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스토리콜렉터 38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지난 여름, 지인이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부인>이라는 꽤 귀여운 표지의 책을 들고 왔었다.   할머니가 스파이라구?  통상 스파이는 젊고 미남, 미녀를 생각하게 되는데... 할머니가 스파이?  호감도가 조금 떨어져서 패스! 했던 책이었는데, 이 책 의외로 재미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시리즈 도서라는데 중간부터 읽어도 무리가 없을듯해서 <폴리팩스부인 미션 이스탄불>을 겟!



인생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가야, 하고 생각하면서 부인은 어깨를 곧게 폈다. /p19



전편에서 스파이로 활약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와 평범한 일상을 지내고 있던 폴리팩스 부인.  어느날 다시 급박한 임무에 투입된다.  어쩌면 너무 스파이 같아 보이는 사람보다, 푸근한 인상의 할머니가 임무에 적합할 때도 있는걸까?  책을 손에 든 순간부터 할머니가 주인공인 이야기답지 않게 긴박하고 숨가쁘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조마조마 아슬아슬 하지만 폴리팩스 부인의 재치있고, 긍정적인 생각과 잘 맞아들어간 순간들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 속에 가장 중요한건 '사람'이라는 걸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분명 나쁜놈에게 유리한 순간에도  믿고 긍정적인 기지를 발휘하는걸 보면서, 저런 담대함은 어디에서 나오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왕년의 미녀 스파이를 구출하기 위해 이스탄불로 간 폴리팩스 부인,  미녀 스파이를 노리는 전 세계의 스파이들이 다 모인 터키에서 생각지 않게 일이 꼬여버린 폴리팩스 부인.  스파이들이 난무하는 곳이라 믿을 만한 사람도 없고 CIA랑 연락할 방도는 없다.  현지에서의 상황만으로 탈출에 성공해야하는 상황.  폴리팩스부인은 어떻게 미녀 스파이를 탈출 시키고 자신도 그곳에서의 탈출에 성공할까?



저 멀리서 무에진의 기도소리가 고산지대의 맑고 청명한 공기 속으로 울려퍼지자자 부인은 순간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이 순간을 꼭 기억해둬야지.  폴리팩스 부인은 생각했다.  나중에, 꼭 돌아와서 이 나라의 진정한 모습을 봐야지.

그러나 그때는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리라는 것도 부인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필이면 이 순간, 이름 붙일 수 없는 부드러운 깨달음이, 살아 있다는 기쁨이 밀려온 것은 지금 예기치 못한 순간이기 때문이었다.  위험끝에 찾아온 안전, 굶주림 끝에 찾아온 따뜻한 음식, 기진맥진한 끝에 찾아온 휴식 때문이었다.  새로 사귄 낯설고 멋진 친구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사람들이 꽁꽁 둘러치고 살아가는 안전이라는 것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그건 삶을 가로막는 벽이었고, 기만이고, 터무니없는 망상이었다.  폴리팩스 부인은 이제야 산다는 것이 얼마나 풍성한 일인지를 알게 된 것 같았다. /p183 



"사람의 인생에는 꼭 정해진 패턴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카르마라고 해도 되려나요.  인생이 다른 국면으로 돌아서려고 할 때마다 저는 마치 어떤 억센 손에 떠밀린 것처럼 다시 스파이로서의 인생으로 돌아왔어요. 아내 노릇도, 엄마 노릇도, 제 카르마는 허락하지 않았죠." /p299

 




어쩌면 인생을 살아본, 자식들도, 손주들도 있는 할머니의 입장에선 세상을 그래도 좀 살아본 사람이라는 입장에서 사건들을 바라보기에 조금은 달리 보일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체력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고 힘들었을테지만 그러한 자신의 삶도 즐겁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멋진 할머니.  도로시 길먼은 자신이 마흔세 살일 때부터 일흔일곱살, 무려 35년간 열 네 권의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를 썻다고 하니 이제 국내에 출간된 두 권의 책 말고 얼마나 많은 스토리들이 있을지 더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때로 인생에서 아무런 패턴도 보이지 않는 것만 같은 그 순간, 상상도 하지 못한 우연의 일치가 찾아오기도 한다.  어떤 거대한 힘이 인생의 모든 출발과 도착을 끌어당기고, 조정하고, 배열하고, 짜 맞춰서는, 결국엔 엄청난 일을 성사시키고 마는 것이다. /p3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