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세계사 - 잔혹한 범죄에서 금지된 장난까지, 금기와 금단을 넘나드는 어른들의 역사 이야기 풍경이 있는 역사 4
이주은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백년전의 이야기.  우리가 알던 동화, 그리고 역사속의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예전에 잔혹동화 시리즈를 몇 권 읽었던터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동 버전의 이야기가 초창기엔 그렇지 않았던 경우도 있다는걸 조금은 알고 있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라 최근 한국사 공부도 다시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정통 역사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이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 법이 아닐까?   학교의 딱딱한 의자에 앉아 받아적는 이야기가 아닌 어두운 저녁 수군거리며 했던 이야기들이 더 뇌리에 남지 않았던가? 라는 생각에 블로그를 시작했다는 저자의 글이 모여져 <은밀한 세계사>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유명인들의 속사정 이야기나 소문은 사람들의 귀를 쫑끗하게 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누구 개그맨이 아무개 배우랑 사귄다거나 라는 얘기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계에서 섹스 스캔들이 벌어졌다는 소문을 SNS를 통해 나누고는 합니다.  굳이 유명인사로 갈 것까지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람의 뒷담화를 하며 시간을 때우는 것이 흔한 하루 일과지요.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말과 소문의 힘은 오랜 세월 동안 위력을 떨쳐왔습니다.  그러니 이것이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죠.  예전에는 입에서 입으로, 발전해봤자 종이 위의 손글씨로 전달되었던 소문은 얼마 후 새로운 시대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인쇄술의 발명이었죠.  국가에 대한 반발심을 가진 군중과 인쇄술의 조합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낳았고 프랑스 혁명 이후로는 없어서는 안될 전술이 되었습니다.  /p83


책의 이야기는 동화, 역사, 역사속의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등 경계를 넘나들며 세계사 속에 담겨진 뒷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막연한 추측이 아닌 검증된 자료를 뒷받침 하는 이야기들이라 더 흥미로운게 아닐까?  글을 읽다보면 주석이 표시된 부분이 있고 책의 맨 뒷페이지엔 그에 대한 참고문헌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을 집필한 저자가 참 어마어마 자료들을 참고했겠구나 싶다.)



그 외에도 단두대에 올라 거대한 칼날에 목이 잘려나갔던 사람들을 기리고 기억한다는 의미로 여자들은 목에 까만 끈을 묶곤 했습니다.  목에 딱 맞게 묶은 까만 끈이라니 왠지 익숙한 패션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요즘도 종종 유행하는 초커 목걸이가 생각나실 텐데요.  유럽에서는 이러한 초커 목걸이가 바로 공포정치 때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초커 목걸이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시작이 역시 달라지긴 합니다.  /p108


그 이후로도 원치 않는 '깜짝 선물'을 피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계속되어 현재에는 21일 간 매일 먹는 경구피임약, 피임 패치, 콘돔, 루프, 정관수술, 성관계 이후 72시간 내에 먹어야 하며 낙태와 함께 생명 관련 논란이 있는 사후피임약 등 참으로 다양한 피임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인과 사랑을 나누며 가까워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새로운 생명을 만들 수도 있는 일인 만큼 언제나 책임감을 가져야 하겠지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지금은 검증되고 안전한 수많은 피임법들이 있으니 레몬이니 서양관중이니 하는 옛날 피임 및 낙태법은 절대로, 절대로 따라하시면 안 됩니다! /p126


몇 백 년전에도 유행은 있었고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 사람들의 삶과 그 시대가 녹아들어 있었던것 같다.  아마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찾아보고 글을 만들어가겠지만 그런 글을 앉아서 편하게 읽을수 있다는건 참 좋은일,  이 책을 혼자 읽지 않겠다고 무던히도 노력하다 읽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건, 그래도 동화속 이야기의 변천사였던것 같다.  좀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렇게 글을 쓴 의도가 분명 있지 않았을까?   책의 목차는 있지만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휘리릭 펼쳐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도 좋을 이야기.  역사속 은밀한 이야기들, 여름이 오는 길목에서 읽어보면 어떨까?  무더운 여름밤 살짝 으스스한 한기를 느껴볼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본 포스팅은 인터파크도서 활자중독 1기 서평단 활동으로 체험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