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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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삶.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이라면 내가 다른 삶을 더 잘 살아 낼 수 있다는 생각.  한 번쯤.. 아니 두 번쯤 해봤던 것 같다.   아버지가 제주 앓이를 시작하신지 몇 년쯤 됐는데, 실제로도 주변에 제주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끔 관광으로 머물기 좋다고 생각했던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갈 수 있을까?  조금은 답답할지도 몰라, 생각하지만 조용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제주도이기도 하다. 



남편 J는 우리가 처음 만나기 훨씬 이전부터 어떠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J가 꾸던 그 꿈은 어느덧 우리가 함께 꾸는 꿈이 되어 있었고, 우리는 이 자그마한 건물을 고치고 손봐서 그 어떠한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이것이 우리둘의 '사서 고생 프로젝트' 이야기의 시작이다.  쉬운 길보다는 어려운 길이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 J와 덕분에 같이 사서 고생하는 나의 이야기. /p025


여기, 젊은 부부가 제주도의 오래된 100년 가옥을 구입해 터를 잡고 다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오래된 집에 머물다 는 자신들만의 '공간'을 꿈꾸던 부부의 이야기.  오래된 가옥을 신축 건물로 올리는 게 그들도 편했겠지만, 주변에 쭉쭉 올라가는 신축 건물들이 싫어서 100년 가옥의 기본 뼈대를 남기고 수리해 가는 과정은 함께 삶을 시작하기로 한두 사람이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시간들이어서 더 소중했던 시간이 아닐까 싶다. 



업-사이클은 뭐 대단하거나 거창한 게 아니었다.  우리 가까이 주변에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것들을 이용해 필요한 것을 만든느 것이 바로 업-사이클이다.  나도 할 수 있고, 당신도 할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다.  지구를 아끼는 마음, 주변에 대한 관심과 작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이번 문 만들기를 통해 배웠다.  우리는 이 공사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얻고, 배워갔다.  단순히 집을 짓거나 고치는 기술뿐만이 아니다.  우리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작은 것들의 가치를 배우고 있었다. /p062

시골에 산다는 것은 이런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내 손으로 무언가 뚝딱뚝딱 만들 수 있다는 것, 멋지거나 근사하지 않아도 괜찮다.  누구도 못났다고 타박하지 않는다.  직접 땀 흘리고, 손에 흙먼지 묻이며 해볼 수 있는 것, 살아볼 수 있는 삶.  이것이 나와 J가 시골에서 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p130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함과 실제로 살아보는 삶은 많이 다를 것이다.  막연하게 카페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장사도 현실에 뛰어들어 숫자와 마주하게 되면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하고, 점점 지쳐가는 내 모습에 실망하기도 해서, 그 틈에서도 숨 쉴 틈이 필요하고 페이스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부부가 제주도에서의 불편하다면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삶에도 잘 적은 하는 것 같아 보였던 건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욕심내지 않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들만의 공간이 아닌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잠시 머물며 쉴 수 있는 공간을 운영 중이기도 한 이 부부의 삶이 바쁘기만 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쉼을 알려주는 공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언제고 제주도에 방문하게 되면 꼭! 방문해 보고 싶은 공간으로 체크!  <활엽수 게스트하우스 인스타그램도 운영중이니 참고하시길요.>  https://www.instagram.com/broadleaved_hostel/ 



어디에서 살든 내 마음먹기 나름이다.  각자에게 더 마음먹기 좋은 삶을 살면 그만이다. /p178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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