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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 떠나올 때 우리가 원했던 것
정은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평점 :

3년만에 다시 만난 그의 글과 그림은 너무도 반가웠다. 전작인 <아무래도 좋을 그림>이 만년필, 잉크에 대한 설명과 여행지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들에 대한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필름 사진과 만년필로 그린 그림들, 그리고 여행지에서의 단상들을 담고 있는 에세이로 찾아온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책을 받아들고 반가워서 2015년 읽었던 책을 책장에서 찾아보기도 했다.
여행도 삶도 결국 선택이 포개진 결과이자, 그것이 옳았다는 것을 정다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증명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선택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기준을 세웠는지와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각오이다. /p22
필름사진과 만년필 그림, 더욱 풍성한 글로 돌아온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은 만년필 그림의 감성을 담뿍담은, 여행지에서의 순간을 섬세한 시선으로 노트에 담아내고 있다. 3년전 그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만해도 작은 스케치를 해도 나만의 노트를 하나 만들어보겠다는 다짐을 블로그에도 썼었더랬는데..... 3년이 지난 지금도 무언가를 끄적이는 노트는 몇 권이 있지만, 스케치를 하는 노트는 없다. 아마도 그림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마음에 시도도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쌓여서 잘 하게 된 것인데, 처음부터 너무 잘 하는 사람의 책을보고 흠모하는 마음이 생겨 새 노트에 무엇인가를 끄적이고 싶다가도 이내 덮게 되는건, 잘하고 싶다! 는 마음이 너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여행은 여행이라 여기지 ㅇ낳는 사람들이 있다. 비행기 표와 여권이 주는 설렘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국의 낯섦을 보는 것도 좋지만 주변을 둘러보는 것 역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다. 잘 알고 있다 여기던 것들을 새삼스레 살펴보고 새로운 사유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내 주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란 정말 어렵다.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더 많은 사람이 국내 여행을 해외 여행하듯
다녔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잘 안다고 믿었던, 그래서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들을 제대로 보게 되는 방법이다. /p133~134
비행기를 타고 타국으로 나가야만 여행이 아니고 일상에서도 길을 잃어보고 새로운 곳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번 저자의 책에도 국내보단 해외 여행지에서의 단상과 스케치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다음에 만날 책은 국내 여행지를 가득 담은 스케치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참!!! 새로 시작하는 sbs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에도 만년필 그림이 등장!! 감우성님이 스케치하고 글씨를 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삐뚤빼뚤한 글씨도 만년필로 작성하니 감성 듬뿍! 이사하느라 잠시 멀리했던 만년필을 다시 꺼내봐야겠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