마와 언니의 삶을 보며 그 사이에서 더 '서툰 어른'의 삶을 더 많이 생각했을 백두리 작가의 글은 완벽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삶을,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마음 가는 대로 살아가도 좋지 않겠는가,라는 응원의 글이었다.
"어느새 여기까지 와버렸네요. 전 여전한데요." /Epilogue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