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고수리 지음 / 첫눈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에게나 죽을 것 같은 날들이 있고, 또 누구에게나 위로를 건네주고 싶은 선한 순간들이 있다.  외딴 방에서, 미용실에서, 텅 빈 거리에서, 어느 새벽 눈이 내리는 거리 한가운데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는 이름 모를 당신에게 나의 온기를 나눠주고 싶다.  바람이 불고 밤이 오고 눈이 내리는 것처럼 자연스런 위로를 건네고 싶다. / p54



읽고 싶어 읽는 책도 있지만, 꼭 읽어야만 하는 책들을 들고 있는 요즘... 읽어지지 않는 책을 일주일 넘게 끙끙앓으며 들고 있다가 내려놓기로 마음먹고 들었던 책이었다.  책표지를 들추니 작가님의 친필인지 내 이름 석자를 너무나 다정하게 적어주어, 읽기도 전에 마음이 갔던 책.  그 안에 내 이름 석자를 보기 전부터 책표지와 제목에 이미 마음이 갔던 책이었다.  카카오 브런치 '그녀의 요일들' 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연재해왔던 고수리 작가의 글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인듯하다.  책을 몇 장 넘기면서 활자가 작은편이어서 집중해서 읽어야 했던 책이었는데....1/3정도 읽다보니 그마저도 적응되긴 했지만, 다음 인쇄가 들어간다면 활자는 조금만 더 키웠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 



아주 평범한 우리의 일상도 프리뷰한다면 어떨지 상상해본다.  내가 우주의 티끌만큼 작고 하찮은 존재라고 느껴질 때 매일 똑같은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생활이 지긋지긋하고 버거울 때, 어느 것 하나 맘에 들지 않고 자신이 너무도 못생겨 보일 때, 딱 20일만, 그런 우리의 일상을 프리뷰해 보는 건 어떨까.  나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마음을 울리는 결정적 1분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p73~74



어른이란 말은 어렵다.  내가 다 자란 사람이라고, 이제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어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살아도 살아도 세상은 모르는 것투성이, 툭하면 상처받고 툭하면 우는 내가 어른이라니 삼십 대에 막 접어든 나는, 지금도 내가 어른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p94



다른 이들의 삶도 같겠지?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이렇다 할 이벤트가 없는 이상은 그냥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겠지... 하는 생각,  매장을 3년 넘게 운영하면서 이 공간이 전부가 되어버린 내게, 책은 일종의 비상구 같은 존재.  에세이나 여행서를 고집하는 이유도 조금은 몽글해지고 싶고 다른이의 여행글을 읽으며 대리만족도 하고 싶었고, 일상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그, 그녀들은 어떤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들...  그녀글을 읽고 있노라면 이 정도면 나도 잘 살아내고 있는거구나...하고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가끔은 다 내려놓고 싶은 순간이 있다가도 책 한 권을 읽을때마다 자그마한 위로를 받는것 같아 이내 힘을 얻곤 한다.



죽음과 슬픔과 삶은 모두 비슷한 울음소리를 가졌다.  엉엉 울다가 또 숨죽여 울다가, 힘이 빠지면 잠시 쉬었다가.  그 반복적인 울음소리는 마치 허밍 같기도 해서 혀끝에 머물고 입안을 굴러다녔다  나는 뒤늦게야 알았지만 사실 죽음의 발음은 그랬다. /p203



끼니라는 건, 언제고 누가 곁에 있어야 챙겨먹을 수 있는 밥이 아니었다.  살아가기 위해서 스스로 챙겨야 하는 생의 기운이었다. /p211



살아가며 많은 선택을 하고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겠지만, 가끔 숨이 턱에 차오를 정도로 힘들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때, 책 한권들고 버스, 지하철, 기차 등등 혼자 잠시 일상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하루의 몇 시간, 잠시지만 이런 책 한 권이라면 잠시 떠났던 일상의 밖에서 이내 다정한 위로를 받고 다시 일상속에서 화이팅! 할 기운을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둠 속이 너무도 희미해 잘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가 있으니까.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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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1 1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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