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도둑 (별책: 글도둑의 노트 포함) - 작가가 훔친 문장들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19p/
수영하는 방법으로 책을 배우기는 어렵습니다.  책은 이론을 알려줄 뿐이고 실제로 물속에 들어가서 다리를 차고 손을 젓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으로만 배우기는 어렵기 때문에 따라 쓰기를 반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58p/

따라 쓰는 문장들은 느낌이 있는 것들이 좋습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문장만 따라 쓴다고 해서 느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 쓰는 것이 어휘력을 늘려줄 수는 있겠지만 깊이 있는 문장력을 길러주기는 어렵습니다.   문장력을 기르려면 따라 쓰는 문장들이 인간의 본성을 통찰했다거나 가슴을 뒤흔드는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참 부러웠다.  에세이를 주로 읽다보니 자신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 쓰는 사람들이 부러울 수밖에, 글을 쓴다는 자체가 쉽진 않은 일이지만 에세이는 자신의 생각을 담다보니 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기 시작한지도 꽤 됐지만,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기만하다.  써놓고 나면 맘에들지 않고 뒤돌아서면 고쳐볼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일단 한 번 써놓은 글은 잘 수정하지 않게 되니... 그냥 그렇게 글을 쓰고 있었다.  글쓰기가 늘기 위해서 문장을 옮겨적는 '필사'가 도움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해서 지난해부터 짬짬이 필사를 하고 있는데 어휘나 문장이 늘었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던 차였다. 

저자인 안상헌은 책을 많이 읽기로도 유명하지만 책속의 글을 통해서 글을 소개하기도 하고 자신이 읽은 문장들을 참 쉽게 전달해주고 있어서 책이 읽어지지 않을때면 그의 책을 종종 꺼내보곤 하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글도둑 ; 작가가 훔친 문장들 에선 어떤 글쓰기에 대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을까?


1부 작가들은 어떤 문장을 훔칠까

2부 훔친 문장 응용하기

3부 생각을 더해 내 것으로 만들기

4부 글도둑에서 작가로


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책은 글의 사이사이 여백이 있다.  이 여백은 뭘까? 하고 보니 저자가 소개하는 문장들을 따라서 써보는 공간으로 그 공간도 적지 않고 꽤 넓은 편이다.  하지만 책에 끄적이는건 살짝 망설여져서 책과 함께온 글도둑의 노트에 써보기로 했다.  "천천히, 예쁘게, 크게"  글씨에 너무 집착해도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놓칠수 있으니 너무 빠르지 않게 적당한 속도로 글을 써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문장은 천천히 쓰면서 문장 전체의 뜻을 생각할 여유를 가지고 적당한 속도로 천천히 또박또박 적어볼 것.  세 번을 따라 쓰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건 같은 문장이라도 여러번 쓰다보면 그때마다 다른 생각을 떠올리게 되서라고 한다.   따라 쓰기의 목적은 세가지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첫째, 책을 읽다보면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읽기 때문에 문장 하나에 집중하기 어렵다.   책을 읽은 후에 다시 돌아와 중요한 문장에 줄을 치거나 따로 적어두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런 문장들을 곱씹으며 생각하는 동안 깊이 있는 문장을 배우게 되면서 생각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둘째, 글을 옮겨 적는 동안 문장의 구조에 익숙해 지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이다.  셋째, 문장을 옮겨적으며 새로운 어휘들을 습득하므로써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 게 된다고 한다.  좋은 문장들을 옮겨 적는 것 만으로도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94p/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관심이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내 생각을 강화하는 쪽으로 책을 읽게 되고 믿는 것에 대한 확신을 키워갑니다.  이런 독서에서 나를 새롭게 만드는 혁신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카프카는 책을 읽는 다는 것이 자신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깨어 부수는 과정임을 알려줍니다.  

 138p/

그럼 독서를 하면서 어휘력도 넓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문장 자체를 통째로 외우는 것입니다.  혹은 자주 읽어서 외울 정도로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익숙해지면 어휘는 자연스럽게 내 것이 됩니다.  


글도둑 이라는 제목처럼 저자가 책을 읽고 소개하는 문장들 책과 영화를 넘나들며 소개하고 있다.  읽어본 책들보다 아직 접해보지 못한 책들이 더 많은지라 읽어볼 책들을 갈무리하는 재미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고, 읽었음에도 이런 문장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읽으며 마음에 들었던 문장을 천천히 옮겨 적어보며 다시 한 번 읽는게 글쓰기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187p/

가장 기본적인 글쓰기의 구조가 '문장+설명+주장(생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97p/

시가 생각을 넓혀주는 것은 내가 알던 단어의 의미를 확장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단어의 뜻을 깨부수기도 하고 확대시키기도 하며 긍정적으로 변모시키기도 합니다.  우리가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던 것이 새로운 의미를 얻고, 덕분에 삶은 넉넉해집니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수영을 글로 배울수 없다고.   책을 읽는것 만으로도 글을 잘 쓰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던 내겐 이보다 더 적절한 비유가 없지 않았나 싶다.  근 20년 가까이 수영장 근처에는 가지도 않으면서 올해는 수영을 배워야지! 도 아니고 수영을 잘하고 싶다 고 매년 생각하고 계획만 세우고 있으니, 책을 읽는것 만으로 이정도 읽었으니 나도 모르게 글이 좀 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 인 것을...  책을 읽으며 문장을 옮겨적고, 필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각을 확장하고 문장을 바꿔보고 그 문장에 이어 내 생각을 적어보는 것.  그리고 어렵다 생각했던 시에 대해서도 짧게 다루고 있는데 이렇게 읽다보니 글쓰기도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도 글을 잘 써보고 싶다, 하는 분들에게 한번쯤 읽고 써보길 권해보고 싶은 책이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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