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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번리의 앤 ㅣ 허밍버드 클래식 9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김서령 옮김 / 허밍버드 / 2017년 12월
평점 :

수다스러웠던 빨강머리앤이 훌쩍 자라 열일곱살의 에이번리의 앤으로 돌아왔다. 학창시절 빨강머리앤 애니메이션도 꽤 많이 봤는데, 지금 딱 기억에 남는건 기차역에서 매튜와의 첫 만남, 매튜와 마차를 타고 마을로가며 가로수길에서 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장면, 그리고 마릴라와의 작은 사건 사고들, 그리고 매튜의 죽음. 앤은 여전히 성장중이고 그녀의 청춘은 더욱 푸르러지는듯하다.
앤은 한숨을 꾹 참았다. 다이애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두 소녀는 둘도 없는 친구지만 상상의 세계로 들어갈 때에는 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걸 앤은 오래전에 깨달았다. 마법의 길로 접어들 때에는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함께할 방법이 없었다. /p33
"자, 이제 신경 쓰지 마. 오늘은 이미 지나갔고 내일은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될 거야. 아직 실수를 한 개도 저지르지 않은 내일 말이야. 네가 늘 하던 소리잖아. 아래층으로 내려가 저녁이나 먹자. 향기 좋은 차 한잔이랑 오늘 구운 자두 파이를 좀 먹고 나면 기분이 다 풀릴걸." /p163
"잘 모르겠어요. 마릴라 눈은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 거예요. 물론 더 나빠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요. 그리고 쌍둥이도 있잖아요. 아무래도 아이들 삼촌이 쌍둥이를 데려갈 것 같지 않아요. 저 길모퉁이만 돌면 대학이 있을지 모르지만, 전 아직 그 모퉁이에 다다른 것 같지 않아요. 괜히 속상해질까 봐 대학 생각은 잘 안하려는 중이에요." /p212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 에이번리 마을의 앤은 빨갛다기보다 적갈색의 머리가 되었고, 여전히 주근깨가 신경쓰여 레몬즙을 열심히 바르는 소녀다. 우정과 사랑 그 경계에 길버트에 대한 마음을 종잡을 수 없지만 작은 학교의 선생님이 되고 마릴라 아줌마의 팔촌 쌍둥이 아이들을 집에 들이면서 엄마가 된듯한 마음을 경험하기도 한다. 말썽꾸러기 데이비로 인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그래서 더 신경쓰이고 정이가는 아이이기도 한데, 이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도 궁금했다. 작은 마을에서 소소한 이웃들의 이야기로 끊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앤이 대학 진로에 대해 결정하면서 십대 앤의 한 시절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에이번리의 앤 에이번리를 떠나 대학진학후의 앤을 궁금하게 했다.
"결국은 말예요. 정말 근사하고 행복한 나날이란 건, 막 멋지고 놀랍고 신나는 일들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진주알로 목걸이를 만드는 것처럼 소박하고 사소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요." /p257
"그거 멋진데, 다이애나, 처음부터 이름이 예쁘진 않았더라도 자기 이름을 예쁘게 만들어 가는 거지. 사람들 마음속에 사랑스럽고 좋은 기억을 남겨서 이름 자체로만 기억되지 않도록 말야. 고마워, 다이애나." /p306
어제 이사후 책장 정리를 하다 빨간머리 앤을 두 권이나 발견했고 한정판 도서 한 세트와 DVD 10편 짜리를 발견했다. 어쩌면 에이번리의 앤을 읽으며 이런 책과 DVD가 눈에 띄었던 건, 열심히 성장중인 예쁜 여조카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문장이 아름다운 글을 함께 읽고 상상하며 이야기 하고 싶어서 인 듯 하다. 2017년을 보내고 2018년을 시작하며 읽었던 에이번리의 앤은 올 한 해의 시작을 소녀감성으로 시작하게 해주었던 즐거운 글이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