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비서들 - 상위 1%의 눈먼 돈 좀 털어먹은 멋진 언니들
카밀 페리 지음, 김고명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눈에 띄었던 <도둑비서들>... 비서들이 도둑이 된다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렵고 학교를 다니며 받은 학자금 대출로 시작한 빚은 줄어들 기미가 없어, 악순환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부모님 세대만해도 열심히 살면 조금씩 개선되고 바뀌는게 눈으로 보이고 뿌듯함도 느낄수 있는 삶이었지만 이건 뭔가!!!  빈부격차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자들의 부는 더 축적되어가지만 없는 사람들은 빚으 굴레에 탑승하게 되면 내리기가 쉽지 않다.



17p/

만 구천백사십칠 달러.  내겐 굉장히 큰 돈이었다.  내가 한 10년 동안 고생고생하며 상환했지만 아직도 다 못 갚은 학자금 대출 잔액과 거의 맞아떨어지는 금액이었다.  (주는 것도 없이 받아먹기만 한 뉴욕대, 고오맙다!!)

나는 수표를 반으로 접고 또 반으로 접어서 내 가방 속 블랙홀 같은 어둠 깊숙이 찔러 넣었다.

나중에 가서 이때를 내가 흔들린 순간, 인생의 전환점으로 인식하게 됐다. 


여기, 세계 굴지의 언론사 타이탄의 회장 로버트의 비서인 티나.  뉴욕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그녀의 연봉은 약 4만불, 학자금 대출은 2만달러가 남았다.  6년째 로버트의 비서로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그래도 비서로는 유능했다.) 로버트의 신임도 받고 있던 티나.  그러던 중 눈 먼돈 2만달러가 그녀의 수중에 들어왔다.  순간 인생극장의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는 기분이.... '당신의 선택은!!!'  아마 나라도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이미 롤러코스터 위에 올랐다.  아무도 모르게 지나갈 줄 알았던 일이 경영관리팀 비서인 에밀리가 알게 되면서 그녀의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로버트의 영수증을 위조해 에밀리의 빚을 처리해 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닌 시작일 줄이야.  회계팀장인 마지가 티나와 에밀리를 불러 너희들의 일을 알고 있으니 내가 부탁하는 일도 처리해달라고 하는데...



169p/

"계략이라니.  그 잠재력을 생각해보라고, 티나.  우리는 그냥 평범한 99퍼센트가 아니야.  우리는 상위 1퍼센트의 비서잖아.  거기서 힘이 나오는거라고."


231p/

재미있는 건 이 난장판 같은 사건이 웬디의 당초 계획대로 부의 재분배 네트워크를 만드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가진 자들의 돈을 취해서 못 가진 자들에게 나눠준다.  단, 횡력으로 자금을 모으진 않는다(결정적인 차이였다).  그렇다면 썩 나쁜 계획은 아니었다. 


티나가 눈먼 수표로 자신의 학자금 대출을 갚은 일을 시작으로 일은 점점 커져 그녀 주변의 몇 몇 비서들과 얽히기 시작하면서 단순히 임원들의 경비를 조금씩 모아 처리해왔던 일이, 눈덩이처럼 커져 사회사업의 일환으로 번지게 되는 과정이, 긴장감으로 인해 멈출수가 없을 지경이다.  남자친구인 케빈이 흘린 말 한마디에 언론에도 살짝 알려지며 합법적인 일로 만들고 싶어진 '빈손연합' (어쩌다 만들어졌지만 제법 잘 어울리는 이름인..).  티나의 상관인 로버트의 행동도 조금 이해는 됐지만 정말 티나를 생각했던 로버트의 마음은 무었이었을까?  정말 거의 마지막즈음이 되어서 알았을까?  큰 기업을 좌지우지 하는 그들의 뒤엔 유능한 비서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공부하기 위해 졌던 빚을 청산하지 못하고 몇년을 일하지만, 그건 사회의 잘못이지 않을까? 



258p/

"이 나라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학을 나와서 열심히 일하면 중산층으로 남부럽잖게 살 수 있다던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지난 30년 동안 정치와 경제 지형이 변하면서 현재의 20대와 30대가 중산층이 되겠단 꿈을 이룰 가능성은 부모 세대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적어졌습니다.  우리가 게을러서, 직업의식이 투철하지 않아서, 과소비에 취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진짜 이유는 바로 우리가 이 시대의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지인들을 만나 아이들의 교육 이야기를 들을 때면 헉! 소리가 나기도 한다.  초등학생때부터 백만원대의 과외를 하는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 과연 그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 즈음이면 또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예전엔 개천에서 용난다는 이야기도 종종 있었지만, 요즘은 투자한 만큼 유지하고 뽑아내는 세상이니까.. 하면서 생각하면서도 한 편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학교에서의 정규교육만으로도 충분한 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사회의 모순은 무엇일까?  부의 축적이 일정방향으로만 진행되고 있는거? 해마다 쏟아져나오는 대학졸업생들, 그들이 이미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안게 되는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더미.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 라는건 이제 애초부터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또, 우리의 이야기 같기도 했던 <도둑비서들>, 종반으로 치닫을때까지 긴장을 풀 수 없었지만 재치있고 기발한 아가씨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상상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이니 즐기면서 읽기만 해주시기를~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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