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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메이어
앤드류 니콜 지음, 박미영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은지 일주일은 더 된 것 같은데 아직도 머리는 멍~ 하고 정리가 되지 않은듯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미루다 보면 그나마 조금 남았던 여운도 잊어버릴것만 같아서 오늘은 넘기면 안될것 같은 생각에 자리에 앉았어요. 사랑과 배신, 우연과 필연이라는 주제를 정교하게 엮은 '어른을 위한 동화' 라는 제목과 아련한 파스텔톤 책표지는 책의 내용까지도 기대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에 대한 아름답고 마음을 간질이는 그 무엇과 함께 동화적인 느낌을 기대했던것 같아요.
한 도시의 시장으로 20년동안 도트시를 위해 봉사해온 티보 크로빅에게는 언제나 '선량한' 이라는 수식어가 따릅니다. 이런 그에게도 드러내어 사랑할 수 없는 대상이 있었으니 그의 비서인 아가테 였습니다.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하고 아이를 잃은 후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사랑은 행복하고 즐겁고 좋은 감정임이 분명하지만, 가끔은 인생에 시련을 주기 위해 존재하고 있는 감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죽도록 노력해도 되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도 있고, 또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기에 안타까운 사랑도 있습니다. (이 이외에도 더 많은 여러가지 이유로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들...) 하지만 사랑이 이루어진들 거기까지가 끝이 아니고 계속 진행중이어야한다는 진행형이라는게 그래서 사랑은 어렵고 힘들고, 그래서 사랑이 이루어졌을때의 기쁨은 말로다 표현되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들은 매일 수천 가지 방식으로 서로를 속였고, 둘 중 누구도 차마 자신들의 결핍을 인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또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둘다 자신의 삶에 대한 진실을 털어놓기를 꺼렸다. 그들은 거의 자신들 조차 속였다. /p133
크로빅 시작은 사무실에서 그날 오후를 인생의 첫 번째 경험으로 돌아보았다. 그것이 사랑이다. 모든 것에 새로운 맛을 더하고, 모든 것을 다른 색으로 칠하며, 신경을 바늘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어루만지고, 지루한 일상을 다시 견딜 만하게 해준다. /p179
작가가 묘사하는 두근거리는 감정에 대한 묘사들은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과는 살짝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들의 두근거림과 고통이 만져지고 느껴질듯한 세밀한 묘사때문이었을까요? 책을 읽는 초반에는 상세하고 몽환적인 묘사 덕분에 글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기도 했답니다.
티보 크로빅은 도트 시장이었고 도트 시장은 절대 다른 남자의 아내를 거리에서 안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다. 설령 그녀가 그의 비서라 해도, 설령 그녀가 그와 사랑에 빠졌다고 해도, 설령 그녀가 기억할 수 있는 한 언제나 그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해도, 그 순간은 지나갔다. 아가테는 '언젠가'가 '지금'이 되는 시점이 사라지고 '그때는'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겨우 한순간이었다. /p262
서로의 마음을 조심스레 알아가던 그들 사이에도 오해로 인한 배신, 그리고 우연과 필연으로 다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들이 있습니다. 사랑은 역시 표현인가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이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하고 표현하지 않는다면 도사가 아닌들 그 속을 어찌 알까요? 인생도 사랑도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합니다. 어쩌면 크로빅 시장과 아가테의 이야기도 결국은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했던게 아닐까요? 동화같은 이야기라해서 아름다운 청춘 남녀의 이야기 일거라 기대했으나 (이 나이쯤 되고보니 아름다운 사랑은 나이불문!!) 중년 남녀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작가의 감성이 약간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만 읽고나서의 여운이 더 길었던 아마도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이야기하는 책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읽고난후의 감상은 독자의 몫이니까요.... 제가 인생에 대해 아는 건 이겁니다. 세상에 우리가 낭비해도 될 만큼의 사랑은 없다는 걸 전 알게 되었어요. 한 방울의 여유도 없지요. 사랑을 찾는다면, 어디에서 찾았든 소중히 보관하고 여력이 닿는 한 오래도록, 마지막 입맞춤까지 누려야 합니다. /p370
본 서평은 해당출판서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본인의 주관적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