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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너머 그대에게 - 세상 속 당신을 위한 이주향의 마음 갤러리
이주향 지음 / 예담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한 세계가 닫히면 또다른 세계가 열립니다.
인생은 내가 전전긍긍하는 그곳에서가 아니라
생각지 않은 곳에서 매듭이 생기고
생각지 않은 곳에서 매듭이 풀립니다.
생각지 않은 곳에서 다가온 그림들이
자기 패를 보여주며 나의 패를 보여달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내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누구 입니까?' /prologue
예체능에 대한 감각은 타고나는 것일까요? 어릴때 동네 친구들과 미술 과외를 받았던 기억도 있는데 도무지 그림실력은 나아지지도 않았고 부모님도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아니면 제가 제 풀에 지쳐 그만두었던건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그 어린 생각에도 '난 그림엔 소질이 없나보다'라는 생각에 잘 해보고 싶다는 노력도 더 이상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림 잘 그리는 이들을 보면 부러움과 동시에 시기 질투같은 감정이 마구 생길때가 있어요. 난 노력해도 안되는걸 그들은 쉽게 하는것만 같아서...하지만 그냥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었겠죠. 생각과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란 글로 표현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술관을 즐겨 간다고 이야기하기엔 좀 애매하지만 국내에서 쉽게 보기 힘든 작품들이 들어올때면 시간을 내서 미술관으로 향하곤 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혼자 미술관을 향했던 발걸음엔 지친 마음을 세상이 아닌 공간에 잠시 머물게 해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마저도 여유롭지 못할때는 작품이 수록된 책을 선택해보곤 합니다. 세상살이가 조금 힘들더라도, 사랑이 조금 벅차더라도 괜찮습니다. 내가 내 자신을 돌아볼 수만 있다면. 라는 책표지글에 이끌려 집어든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한 두권씩 읽기 시작했던 미술관련 해설서들은 예전에 비해 그 종류도 다양하고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독자의 취향에 따라 골라읽는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클림트, 뭉크, 고흐, 루벤스, 모네, 고갱, 렘브란트, 세잔등의 그림 하나 하나에 제목을 붙이고, 그 그림을 들여다보며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조근조근 들려주는듯 합니다. 그림에 대한 박식한 지식과 이야기들도 재미있었지만 그림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왜 있는지 새삼 다시 깨달았던 시간들이었어요. 때론 무엇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순간 조금 흔들리더라도 나를 제대로 돌아볼 수 있다면.... 위로가 되어주는 그림이, 또는 이야기가 되어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