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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내가 죽었다 - 끌로드씨의 시간여행
이즈미 우타마로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또다시 태어나고 반복되는 삶. 그런 삶을 죽어서 다른세상으로 가서 돌아 볼 수 있다면, 내가 살아왔던 삶이 조금은 위안이 될까요? 그 다음 생, 그 다음 다음생 업그레이드가 가능할까요? 재미있는 제목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내가 죽었다.> 밝아보이는 책표지와 호기심가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어요. 시간여행을 테마로 하는 이야기들은 그 안에 무엇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서 더 관심을 갖게 되는것 같아요. 끌로드라는 한 남자가 죽었는데... 그게 끝이 아니고 이번 생이 584번째였고 585번째 생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그렇지만 '자유'를 부여받고 오히려 '부자유'가 됐잖아." /p28
어릴땐 누구나 한 두가지 꿈을 마음에 품고 그 꿈을 위해 살아보겠노라고 꿈꾸지만 살다보면 그리 되기 쉽지않은게 인생이란걸 알아갑니다. 꿈보다 현실에 맞춰 하나 둘씩 내려놓거나 미루거나 포기하게 되거나, 꿈은 꿈이었을뿐...이라고 지레 포기하게 되는것 같아요. 죽음이후에 어떤 세계가 있을지, 그 곳에서 내가 살아온 생을 돌아본다면 어떨지 생각하게 되는것 만으로도 지금 생을 그냥 시간 흘러가는것과 같이 흐지부지 살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것 같아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서 세자녀를 낳고 키우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황혼기에 자신을 떠난 아내, 그리고 자신이 가족을 위해 살아왔던 인생을 뒤돌아보니 자신의 인생은 무엇이었나 반복되는 일상이 서글프기까지만 했던 끌로드의 인생.... 그의 가슴에도 어릴적부터 간직하고 있던 꿈이 있었어요.
저렇게 원하고 있었는데, 왜 기억의 바다 깊은 곳에 소중한 꿈을 묻고 있었던 걸까. 내게 부족했던 것은 뭘까. 나는 대체 언제부터 잊고 있었던 걸까. 그 꿈을 깨닫도록 늘 이끌어주고 있었는데도 같은 곳만 빙빙 돌고 있었던 것 같아. 어째서 '그쪽'으로 향하지 않았던 걸까. /p44
"나는 '여름방학 모델 체험' 같은 기분으로 도전하려는게 아니야. 내 남은 인생은 모델 일과 함께 하고 싶어. 그리고 그 일로 내 생활을 지탱해 갈 참이야. 그것이 나의 사명이고 나의 생명이니까. 그 사실을 확실히 깨달은 지금은 이제 이곳에서 보낼 느긋한 노후 따윈 전혀 상상이 가지 않아. 만약 일이 잘못되더라도 언제든 돌아올 집이 있고, 생활비를 보태줄 사람이 있고, 울면서 돌아와도 포근하게 안아주며 눈물을 닦아줄 남편이 있다면 난 분명 약해질 거야. 영원히 강하게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당신도....." /p77
끌로드와 이레느의 이야기에서 꿈을 위해, 그들의 행복을 위해 먼저 결심을 했던 이레느의 결심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되었답니다. 끌로드는 가족을 부양해야한다는 책임감에 자신의 꿈을 마음에만 담아두고 누르기만 했지만 '그 나이에 무슨 모델?' 이라고 할 나이에도 자신의 꿈을 위해서 홀로서기를 결심했던 이레느는 자신이 그렇게 하므로써 끌로드도 조금은 홀가분한 생활을 하며 생활에 대한 짐을 내려놓고 꿈에 한발짝 다가서길 원했던 거죠. 그들의 이야기에서 '꿈'이라는 건 현실의 짐보다 내 마음의 결심이 더 견고하고 먼저여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현실의 짐이나 고민은 다 덜어내곤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자신의 꿈을 키우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결심과 노력, 결단이 필요한거였어요. 지금 이순간에도 난 여기까지가 '최선이야'라고 생각하며 합리화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아직 내꿈은 무엇인지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하고있지만 조금씩 그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듯해요.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조금은 즐거웠던 환생 도전기... 어쩌면 마음이 번잡스러울때 다시 읽고싶어질 책일것 같아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은 많이 있다. 하지만 '특별히 선택했을 리가 없는 일'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때론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화도 내지 않고 울지도 않고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낸다. 뭔가에 도전한다는 것은 10대나 20대 같은 젊은 애들이나 하는 거라고, 이제 우리와는 상관없다는 것이 세간의 상식이었다. 인생의 봄은 20대인데, 자신들은 이미 늦가을이라 말라가기만 할 뿐이라고 믿는다. 나 자신도 그렇게 될 위험성을 상당히 안고 있다. 이대로 그냥 내 꿈을 포기해 버릴까도 생각했다. /p108
예담 출판사로부터 해당 리뷰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