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해 선물 받아놓고는 책장에 고이 모셔두었던 <화차>.  영화개봉 소식이 임박해서 읽을까 말까를 고민하다 꺼내들었답니다.  신재양이 시사회를 함께가자고 권해주어서 예상보다 더 빨리 만나게 된 영화.  그래서 제 영화감상과 책읽기는 짬뽕이 되었던 화차. 였습니다.  개인적으론 책, 영화 각기 다른 매력이 있기에 따로, 또는 같이 보는 재미를 나름 찾아보시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책은 처음 읽었지만 읽으면서 참 많은 사회적인 문제들과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었습니다.  자극적인 요소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읽다가 문득 문득 소름이 끼쳐오는건 책을 읽으며 실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답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이런 속임수에 걸리기 쉽습니다.  소비자신용은 젊은 층을 공략함으로써 이용자를 늘리기 마련이니까요.  어느 업계든 마찬가지겠지만 기업은 소님에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쏙 빼놓고 장점만 부각시켜 말하거든요.  시중 은행이며 카드업계가 학생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한 지 20년째가 되는데요, 이 20년간 대학이나 중.고등학교에서 신용카드의 올바른 사용법을 지도해 준적이 있습니까?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졸업 전 여학생들에게 화장법을 가르치곤 하던데 오히려 사회에 진출하기 전 신용카드나 돈의 올바른 사용법과 기초지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139

 

 

어느날 찾아온 외사촌 가즈야는 약혼을 한 달 앞두고 약혼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그녀를 찾아달라고 혼마를 찾아온다.  범인검거중 부상을 입어 잠시 휴직중인 그 였으나 이야기를 들으며 처음엔 간단하게 찾을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쇼코의 과거를 찾아가던중 그들이 찾고 있는 그녀가, 그녀가 아님을 알게 된다.  쇼코의 개인파산 이력, 그리고 그녀의 뒤를 밟아가다 알게된 또 다른 여인의 흔적.  이야기는 쇼코라는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 그리고 그 여인의 흔적이 갑자기 없어진 시점과 쿄코라는 여인의 흔적이 묘하게 맞아아 있습니다.  단순 실종사건에서 사건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과정을 뒷받침 해줄 증거는 정확하게 증명되고 있지 않지만 복선처럼 깔리는 혼마의 추리과정이 일련의 사건의 흐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5년 전에 개인파산 수속을 처음 밟으면서 부채가 늘어간 경과를 쓰게 했을 때 쇼코 양이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 선생님, 제가 어떻게 이런 엄청난 빚을 만들게 됐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전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라고요." /p147

 

 

그들이 그처럼 무모하게 카드를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어떤 내적인 요인이 작용했던 것일까.  적어도 그건 겉으로 드러나는 한 가지 요인으로 생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중략... 조용히 달리는 기관차를 서서히, 한없는 낭떠러지로 인도해 가는 작은 전동기.  하나, 또 하나, 소리도 내지 않고 교체되면서 진로를 바꿔간다.  다중채무를 짊어진 사람도 자신을 움직인 전동기가 무엇이었는지, 그게 어디서 온 것인지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p187-188

 

 

영화의 결말도 뭔가 아쉽다고 생각했지만.... 책에서의 결말도 뭔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쩌면 이런 결말이 가장 이상적일지도 모르겠지만  '신용카드'사용에 대한 나의 신용도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현금이 없어도 신용카드 한 두장 정도는 지갑에 다들 가지고 있습니다.  때론 현금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이렇게 신용카드는 현금이 없어도 내가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게 해주지만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선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지금처럼 사용해 왔으니까 앞으로도 이렇게 사용하고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요즘은 직불카드라는 아주 좋은(?) 카드도 생겨났지만 결국 신용카드를 더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인식이나, 제대로 된 경제관념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탓도 있는것 같구요.  그 이외에도 개인정보, 사채, 1인 일가구가 많아지면서 주변에 무관심한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가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파산이나 신용불량이 되고 싶어 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단지 행복해지고 싶었던 한 여자의 인생 그녀는 어디에 있는걸까요? 그리고 그런 그녀의 인생을 훔쳐 살았던 그녀는 잠시나마 행복했을까요?  조금은 씁쓸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신용카드를 꺼내기전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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