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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평점 :

보노보노라는 캐릭터는 알고 있었지만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찾아서 본 기억은 없는것 같다. 어쩌면 조카가 보고 있을때 잠깐? 봤을 수도 있지만 전혀 기억에 없는 걸 보니, 나에겐 캐릭터로만 존재하고 있었던 보노보노. 김신회 작가가 보노보노를 읽으며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를 출간한다고 해서 출간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다.
보노보노는 소심하다. 보노보노는 걱정이 많다. 보노보노는 친구들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보노보노는 잘할 줄 아는 게 얼마 없다. 어 이거 내 얘기인 것 같은데, 줄곧 단점이라 여겨온 내 모습인 것 같은데?
하지만 보노보노는 소심하기 때문에 소심한 마음을 이해할 줄 안다. 걱정이 많은 만큼 정도 많다. 친구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어서 그 어떤 괴팍한 짓을 하는 친구여도 그러려니 이해한다. 잘할 줄 아는 게 워낙 없어서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는 무식하고 우직하게 노력한다.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이 포기하거나 잊어버린다. /prologue
시작하는 글을 읽으며, 공감으로 시작한 책읽기는 벚꽃이 한창 피기 시작해서 엔딩에 이르기까지 일주일 여동안 함께 출퇴근을 하며 잠들기 전까지 조금씩 아껴 읽었던 책이기도 했다. 글의 사이사이 있는 보노보노와 친구들, 그리고 김신회 작가의 담백한 글과 함께 등장했던 보노보노, 이 글이 정말 만화에 등장했던 글이라고? 싶을 정도로 멈칫! 했던 문장들을 많이 만나서 읽었던 부분들 되돌아가 다시 읽기도 했다. 단순히 아이들이 보는 만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들여다보니 어른들을 위한 인생이야기를 만난 기분이랄까? 궁금하지 않았던 보노보노 였는데, 만화도 애니메이션도 전부 소장하고 싶어졌다. 내가 만화를 읽어도 작가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생각들을 해 볼 수도 있을까? 하고 궁금해지기도 했으니까...
086p/ '금세'를 안 하면 어른이 될까
허락되지 않은 것들을 할 수 있게 되면 어른이 될 거라고 믿었다. 머리카락 염색이나 19금 영화 보기 같은 것들이 어른으로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어른에 대해 착각하고 있었다.
어른이란 모든걸 스스로의 힘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삶을 멋없다고,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럼으로써 별로 어른답지 않은 지금의 삶도 그럭저럭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어른도 가끔은 아이 때의 마음을 떠올린다. 그동안 바라온 어른의 모습이 지금 내 모습이 맞나 싶을 때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
098p/ 인생이 꼭 재미있어야만 할까
세월이 주는 장점 중 하나는 유연함이다.
유연함은 우리를 즐거움이나 재미에도 무던해지게 만들어준다. 이는 재미없이 사는 사람이라는 뜻도 되지만, 재미가 없어도 사는 사람이라는 뜻도 된다. 그런 의미에서 즐겁지 않은 삶은 그만큼 나쁠 것도 없는 삶이다. 재미도 없고 특별할 거라곤 더 없는 요즘 내 일상을 떠올리다보니, 아무것도 없는 삶은 그 이유만으로도 제일 좋은 삶이라던 야옹이 형의 말이 떠오른다. 어릴 적,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어른들의 말도 점점 수긍이 가는 걸 보면 나도 영락없는 어른이 되는 건가 싶다.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려운 거야."
133p/ 어른이 안 되고 싶던 날
내가 어른이 되면 누군가 "됐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아직 안 됐다면 "안 됐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는 조금 안심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마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보노보노.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듯한 한마디 한마디는, 너무나 많은 생각으로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조금은 단순하게 살아가도 좋다고 이야기 해주는듯 하다. <남의 사랑이야기, 어쩌면 나의 이야기> 를 읽고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 읽겠노라며 다짐했었는데, 2년의 시간이 흘러 그녀의 신간을 다시 마주하고 보니 역시나 좋다. 흐드러진 벚꽃과 함께 시작했던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벚꽃 엔딩에 맞춰 다 읽은 지금도 갈무리 해둔 문장들을 휘리릭 펼쳐보며 이 만화도 곧 정도해보리라 생각해본다. 살아가는 일이 서툴 수 밖에 없는 어른의 삶. 아기 해달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만나보는건 어떨까? 조심스레 추천해보고 싶어지는 글이다.
(항상, 너무 좋았던 책의 서평은 어렵고 또 아쉽기도 하다. 글쓰기 조금 더 잘하고 싶다. - -")
보노보노에 대한 책을 준비하는 내내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그건 만화<보노보노>를 관통하는 주제에 대한 고민이기도 했다. 보노보노와 친구들을 그들의 삶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을까.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걸까. 책이 완성될 즈음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들의 삶의 중심에는 솔직함이 있었다. /Epilogue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