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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포 더 무비 - 고단한 어른아이를 위한 영화 같은 위로
신지혜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익숙한 생활패턴을 버리고 다른 일상에 익숙해지기. 오피스 생활을 10년 넘게 해왔던 터라 '식당'이라는 새로운 일이 버겁기도 하고 조금은 겁나기도 했습니다. 부모님도 시작하셨던 가게는 자리가 잡혀가고 있는 터에 새로운 곳으로 확장 이동하시면서 맡아 해보게 된 장사. 사실 매일같이 이른새벽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장사라는게 가끔 가서 도울때는 재미있었지만 주업으로 바뀌고 나니 그야말로 '먹고 사는게 쉽지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쉬는날 없이 하루 14시간 넘는 일은 적응하기까지 6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매일같이 발을 바닥에 잘 디딛지 못할 정도로 아픈 고통과 온몸에 근육통이라는 선물까지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겨우 잠을 떨쳐내고 출근해서 청소를 하며 아침 오픈 준비때면 듣던 라디오에서 차분한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들려주던 영화이야기, 음악들.. 그 한 시간이 매일같이 기다려지기 시작한 건 일이 좀 적응되었을 무렵이었어요. 다른 프로그램들의 선곡도 좋아 즐겨듣는 채널이었는데 유독 집중해서 듣게 되었던 <신지혜의 영화음악>은 당시 조금은 퍽퍽하고 힘들었던 일상을 차분하게 시작하게 해주는 언니이자 친구인 그런 존재였답니다.
사람들이 이곳보다 좀 더 나은 곳으로의 도피를 꿈꾼다. 새로운 곳에서의 삶은 좀 덜 고독한 모습으로 누군가를 부둥켜안으며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하지만 보영과 아휘가 그랬듯 결국 자신 안에 있는 근원적인 고독이 치유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프리카 두더지의 딜레마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하는 삶이든 말이다. /[Movie;해피투게더]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기억과 상처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마음속에 묻어 두고 숨겨두기만 하면 그것을 풀어 버릴 수 없다. 오히려 상처는 더욱 자신을 가둬 버리게 될 것이다. 드러내자. 수치스럽고 아프고 불편하고 불쾌하다 해도 자신의 상처와 직면하지 않으면, 쓴 뿌리의 원인과 마주하지 않으면 그것은 평생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앉아 계속 자신을 불편하게 할 수밖에 없다. / [Movie;아들의 방]
이별/ 고독/ 기억/ 인정/ 치유/ 용서/ 사랑, 각 7편의 영화, 49편의 영화 이야기들.. 그녀가 먼저 읽고 표시해둔 포스트잇들, 그리고 그 위에 더하고 또는 빼기.. 그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이야기들은 내가 읽고 싶고 보고 싶은 이야기들만 골라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스윽~ 읽어지는듯 하다가도 어느장에 머물러서는 앞으로 뒤로 오가기를 몇 번이나 하기도 했으니까요. 마음과 머리는 좋았던 일보다는 아프고 쓰라린 기억을 더 오래 가지고 가는듯합니다. 멈추어 오래도록 읽었던 문장들이 대부분...
아직은 아프다. 선연한 상처가 따갑다. 아직은 잘 보이지 않는다. 어디까지 가야 안개가 걷힐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상처받은 사람들은 기적을 바란다. 하루아침에 안개가 걷히고 상처가 낫기를.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몸과 마음으로 돌아가기를. / [Moive;바그다드 카페]
나도 어쩌면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꽤 오래전부터 꽁하니 풀지 못하는 마음, 그래서 서운함과 분노가 한 사람을 향해 쌓여 있는 상태, 그리고 그것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해 불편하고 무기력한 상태는 아닐까. 그런 마음때문에 곧 의기소침해 있거나 피해의식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Movie ; 헬프]
얼마나 많은 글을 읽고, 영화를 보고 그것을 표현해야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요? 관심갖지 않았던 영화들이 보고 싶어졌고, 보았던 영화들을 다시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때론, 영화속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영화속에 닮긴 삶, 삶이 담긴 영화이야기...지친 일상에 위로를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행복해 질 수 있을거에요. 꼭, 그렇게 마음먹고 노력하기... 이 책을 선물해준 신재양에게 고마움을~ Thanks Shinja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