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부부 세계일주 프로젝트 - 오늘을 여행하는 부부, 지구 한 바퀴를 돌다
김미나.박문규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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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도는 삶, 탈출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삶이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더 많아서, 힘들지만 내려설 수 없으니 일상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닐까?  일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잠시 다른 세상 속에 빠져보는 것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기도 한다.  너무도 열심히 살아왔던 메밀꽃 부부가 모든 일상을 뒤로하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다.



세계여행을 시작하기 전, 우리 인생에서 가장 긴 여행은 4박 5일짜리였다.  일 년에 한 번 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서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바쁘게 여행했다.  볼거리와 할 거리가 없으면 초조했고, 많은것을 보고 많은 것을 해야만 제대로 여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키지 여행만큼이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냈다.  전투적이었던 여행의 마지막 밤엔 잠이 오질 않았다.  회사에 대한 걱정이 쓰나미처럼 밀려들면서 가슴이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고작 4일짜리 휴가를 쓰면서 단 한 번도, 오롯이 쉰적이 없었다.  /p33 

"살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나 힘들 때가 여러번 있겠지만, 그때마다 지금처럼 서로 손 잡아주자.  고생했어."

남편의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라간 스스로가 대견했다.  /p060


함께 여행을 하다 보면 친한 사이도 싸우거나 틀어질 수 있는 게 여행이다.  짧은 며칠간의 여행에서도 그런 일들이 발생하는데 무려 세계일주라니....치열한 이십 대를 살아낸 이들 부부가 마음의 조그만 불씨를 키우며 오랜 시간 준비하며 20대의 마지막 사회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커다란 배낭 두 개를 매었다.  



여행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을 통해서 인생이 크게 바뀐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우리는 분명 단단해지고 있었다.  조그만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고 행복해 했으며, 속상하거나 좋지 않았던 일은 금방 훌훌 털어버렸다.  우리는 긍정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니 의심할 여지가 없다.  여행하길 참 잘했다는 것을.  /p109 

우리는 많이 부족하고 서툰 여행자들이지만, 이렇게도 살 수 있고 저렇게도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남들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도 괜찮다는 것을, 모두가 가는 길로 가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터키에서 1년, 여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배낭이 가볍다.  적은 사림으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불편함 없이 잘살고 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여유롭지는 않아도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이 되자고, 어디서든 여행자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자고 다짐해본다. /p211


길을 걷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만나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머물 수 있는 시간 부자 여행자인 메밀꽃 부부.  길에서 만난 사람들, 풍경, 그리고 장소들... 그들이 함께 하면서 만든 여행의 시간들은 그들의 내면을 조금 더 단단하게 해주었고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던 그들의 여행이야기는 점점 그들의 길 위의 행적들을 따르며 즐거운 상상을 하게 했다.  여행지마다 꼼꼼하게 정리한 경비지출내역 과 여행지의 팁들은 해당 여행지를 여행하고 싶은 이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이 1년 동안 머물렀던 터키의 안탈리아, 그곳에 가 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오늘, 지금, 행복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여행하는 메밀꽃 부부의 세계일주 프로젝트는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부부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까"는 항상 물음표였고, 먹고살기 바빠 어찌어찌 사는 것보다는 주체적으로 나의 삶을 살고 싶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갖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스트레스가 적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세계 1등이란다.  어떻게 살면 1등으로 행복할 수 있나 봤더니 별것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집에서 대화를 나누고,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하지 않고, 몸도 마음도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푹신한 소파에 앉아 부드러운 담요를 무릎에 덮고 달달한 핫초코를 마시며 좋은 책을 읽는 것.  이런 생활방식을 '휘게'라 부른다고 했다.

돌이켜 보면 여행에서의 순간들이 그랬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은 우연히 들어갔던 좁은 골목, 버스 창밖으로 보이던 일상적인 풍경의 잔상처럼 소소한 것들이었다.  느릿느릿 천천히 걷고, 커피 한 잔에 행복해 하고, 단순하게 보냈던 여행의 날들이 '휘겔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이 하늘에 있는 별들처럼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지금은 안다.  내가 찾으려고만 하면 행복은 언제나 눈앞에 있었다.  /p251~252 

여행은 매번,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한다.  몰랐던 서로의 취향, 잘 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을 이끌어내곤 한다.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자라나게 한다.  긴 여행을 했다고 해서 대단한 사람이 되거나 큰 깨달음을 얻었거나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서로 마주 앉아 매일 곱씹어도 남을 만큼 커다란 추억 보따리가 생긴다.  /p321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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