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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바람만 느껴줘 - 길 위에서 마주한 찬란한 순간들
청춘유리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9월
평점 :

요즘 유행하는 아날로그파리 느낌의 사진들을 읽으며 청춘유리가 이야기 하는 자신의 여행이야기. 요즘 학생들은 글쓰는 것도 배우는 걸까? 아니면 여행길 위에서 그만큼 그녀가 성장했던걸까? 책을 읽으면서 책표지도 보고 저자에 대한 프로필도 다시 읽어봤지만 그녀는 26살. 18살에 처음 교환학생으로 향하는 큰 배에서, 그녀는 오직 이 순간만 사는 사람처럼 온전히 바람을 안고 살아보기로 한다.
28p/
이 느낌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참 궁금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는 배에서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여행'이라는 단어의 깊은 의미로부터, 새로움, 설렘, 바람, 노랫소리, 고독함, 환희, 햇살, 노을.... 이 모든 것들이 좋은 에너지로 내게 스며드는 이유, 그것은 내가 여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 나는 가야겠다! 비록 지금은 어리지만, 20살이 되면 진~짜 많은 나라들을 여행할거야.
그래서 이 짜릿함을 다 느껴볼 거야. -2008년, 어느 날의 일기 중
107p/
내 생에 단 한 번뿐인 나의 2015년 3월 29일도 지나간다.
난 그렇게 오늘도 떠날 8월을 꿈꾼다.
다시 하늘을 날고 있을 그날을 꿈꾼다.
그렇기에 나의 3월은 힘차다.
다가올 내일에, 지금을 더욱 힘내어 사는 일.
기대를 안고 떠날 그날을 위해
오늘 밤 조금 더 기쁘게 잠드는 일.
나는 이것을 바로 '꿈의 힘'이라 이름할 테다.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참 밝은 사람이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글 사이사이 묻어나는 그리움, 때론 외롭고, 배가고프기도 했고, 지갑을 잊어버리거나 도둑맞아서 막연한 순간들도 있었다. 혼자 여행이 좋지 만은 않았지만 그러한 시간들을 겪으면서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이 더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여행을 하면서 분명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텐데, 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던 단 하나의 이유를 나는 꿈을 이루고 있었으므로... 철없는 18살 어린아이의 순수했던 꿈을 이뤄내고 있다고 그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꿈을 꾸고, 그 꿈을 꾸기 위해 노력하고 꿈을 이루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분명 많은 꿈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어느새 현실에 묻혀버린 꿈은 이제 내 꿈이 무엇이었던가?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니 말이다.


221p/
많은 사람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래 머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우리가 닿은 이곳에 너무 많이 존재한다.
그러니 욕심 내지 않고 천천히
진짜 당신이 닿은 그곳에 빠져들라.
240p/
"인생은 퍼즐과도 같아서 제대로 맞출 때도 있고 또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순간도 있단다. 그러니 잘못 끼웠다면 다시 맞춰 가면 되는 거야. 그렇게 한 피스 한 피스 잘 맞춰 가면서 또는 틀리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거야. 예쁘지 않은 이야기일지라도 삶을 그곳에 담아가면서 우리는 그렇게 퍼즐을 완성해가는 거지. 그리고 퍼즐이 완성이 됐을 때 네 마음에 든다면 그건 정말 잘 살아온 거고 말이야. 아쉽게 해변에 뛰어들진 못했지만 해변을 품을 수는 있었으니 우리는 오늘 또 하나의 퍼즐을 잘 끼운 셈이야, 그렇지? 화이팅 유리!"
그리스의 자킨토스 섬! (사진으로 보니 태양의 후예에 나왔던 그 섬!) 꼭 가고 싶었던 장소를, 언제 다시 와볼 지도 모를 곳에서 성수기가 아닌 이유로, 날씨 가지 못하게 됐을 때의 심정은 어땠을까? 정말 울컥하고 울고 싶었을 것이다. 그때 현지 호스트의 호의로 차가 없으면 가지 못할 길을 올라 그 섬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에 섰을 때의 풍경은 자신이 보고자 했던 것보다 더한 광경에 벅찬 감동이 글로도 전해지는 것 같았다.
253p/
그래, 세상 어디를 가든 일상과 일탈은 존재하는 것이었다. 일상이 있기에 일탈이 소중해지는 법이었고, 일탈이 있기에 돌아올 일상이 그리워지는 것이었다. 나는 이 속에서 또 다른 일상과 일탈을 찾아야 했던 것이다.
혼자하는 여행글과 사진만 이었다면 여느 청춘들의 여행 이야기라 생각했을텐데, 에세이 뒷 부분즈음에 엄마, 동생과 함께한 여행이야기가 왜 그리도 와 닿는지.... 엄마를 모시고 여행하기 위해서 2년동안 알바를 하며 돈을 모았다는 이야기에 울컥. 참으로 예쁜 유리. Special thanks to 에 엄마의 사진과 애틋한 글 들은 유리가 길 위에서 여행지를 보고 즐긴것만이 아닌 그곳들의 감성을 오롯이 마음에 눈에 예쁘게 담아왔구나, 그것들을 평생을 가족을 위해 사시느라 주름이 늘어가신 엄마에게도 보여주고 함께 보고 싶었구나 하는게 그대로 전해져서 또 울컥. 그녀는 책 표지에 "오늘 저녁 당신을 웃게 만드는 책이고 싶다." 라고 썼지만 웃으면서도 뭉클하고 두근거리는 참 예쁜 에세이였다. 18살 어떻게 보면 어리다고 할 수 있는 나이에 '여행'을 자신의 꿈이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자신의 꿈을 한데모아 엮어낸 <오늘은 이 바람만 느껴줘> 깊어가는 가을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함께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