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시선집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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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류시화의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발표, 5년 뒤인 1996년 두 번째 시집인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그리고 15년이 흘러 세 번째 시집인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발표했다고 한다.  앞의 두 권은 소장하고 있기도 하고 학창시절 그 중 좋아하는 시 몇 편은 외우기도 하고 친구나 지인들에게 편지 쓸 일이 있으면 시를 써서 주기도 했어서 학창시절을, 그리고 아련한 그시절의 풋풋한 사랑을 기억하게 하는 시집이고, 기억하는 작가였다.  그로부터 또 시간이 흘러 류시화 시인의 시집 3편중 시들을 추려서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다고 하니, 이 책은 꼭! 소장해야한다는 생각에 다시 읽게 된 2015년판 류시화 시선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세 권의 시집에서 고른 시들을 한 권으로 묶으며 내 시에서 깜빡이는 신호는 '절망과 희망', 혹은 파블로 네루다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도 말했듯이 '질문에 답하는 질문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중첩된 우연들이 모여 운명이 되듯이, 중첩된 단어들이 모여 내 시의 운명을 결정 지었다.  삶은 경이롭고, 외롭고, 정망적일 만큼 희망적이다.  그러는 사이 꽃은 적멸로 지고, 비는 우리를 잠재운다. /시인이 쓴 서문 중

 


류시화 시인도 35년만에 출간하는 시선집이라고 하니 신중한 것인지, 아니면 시인으로서 글을 내는걸 극히도 아끼는 것인지.  그의 시를 다시 읽으면서 그 당시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하고 십대때 읽었던 감성과 삼십대에 읽는 그의 시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십대엔 막연한 아련함과 애틋함이 있었다면 지금은 살아온 시간이 덧입혀져서 시를 읽는 맛을 조금더 알 수 있었다고 할까? 



소금별에 사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릴 수 없지

눈물을 흘리면

소금별이 녹기 때문

소금별 사람들은

눈물을 감추려고 자꾸만

눈을 깜박이지

소금별이 더 많이 반짝이는 건

그 때문이지 / 소금별



고교시절 적은 용돈을 쪼개서 책을 직접 구입해 읽던 시절, 그 시절 구입했던 몇 권 안되는 책들을 아직도 소장하고 있지만 시간의 더께를 덮어쓴 그 책들이 다른 어떤 책들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지는건 그 책들을 다시 읽을 때면 그 시절의 감성들이 어렴풋이나마 떠오르기 때문이 아닐까?  류시화 시선집을 다시 읽으면서 잠시나마 그 시절의 추억들을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아마도 책 선물을 가장 많이 했던 작가가 류시화 시인의 시집이었던것 같은데, 깊어가는 가을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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