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대신, 여행 - 오늘은 여행하기 좋은 날입니다
장연정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가볍게 잠시 서울을 떠났다 올 생각으로 열차표 예매를 마치고 책장앞을 서성였습니다.  어떤 책이랑 함께 다녀올까~ 하는 마음에 책을 고르는 손길에도 두근거림이 느껴졌던것 같습니다.  그녀가 읽고 포스트 잇으로 곱게 공감한 문구들을 체크해놓았던 그 책.  아껴두고 언제 읽을까를 고민하다가 문장이 긴 책들은 읽어지지 않을것 같고, 여행엔 역시 에세이! 라며 신나게 챙겨들었던 책이었습니다.

 

 

오늘은 여행하기 좋은 날입니다.

 

 

빠른 KTX보다 조금은 덜컹거리는 기차를 타고 싶었지만 주말에 급하게 표를 구하는지라 그런 여유까지는 부릴 수 없었어요.  서서히 출발하는 열차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겠다고 사진을 찍고서야 '비상창유리'라는 글자가 선명히 보입니다.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사물만을 보려 하기에 나중에서야 그 글자 눈에 들어왔나봅니다.  <눈물 대신, 여행> 장연정의 세 번째 에세이는 살아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감수성은 타고 나야 하는걸까요?  글로 표현되어지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하기도 하고 때론 조금은 어렵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그녀의 서른한 살을 그토록 힘들게 했을까요? 

 

 

묻고 싶다.  다시 돌아가 한 평생을 살고 싶다면, 당신은 과거의 어느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가.  그 지점에는 어떠한 행복이 있는가.  어떤 용서 못할 일들이 있는가.  다시 한 번 집을 짓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허락한다면, 당신은 당신의 고향으로 돌아갈 텐가.  아니면, 다시 한 번 아무도 모르는 곳을 택할 것인가. 

 

 

현실에 지칠 즈음이면, 일상이 아닌 조금 먼 곳으로의 떠남을 꿈꾸곤 합니다.  때론 아주 잠시, 마음 먹고는 조금 멀리도 훌쩍 떠나면서까지 마음을 다독이고 싶은건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선 다스려지지 않는 내 마음, 익숙한 생활을 살아가면서 나를 제대로 보아지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 아무 계획 없이 그 순간만을 사는 기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너무 많은 계획에 스스로를 파묻은 채로 사는 건 아닐까.  부러 먼저 계획하고 두려워하고, 억지로 힘을 기르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는 게 아닐까.  체험하지 않았어도 진실은 늘 거기에 있다.

 

 

서른이라는 턱을 넘으며 친구를 잃는 큰 아픔을 겪고 휘청거리는 삶을 조금 먼 곳에서 바라보며 조금씩 글로, 사진으로 다독이며 적어나간 그녀의 이야기... 어쩌면 비슷하다고 공감할 지도 모를 나의 이야기.  여행길 조금 쉬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마음도 조금씩 무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팔랑팔랑 넘기며 읽고 싶었는데 한 장 한 장 천천히 머물며 읽고 쉬어가며, 생각해보게 됩니다.  여행을 마무리 하며 올라오던 열차에서 어두운 창밖을 자주 무심히 응시하는 나를 보게 됩니다.  나는, 정말 잘 살고 있는 걸까?  그대, 떠나보지 않을래요?  <눈물 대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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