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독한 오후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평범한 바베큐 파티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그저 평범한 일요일, 이웃에서 열린 바베큐 파티.  그저 그런 날 중, 좋은 이웃들과 함께한 맛있고 행복한 주말 일 수 있었을지도 모를 그날.. 그날 하루로 세 부부의 일상은 너무나도 달라져 버린다.  바베큐 파티를 주관한 비드와 티파니 부부는 오랜 이웃인 에리카와 올리버, 그리고 에리카의 친구인 클레멘타인과 샘부부 그리고 그의 아이들을 초청한 작은 파티를 연다.  



10p/

기억이란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신만의 얘기' 인 거다.


비드와 티파니부부의 딸인 다코타가 클레멘타인의 아이들을 돌보며 놀아주기로 했고, 어른들을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던 에리카가 올리버와 아이를 갖기 위해 2년동안 인공수정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클레멘타인과 샘부부에게 이야기하며 자신들을 도와달라고 하는데, 오랜 친구인 에리카와 클레멘타인은 친한듯하지만 친하지 않아보인다.  아버지가 가정을 떠나며 남겨진 에리카의 엄마는 수집증이 광적으로 심해져 치료도 거부한 채 집을 자신만의 동굴로 만들어버리고 그런 가정에서 살 수 없었던 에리카는 클레멘타인의 엄마인 팸의 눈에 띄어 그녀의 가족들에게 가족같은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다.  이야기는 바베큐 파티 당일과 두 달이 지난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고 등장인물들 각자의 생각과 살아온 인생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한다. 



129p/

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로를 보다 그저 고개를 돌려버렸다.  새로 얻은 인생에선, 아주 조심스럽게 걷고 있는 인생에선,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인생에선, 잠깐이라도 한눈을 파는 건 어리석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이 인생에선, 시시덕거리는 일은 규칙에 어긋나는 거다.


바베큐 파티를 주관했던 비드와 티파니의 집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에리카도 조금은 친해졌다고 생각했던 클레멘타인과도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가 되어버리고, 그날의 기억이 일부분 나지 않는 에리카에겐 기억나지 않는 시간들이 답답하기만하다.  클레멘타인은 남편 샘과의 관계가, 그리고 에리카 부부가 부탁했던 일이 맴돌아서 곧있을 첼리스트 오디션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만일 우리가 그 날' 이라는 가정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우리 일상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만일... 만일...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등장인물들이 한 사건을 중심으로 저마다의 생각을 하고 인과관계를 생각하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아니었을까?  리안 모리아티의 <허즈번드 시크릿> ,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만큼의 반전이나 호기심은 조금 덜했지만 생활에 조금 더 밀착된 일상의 사건과 인물들의 내면 갈등에 대한 묘사가 더욱 세밀해진 글이었던것 같다.  아마도 책표지처럼 잔뜩 흐리고 비가 오는날 읽어서 더 몰입이 잘 되었던 글일지도....



384p/
삶을 바꿀 순 없는 거야.
평범한 인생에서 보이지 않는 선을 넘어 비극이 일어나는 평행우주로 들어가는 걸 막아줄 특별한 보호 장치는 없는 거야.
모든 게 이런 식으로 일어나는 거야.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아냐.  그저 똑같은 사람으로 이런 일을 겪는 거야.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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