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편지 -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하는 손거울 같은 책
윤석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을 오가다 우연히 마주친 <달팽이 편지> 한 번, 두 번, 세 번째쯤 마주 했을때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라는 문구가 마음을 끌었던 것 같아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입니다.   삐삐, 시티폰, 핸드폰등 시대별로 발전하고 있는 통신기기들 그리고 다양화된 sns들 등 우리는 항상 무언가와 소통을 하고 싶어합니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과 적당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내가 어딘가에 속해있다는 것에 만족하기도 합니다.   소식을 전하기 위해 펜을 들어 종이에 몇 번이나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우체통에 띄워보낸 마음들, 그리고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문득 그리워지는건 왜 일까요?  가끔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숨이 차오르는지도 모르고 보통의 기준이라는 것에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는 나를 보게 되기도 합니다.  과연 괜찮은걸까?  하고 내 자신에게 물어보지만 뭐라 딱히 대답하긴 쉽지 않습니다.

 

 

변해 가는 게 슬픈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모든 게 다 변한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일이 슬플 뿐입니다.  왜냐하면 변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p25

 

 

처음엔 무심코 읽어갔던 책장들이 어느새 눈과 마음을 한 페이지에 오래 머물게 되고 무언가를 끄적이고 싶게 만들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손에 잡히는 노트들에 수첩에 그냥 생각나는대로 끄적이기도 많이 했습니다.  흘러가는 생각들 그때 잡아두지 않으면 스쳐지나가는 시간이고 찰나의 생각들일테니까요.   어쩌면 그 끄적임들이 '나는 이렇게 보내고 있다'고 애쓴 흔적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방황하고 있던 마음 한 자락을 만나는 기분이 이럴까요?  지나고 보니 모든건 나로 인해 시작되었고 진행되었던 일들인데 그 탓을 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면서 실패나 상처가 두려워 머뭇거리는 일은 혹시라도 내일 지구가 멸명하지는 않을까, 싶은 걱정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벌벌 떨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p139

 

 

요즘처럼 몸따로 마음따로 하루에도 열두번씩 생각이 바뀌고 멍하게 있기를 반복한게 얼마나 갈지, 지금 내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있는건지 내게 질문을 하고 또하기를 반복해보기도 합니다.  십대때는 세월이 흐르면 어른이 되고 그만한 일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이십대에는 어느정도 내가 원하는걸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의 나를 보니 무엇이 남아있는건지 나는 무엇인지 아득한 생각뿐입니다.  움직여야 한다는건 알고있지만 선뜻 움직여지지가 않네요.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내 발이 가보고 싶은 곳으로 가보기 위해선 무거운 생각들과 걱정으로 가득찬 마음을 조금은 비워두라구요...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건 흘러넘치려 하는 마음의 부스러기들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하지 못한 일들을 남기고 떠나는 여행길은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정작 떠나고 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의 일들을 잊고 오늘은 그저, 오늘의 여행을 떠나는 것.  이것이 우리들의 길고 긴 삶, 그 여행입니다.  /p151

 

 

어쩌면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이제 1/3 어쩌면 그보다 조금 더 많거나 적게 달려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같이 모든이들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라는 시간을 지난 몇달간 어쩌면 조금은 막 써왔는지도 모르겠고, 나름 충전이라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산문집을 읽는다는건 그 작가의 인생 한 부분을 함께 공유한다는 기분, 일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 경험하고 그들의 글을 통해서 나를 들여다보게 되는... 책을 펼칠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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