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전 우연히 읽게된 <보통의 존재>를 통해서 이석원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예약 판매로 도서구입을 완료해놓고, 잊을때 즈음 도착하면 기쁜 마음으로 읽어야지, 했는데 주변지인들이 먼저 읽고 올라오는 평들이 제각각이라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덥석! 집어 들었다.  글을 읽어내려가는 가독력은 있었으나, 읽으며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다른책이 떠오르는건.... 그래서 그 책을 다시 읽고 싶어졌던건, 나뿐이었을까?  (그 책은 뭐였을까요? ㅋㅋㅋㅋ)



너는 너라서 그런 표정을 짓고 그런 말을 하지.

너는 나라서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런 생각을 해.

우리는 그렇게 다른 사람들인데

왜 네 기준을 함부로 남에게 적용하는 거니.  /오후의 홍차2


무수히 많은 순간들이 모여 영원이 된다.

하여 순간은 작지만 빛나는 영원의 조각들.

그 아름다운 조각들을 너와 함께 새기려는 게 그리 큰 욕심일까. /오후의 홍차3



작가로서의 삶을 즐기진 않지만, 여전히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있고 지독한 대인기피증에 누군가를 사랑하기엔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는 그, 그가 한 여자를 만나 조금은 이상한 관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이럴 수도 있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역시 사람은 자신에게 잘 해주는 사람보다 나쁜, 그리고 조금은 부족한듯한 사람에게 끌리게 되는걸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도 자신의 이상형과는 전혀 다른 김선생에게 반하게 된 순간, 그리고 그녀가 제안하는 이상한 관계에 동의 하면서도 점점 사랑하게 되는 자신을 어쩌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담기 급급하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을 홀로 기억할 때

그 순간은 나만의 것이 된다.  /이유 3



보기 싫은 사람의 전화번호를 함부로 지우지 말 것.

누군지 몰라서 받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니까. / 비상사태



그들의 사랑은 어딘가 모르게 안타까우면서도 열린 결말이 해피엔딩을 짐작하게 한다.   살면서 평범하게 살아간다는게 정말 어렵다는걸, 그 평범이 나는 왜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꾸만 과거를 돌아보게 되는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 때, 그러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일것이다.   사랑을 위해 극복해야 하는 그 무언가가 연인들마다 다 다르겠지만, 내 보기엔 별거 아닌일도 당사자들은 큰 아픔이고 트라우마인 경우가 많기에 쉽게 뭐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긴 아닌것 같다.  여전히 자신에 대한 비판은 읽기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했고, 그런 그도 그런 순간들 보다 행복했던 순간이 더 많은 삶을 살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싶다.  그래야 나도 힘을 낼 수 있을거 같으니.... 그의 전작인 <보통의 존재>를 아직도 끼고 읽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달까?  깊어가는 가을 즈음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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