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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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 <허즈번드 시크릿> 에 이은 리안 모리아티의 세 번째 국내 출간작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을 읽게 되었다.   HBO 미니시리즈로 제작 예정이고 리즈 위더스푼과 니콜키드먼 제작,주연이 확정된 <빅 리틀 라이즈>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이 작가의 책은 기본 500페이지 이상! 그런데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는 가독력도 있어, 책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듯 하다.  추석 연휴에 아껴 읽으려고 미뤄두다가, 몸살을 혹독하게 앓는 바람에 읽는 기간이 좀 길어졌지만 마지막 부분은 거의 날을 새면서 읽었으니, 그 재미가 어떤 지는 직접 읽어보시길,  ^^



페이스북에 존재하는 인생을 완벽하게 꾸미면 제인도 자신이 그런 삶을 산다고 믿을 수 있을지 몰랐다.  /p178



피리위 반도의 작은 마을, 예비학교에 입학하게 된 세 명의 주인공들이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혼모인 제인이 피리위에 정착하게 되면서 예비학교 입한전 설명회에서 레나타의 아이가 지기를 자신의 목을 조른 아이로 지목하면서 입학 전부터 주목받는 모자가 된다.  지기에게 밝힐 수 없는 아이 아빠에 대한 정체, 과거 어느 시점의 상처로 인해 제인은 식이장애를 겪고 있었고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려고 한다.  매들린, 셀레스트, 제인 이 세 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현실의 삶은 복잡하고 고민이 많아보이는 매들린이 셀레스트와 제인의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로 보였다. 



"어째서 그 두 단어에 유독 이상하게 휘둘리는지 모르겠어요.  그 남자, 나한테 더한 것도 했는데, 정말로 날 아프게 하는 건 그 두 단어예요.  뚱뚱하고 추하다는 거 말예요."

제인은 내뱉듯이 두 단어를 말했다.  매들린은 제인이 그런 말을 하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

"내 말은, 그러니까 남자가 뚱뚱하고 추하면 웃기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성공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잖아요.  하지만 여자가 뚱뚱하고 추하면 아주 부끄러워해야 하는 거 같아요."

(중략)

"여자의 자부심은 전적으로 외모에 있기 때문이에요.  그게 이유예요.  우린 외모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남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느냐 아니냐인 세상요." /p278-279



페리는 유순하고 세심해질 거다.  며칠 뒤에 페리가 다시 출장을 가기 전까지, 이 세상에서 셀레스트만큼 사랑받는 여자는 없을 거다.  셀레스트의 일부는 이 감정을 즐겼다.  학대받는다는 사실에 전율하고 울부짖으면서도 당연하게 여기는 감정을 말이다. /p196



피리위에서 완벽한 가족으로 보이는 셀레스트와 페리부부, 셀레스트는 너무나도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고, 너무나 극성인 쌍둥이를 키우고 있지만 자상한 남편인 페리덕분에 부족할 것 없이 행복해 보인다.  페리는 직업상 출장이 잦고, 그가 다녀가면 그녀는 한동안 넋이 나가곤 하지만 이내 남편을 기다리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듯 보인다.  하지만 그녀와 페리의 관계는 일반적인 부부의 관계가 아니었다.  페리가 미친듯이 격정적으로 변할때면 셀레스트는 그런 페리를 감당해야했고 그러한 폭풍이 지나고 나면 언제그랬냐는듯 너무도 다정한 남편과 아이들의 아빠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셀레스트도 언젠가 이 결혼생활을 그만해야 할 것을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 문제는 항상 극복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고, 다른 사람아이는 항상 고분고분해 보이는 거야.  재빨리 걸어가는 지기를 보면서 매들린은 생각했다. /p259


"두 사람은 아주 다르잖아.  제인이랑 셀레스트 말이야.  근데 왜 난 두 사람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나 몰라.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어." /p136



미혼모인 셀레스트의 과거, 그리고 현재의 셀레스트 이들을 바라보는 매들린의 이야기는 그녀들의 그림자가 어렴풋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600여페이지에 달하는 글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던건 피리위 마을과 학교에 대한 배경설명이 눈에 선하듯 생생하게 묘사 되었고, 등장인물들간의 연결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호기심을 늦출수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직도 어디선가는 벌어지고 있을 가정폭력, 그리고 그것을 자신에게 합리화하며 그냥 살아가려고 하는 당사자, 그런 가정에서 영향을 받아 성장한 아이가 또 그러한 영향을 받지 않으라는 보장이 있을까?  각 가정마다의 작고 사소한 비밀, 사소한 거짓말로 시작된 일들이 어떻게 전개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고 할까?  세 여인의 캐릭터중 가장 매력있었던 인물은 매들린 이었는데, 아마도 내가 가지지 못한 성격과 가정생활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여자로서, 그리고 엄마와 여자들의 친구로서 그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  드라마 제작 예정이라고 알고 읽어서 인지, 조금더 생생하게 읽었던 글이었다.  리안 모리아티의 글은 읽으면 읽을 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것 같아 다음 작품도 기다려지게 되는 작가 대열에 올려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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