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산다
가쿠타 미츠요 지음, 김현화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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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p/

예전에는 변한다는 사실이 왠지 불안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조금은 재밌게 느껴졌다.  이사를 가기 전에는 가슴이 두근거리지만 막상 가면 의외로 즐겁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하물며 변화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변화함으로써 새로운 내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새로운 내가 오랜 '나'보다 '못하는 것'이 늘었다고 해도 역시 새로운 것은 받아들이면 즐겁기 마련이다.


저마다 다른 삶의 방식, 모습들로 살아가고 있지만 누구나에게 똑같이 적용되는게 세월, 이 아닐까 싶다.  비껴갈수도 없고, 하루, 한 주 , 한 달, 일년.. 그렇게 나이를 먹어오다 보니 어느덧 마흔을 훌쩍 넘기게 됐다. 그래서인지 유독 중년의 삶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들에 눈길이 갔고 <무심하게 산다>도 그 중 한 권이었다.  '세월에 맞서기보다는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살아가고 싶다.' 라는 글귀처럼 흐르는 세월을 붙잡고 싶은 이도 있을테고, 지금의 시간들이 빨리 흘러갔으면 싶은 이들도 있을것이다.  시간이 빨리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은 아무래도 청소년들이 아닐까 싶은데, 나도 그 시절엔 빨리 성인이 되서 제약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더 그랬던 것 같다.   나름 알차고 바쁘게 살아왔던 이십대를 지나, 삼십대는 혼란의 시기였고, 그 시기를 제대로 인지했을 무렵 사 십대를 맞이했다.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 선택을 다시 했더라면, 그랬더라면 오늘의 내가 달라졌을까? 라고 생각했던 시기도 잠시 있었지만 지금은 그럭저럭 내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57p/

만약 바로 앞에 왔던 전철을 탔더라면 지각을 안 했을 텐데, 처럼 가벼운 '만약'이 있는가 하면 만약 그때 이 일을 안 했더라면 인생 자체가 달라졌겠지, 하는 무거운 '만약'도 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내렸을 경우, 다른 선택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만약'의 발생 지점으로 되돌아가더라도 '만약'이 아닌 쪽을 몇 번이고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영원히 '만약'의 앞날을 알 수 없다.  '지금보다 좀 더 살기 수월할까? 살기 버거울까?' 하는 식으로 가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68~69p/

사람은 나이가 든다 해서 반드시 더 나아지지만은 않는다.  매사에 동요하지 않게 되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건넬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지혜로워진다고도 똑똑해진다고도 할 수 없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갈수록 더 급해지고, 불같은 사람은 갈수록 더 불같아지는 등 대부분 내면의 그릇이 작아진다.  너그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그것은 그 사실을 인정해서라기보다 아무래도 상관 없어서, 즉 무관심해서다.  <중략>  아마도 40대인 나보다 30대가 자제하고자 하는 마음이 훨씬 강할지도 모른다.  20대는 어쩌면 그러한 결점들에 아직 눈을 뜨지 못했을지도 모르고 말이다.  삶은 분명 여러 가지를 경험하는 일이지만 경험을 통해 현명해진다기보다 경험함으로써 '자제하지 않아도 무탈하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가쿠다 미쓰요의 솔직한 중년, 사 십대의 삶은 일, 건강, 갱년기, 노화, 숙취해소(?) 능력, 골절, 접골원 등등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마도 건강에 자신했던 삼 십대와 달리 하루 하루가 다르게 느껴지는 사 십대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특히, 이젠 다이어트보단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내게 저자의 운동과 건강에 관한 이야기들은 흥미롭기도 했다.  궁금한 것은 직접 체험해봐야 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조금은 재미있게 느껴졌달까?  앞으로 살아갈 날 들중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일 것이다.  살아온 시간만큼 나만이 가지고 있는 그 무언가도 있을 것이고, 살아갈 시간들 속에서 더 변화하며 살아가겠지만 그래도 세월과 맞서지 않고 사이좋게 살아가는게 더 즐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변화는 천천히 일어난다.
그 변화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을 테고, 나이와 결부시켜서 생각할 수밖에 없을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만큼 내 나이가 쌓이는 방식과 '나의 그릇'을 사용한 세월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고 최근들어 몸소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다지 낡지 않았는데 몸은 내 생각과 다르게 세월을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20대 무렵에는 내가 쉰이 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때와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머지 않아 쉰을 맞이할 나는 어엿한 60대와 70대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에필로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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