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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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설 작가를 알게 된 건 지인의 블로그에서 알게 된 <나쁜피>라는 책을 통해서 였어요.  아직 읽지 못했지만 언젠가 이 작가의 책은 읽어봐야지 하고 메모해 놓고는 잊어버렸는데...<환영>이라는 책을 먼저 만나게 되었네요.  비가 처량하게도 내리던 새벽에 망설이다 집어든 책은 책장을 덮을 때까지 꼼짝 않고 숨죽이며 읽어 내려 갔답니다..   

 

 

참을 만큼 참고도 더 참아야 하는 건 가족이었다.  남은 반찬만 갖다 버릴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식구도 갖다 버렸으면 싶었다.  /p46

 

 

그녀는 왜 그러게도 힘든 삶을 참아내고 인내하며 살아내는 거였을까?  적어도 그녀는 자신의 선택,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윤영.   집안을 일으켜 세워줄 것만 같았던 예쁘고 똑똑한 여동생의 사업, 아버지의 병환,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건 집안의 희망이라 믿고 있었던 동생 때문이었어요.  그런 희망도 여지없이 무너졌을 무렵 윤영에게도 가족이 생깁니다.  자신이 살아가야할 목표가 생긴걸까요?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한걸까? 

 

 

언제나 처음만 힘들었다.  처음만 견디면 그다음은 참을 만하고, 견딜 만해지다가, 종국에는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중략....따지면 세상의 모든 것이 그랬다.  버티다 보면 버티지 못할 것은 없었다. /p58-59

 

 

조금 나아지는가 싶으면 다시 더 나쁜 상황으로 치닫는 현실, 그런 현실을 포기 하지 않고 묵묵히 그냥 '살아가는' 윤영,  그런 처지를 이용해서 장사속을 채우고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고싶지 않았던 어두운 삶의 이면을 본 것만 같아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윤영만 바라보는 가족이 두명에서 세명으로, 세명에서 네명을 늘어가도 현실을 버틸 수 있었던건 지금보다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어서?  그녀 혼자만이라면 살아가기가 조금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딸, 가족, 자신의 삶 사이에서 고민할때도 모두 내려놓을 수 없어 다시 모두 짊어지기로 합니다.  어쩌겠는가, 이미 벌어진 일이 아닌가.  운다고 해결될 일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었다.  /p78  그냥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고 버텨낼 뿐....  막다른 골목에 처한것만 같고 그녀만이라도 그 곳에서 탈출해서 다른 인생을 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적지 않았어요.  자신을 내던져가며 가족을 위해 그만큼 노력했으면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조금은 있어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나는 누구보다 참는 건 잘했다.  누구보다도 질길 수 있었다.  다시 시작이었다. /p193  

 

 

한 장 한장, 마지막 장에 가까워 질수록 어쩌면 조금은 윤영이 행복해지기를 바랬습니다만 마지막까지 조금의 희망도 주지 않습니다.  언제나 해피엔딩만을 바라며 읽어왔던 책읽기와는 사뭇 달라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읽는 동안도 한숨을 몇 번이고 내쉬었지만 책장을 덮고도 오랜시간 잠을 이룰수 없어 뒤척였던 건 삶에 대한 그 어떤 기대도 희망도 없을것만 같은 윤영의 삶 때문이었겠지요.   그래도 자신의 삶에 비관하지 않고 맞서 더 지독하게 살아내는 윤영의 모습에 삶에 대한 깊이를 생각해보게 했던 것 같아요.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글입니다.  김이설 작가의 다른글도 찾아 읽어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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