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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인 척 - 슬프지 않은 척, 아프지 않은 척, 혼자여도 괜찮은 척
이진이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0월
평점 :

"흔들리는 나 자신 위에 세운 모든 것은 모래성과 같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나 자신입니다."
바로 지금 행복하기를 이야기하는 이 책, 어른이 되면 다, 어른스러워야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곧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전, 아직도 이십대 초반의 그때 그 속내를 지닌채 나이만 들어가고 있는것 같다. 에세이를 좋아하는건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다른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그 시기를 지나보냈을까,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쉼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쉼이 있었다. 그것이 누군가의 눈에는 움츠림으로 보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눈에는 후퇴로 보일 수도 있고 위태로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같은 날의 반복 속에 다른 시작이 존재할 수 있을까? 자존감이 유난히 낮은 편인 나는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고 뒤처진다고 생각 되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늘 열심히 살았고 쫒기듯 살았다. / 프롤로그
사는데 있어 평균이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삶이란 저마다의 인생만큼이나 다양하고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그 삶을 비교하는 평균에 있어선 경제적인 지표로 잣대를 쉽게 드리우기도 한다. 개개인의 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잇고 평균화 될 수 없지만 주변의 다른이들이 저만치 등을 보이고 앞서갈때면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나만 뒤에 서 있는건 아닐까? 그러기 시작하면서 행복의 기준도 가치도 같이 달라지게 되기도 한다. 다른이들보다 조금더, 조금더... 하며 일상의 소소한 작은 행복들을 많이 놓치고 있는건 아닌지...
일러스트가 함께 수록된 에세이보다 사진이 실린 에세이를 선호했는데, 이진이 작가의 에세이는 찾아보게 될 것 같다. 마음이 몽글몽글 해진달까? 너무 감성적이지도 그렇다고 감정에 호소하지도 않지만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이야기들이 더 깊게 와 닿았던 것 같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달까? 그림과 글이 함께 있는 에세이여서 때론 몇 자의 글보다 그림 몇 커트가 더 와 닿았던 건, 글로 다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이미지로 전달 할 수 있는 감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점점 빠져들고,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작가의 집필글이라 더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어른이니까 이 즈음이면 난 이정도는 되야하지 않을까?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사회적인 기준 이랄까? 다른 이들처럼 평범하게 사는게 왜 어려울까? 라는 생각도... 부쩍하게 되는 요즘 이었다.
아무렇지 않은척, 괜찮은 척, 어른인 척... 척.척.척 하며 살아야 하는건 아닐거다. 조금은 힘을 빼고, 조금은 천천히 가도 괜찮지 않을까? 이십대가 되고, 삼십대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것 같은데.... 벌써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지만 내면의 나는 아직도 철없는 이십대 어느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듯 하다. 어른이 되면 내면도 저절로 성장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어른이 되기엔 나의 내면은 성숙하지 않았고, 그런 나라도 처음 살아보는 오늘이기에 그리고 또 다가올 내일은 조금더 나아질거라 생각하기에 그녀의 처방전으로 위로를 삼아본다. 책표지마저도 따스해보여서 마음이 허하고 외로운날 가끔 꺼내보고 싶은 책이 될 것 같다. 함께읽고 싶은 이에게 선물하고 같이 읽어보는건 어떨까? 가을비마저도 따스해보이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