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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 우주일지
신동욱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1월
평점 :

신동욱이란 배우가 인상깊게 남았던 건 <소울메이트>라는 드라마를 통해서였다. 2006년 방영된 드라마,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구나.... 다른 배우들은 기억조차도 흐릿했는데 드라마 <소울메이트>를 이야기 할때 빠지지 않던 신동욱. 그가 군에서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이라는 희귀병 판정을 받고 그렇게 잊혀지는듯 했다. 그러다 그가 소설가로 데뷔 한다는 소식에 그가 글을? 이란 생각을 했는데... 책이 출간되자 마자 읽어보게 되었다. 그 유명한 우주 영화 <마션>도 보지 않았던 난데, 우주가 소재인 글이 재미가 있을까? 하는 걱정을 뒤로하고 몇 페이지를 읽지도 않아 '이 책이 정말 배우 신동욱이 쓴 책이라고?' 라는 생각에 놀라워하며 책장이 신나게 넘어가기 시작했다. T그룹의 CEO인 맥 매커천, 그는 두혁신적인 사업가이며, 전기 자동차의 아버지, 바람둥이, 화성이주를 꿈꾸는 개척자이며 우주인이다. 화성이주를 계확하고 있던 그에게 화성이주보다 우주 엘리베이터가 더 실용적이라는 과학자 안나와의 만남에서, 우주를 사랑한다는 공통적인 관심과 함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소행성. 그녀는 별을 따달란다. 그 소행성을 가지러 안나와의 짧음 만남, 결혼을 뒤로하고 우주로 떠난다. 3년의 일정으로 떠난 우주.... 아내의 부탁으로 우주일지를 작성하는 맥 매커천과 안나의 회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의 속도는 제법 빠르고 우주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놀라울 정도였다.
213p/
찰나였다. 모든 인간들에게 다가오는 악몽들이 늘 그렇듯, 이곳에서 벌어진 악몽 또한 찰나의 순간이었다.
악몽 같은 일들은 언제나 고요하게 숨을 죽인 채 인간의 뒤를 덮친다. 아무런 경고 없이, 아무런 신호 없이, 아무런 소리 없이. 그리고 가끔은 아무런 고통도 없이. 그나마 우주의 악령은 민준에게 자그마한 자비를 베푸는 듯했다.
그는 아무런 고통조차 느끼지 못할 테니까. 찰나의 순간이니까.
244p/
나는 선한 사람일수록 악의 유혹을 더욱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인간의 인생사에서 겪게 되는 사건들이라고 해봐야 대부분 비슷할 테고, 악에 길든 사람일수록 선과 악에 대한 갈등에 무뎌져 있을 테니까, 갈등이 적을수록 스스럼없이 자신의 이득만을 챙길 수 있다. 그것이 그들이 악하지만 잘살 수 있는 이유이다.
페덱스 1,2,3호기라는 이름을 달고 소행성을 운반하러 떠난 일정은 순조로울것 같았지만, 함께 탑승한 빌리에게 문제가 생기며 우주에서의 일정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는것 같다.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는 맥의 문체가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었던 우주의 이야기와 적절하게 잘 어울려 더 가독성있게 읽어 갈 수 있었다. 문장 사이 사이 시선을 사로잡는 문장은 어쩌면 그가 고민했던 내면의 생각들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몇 번을 읽어보기도 했다.
395p/
누군가에게 나의 상황에 대해서 동정을 받다보면 한없는 슬픔에 빠져 나약해질 것만 같았다. 지금이야 좆 된 줄도 모르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아서 객관적인 나의 현재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면, 아마도 나는 버텨내지 못할 것 같다. 자기 연민에 빠질 바에야 고독과 외로움이 도리어 나은 법이다. 최소한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슬픈 상황에 빠졌는지는 잘 모를 테니까.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준비를 해야 이렇게 생생한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까? 책의 마지막 즈음엔 기어이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광활한 우주의 한낱 점일 지도 모를 지구에 사는 우리는 오늘도 아둥바둥 하루살아가고 있고 행복이 무엇일까 심각하게 고민하지만, 오늘 하루를 잘 살아냈다는게 행복이 아닐까? 조금은 익살스러운 우주선내의 에피소드들이 우리나라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등장인물들을 어떤 배우로 하면 좋을까? 라는 상상을 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았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배우 신동욱의 작가로서의 데뷔는 멋졌다고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을 읽고 즐겼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후회와 슬픔에 사로잡혀 침묵의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거대한 장벽은, 달리 생각하면 커다란 도약일 뿐이다"라고. 그 때문에 글을 썼고, 복귀는 꼭 소설로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내가 해낸 것을, 누군가도 해낼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시련은 얼음과도 같아서 언젠가는 녹기 마련이니까.
내가 당신을 응원하겠다. /작가의 우주입문기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