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트 피크닉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머무를 수 없는 곳...공항,  그러나 아이슬란드 화산재로 발이 묶인 사람들의 이야기.  어쩌면 한번쯤 소설의 소재로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여행의 두근거림 그 시작은 공항이 아닐까요?  떠나기 위해서 공항으로 모인 제각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항에 발이 묶이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여행자라는 신분, 그리고 그곳을 떠나 헤어지면 다시 만날 일이 있을까? 라는 변수들이 그들의 상황을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어떤 이야기를 털어놓고 어떤 비밀을 공유해도, 그것은 서로의 슈트케이스에 담기는 일 없이 이 작은 세계에 묻힌다.  낯선 공간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은 서로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내면을 들여다본다.  스쳐 지나가는 관계에는 진솔한 고백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짧게 오갔던 깊은 이해와 위로, 인생을 향해 다시 발을 구르게 만드는 미지의 힘은 무명의 시공간에 영원히 묻히는 것이다.  /p104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공항을 품고 있다.  그곳엔 아무것도 머물 수 없다.  채워지는 순간 필연적으로 비워지는 곳.  가족과 연인, 친구와 일, 멋진 집이나 차,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거대하고 황량한 벌판.  그것은 인간이 철저히 홀로 끌어안아야 할, 인류 공동의 블랙홀과도 같다.  어쩌면 사랑은 그 미지의 땅을 정복하기 위한 인간의 마지막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p277

 

  

목적지에 도착해야하는 이유도 각기 다르고 같은 공간에 머물고 있지만 시간을 보내는 형태도 다 다릅니다.  내가 이들과 같은 입장이었다면 난 체념하고 그곳에서의 시간을 나름 잘 보내기 위해 즐기는 마음으로 머물 수 있었을까?  아니면 아둥바둥 조금이라도 빨리 떠나기 위해 해결방안을 찾고 다녔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어요.  물론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정말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을 위해 꼭 제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해야하는 사람도 있었구, 다른이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되짚어보고자 하는 사람도 있었구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조금씩 얽혀가기 시작하며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가기도 했답니다.  글을 쓰기 위해 인천공항을 자주 찾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글을 읽으며 인천공항 내부를 상상해 가며 글을 읽어보기도 했구요.  '공항'이라는 곳이 단지 떠나고 도착하는 통로가 아닌 인생과 일상을 담은 함축적인 공간일 수 도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도 되었답니다.   공항을 생각하면 설레임부터 떠올리게 되는건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설레임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 설레임이 언제까지 계속 될 지~ 읽은동안 기분좋은 설레임으로 즐거웠던 책이었답니다.  왠지 공항에서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지는 책이었어요.  

 

 

공항이란 곧 떠나고 돌아오는 곳.  일상을 함축적으로 담은 캔버스다.  특수한 공간에서도 계속되는 보편적인 삶.  사람들은 그 보편적인 삶을 무기로 하루하루 외로움과 맞서 싸우고 있다.  이것은 고요한 일상이자 치열한 전투다.  그리고 그 안에, 진짜 이야기가 있다.  일상.  시간을 내어 들여다보기엔 한없이 지루해 보이는 풍경.  일상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인식되는 순간에야 그 형태와 의미를 갖는다.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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