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2016년을 시작하며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며 책들을 뒤적이다 그녀의 책을 집어들었다.  어쩌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나의 갈망이 그녀의 책을 먼저 손에 들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녀의 삶을 보면 열정이 가득한 여자,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서 끊임 없이 노력하는 사람.  이란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곤 한다.  방송인에서 여행작가로 거듭나기까지, 그리고 여행지에서 일상으로 돌아와 자신의 회사를 꾸려가며 한 달이라는 긴 여행을 준비하며 그녀가 여행에서 비우고 채우고자 했던것은 무엇이었을까?  3년전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가 평생 여행하고 싶어했던 나라였던 페루,  그곳에서라면 아버지와의 이별을 조금은 덜 아프게 보듬을 수 있을것 같다고 했다.  언제까지나 곁에 계실거라 생각하는 부모님과의 갑작스런 이별을 아직은 생각도 하고 싶지 않지만 그런일을 당한 그녀의 심정이 어떨지 짐작조차 가지 않기에 그녀가 페루 여행에 가진 큰 의미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까?



게다가 이번엔 한 달간의 여행.  준비 과정만 해도 아바타가 열 명쯤 필요했다.  여행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떠나기 전'부분을 만끽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약간의 희생이 따른다 해도 '쉼표'를 찍는 일은 기꺼이 해내야만 하는 것이다.  집 안 대청소를 해서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먼지를 떨어내듯 머리속도 켜켜이 쌓인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해야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쁨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가끔 디톡스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 정신도 마찬가지다.  일상의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린 영혼에서 독소를 빼내야 한다.  걱정, 불안, 경쟁심, 분노, 조바심 등을 내보내고 빈 공간을 마련하는 일.  그것이 바로 휴가다/p22



페루 여행은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어 더욱 감사한 시간이었다.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한없이 낮아지던 경험, 때로는 그저 겸허하게 받아들이거나 포기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는 깨달음.  인간 능력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교만함을 버릴수록 영혼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소중한 진리.  이것이 바로 페루 여행에서 얻은 첫 번째 가르침이었다.  /p115



여행을 준비하는 순간의 설레임은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 여행지의 일상으로 전환 되는듯 하다.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그녀의 해박한 지식과 그녀가 경험했던 순간들을 글로 읽으며 나도 그 순간을 느끼고 싶어진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페루, 라는 나라에 대해 여행을 생각했었던가?  그렇진 않았던것 같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왜이리 쉬고 싶다는 생각만 드는지, 아마도 쉼 없이 달려온 일상에 몸도 마음도 지쳐서이겠지만 가끔 이렇게 읽는 에세이들을 통해 새로운 나라, 여행지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느끼게 되는듯 하다.  스페인에게 정복당한 역사, 아마존과 안데스의 광활한 자연, 마추픽추와 잉카인들의 산책로, 티티카카 호수에서 문명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 나스카 라인을 비롯한 잉카 시대의 유적들은 페루라는 나라와 잉카 문명에 대해 무지했던 내게 역사의 한 부분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깜찍하게도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QR코드를 만나게 된다.  호기심에 검색해보니 여행지에서 간간히 찍은 동영상을 QR코드를 찍으면 볼 수 있게해서 사진으로 보는 에세이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역사는 쉬지 않고 흐른다.  우리는 그 역사의 강을 따라 흘러가버리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 인간들.  창틀에 소복하게 쌓였다가 바람 한번 불면 포로로 날아가버리는 먼지와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러니 짧은 여행길 같은 인생에서 욕심 따위는 버리고 걸어도 좋다.  죽음도 너무 두려워하거나 애석해하지 말지어다.  그것 또한 삶의 일부인 것이니' /p155



손미나의 다른 책들에 비해 더 잘 읽어졌고, 즐겁게 읽어졌던건 여행작가로 시간을 보내온 그녀의 내공이 쌓였기 때문일 테고, 여행지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의 시간을 통해 그녀가 좋은 에너지를 충분히 받고 돌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여행의 시작도 중간도 끝도 사람에게 시작하고 사람에게서 끝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만큼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그녀에게 좋게 작용하는 인연들이 우연으로만 생각하게 되진 않는것 같다.  아마도 생각하는대로 흘러가기 때문이지 않을까?  페루여행을 다녀와 비우고 채운 만큼, 다시 열심히 일상을 시작할 그녀.  그녀의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페루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참고해도 좋을 만한 정보가 그녀의 글이 끝난 뒷 페이지에 너무도 상세하게 나와 있어서 페루여행을 계획중인 이들이라면 참고해도 좋을듯 하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