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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
로렌 올리버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생의 마지막날을 어떻게 보내고 싶을까요? '죽음'이라는 단어와 연관 지을수 없는 젊은 청춘, 아름답고, 멋진 남자친구에 멋진 단짝 친구들과 늘 함께인 사만사 킹스턴. 어느날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다음날 눈을 떠보니 자신이 죽음을 맞이했던 그 날. 하루를 다시 시작합니다. 어디선가 읽은듯한 이런 비슷한 분위기의 글을 접한듯 하지만 사만사가 시작하는 하루가 그녀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걸 같은 날이 반복 될 수록 점점 더 깨닫게 됩니다. 왜 그녀여야 했을까요? 그녀와 함께였던 친구들도 있었는데...
누군가에대해서 이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든 걸 알지는 못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기묘하다. 언젠가는 모든걸 알게 될 거라고 그저 믿고만 있는 것일까. /p99
왜? 자신이어야 했는지 분노하다가 자신이 죽었던 날을 반복하며 차츰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귀찮기만 했던 동생, 그리고 아빠 엄마와 함께 하지 못한 시간들이 아쉽습니다. 사춘기 고만한 또래들이 그렇겠지만 17살의 나이에도 어른들이 할 건 다하는 아이들.. 죽고나서야 보이는 학교 친구들.. 현재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는건 앞으로도 긴 시간이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었던것 같습니다. 준비 되지 않은 죽음. 그래도 샘에겐 그 시간들을 다시 돌아감으로써 짧지만 자신이 살아왔던 생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거겠지요.
사람이 얼마나 많이 변하는지 생각해 보면 참 희한하다. 예를 들어 어릴 때 나는 이런 것들(말과 지방폭발 메뉴와 거위 출몰지 같은 것)을 전부 좋아했는데, 시간이 흐르며 그것들은 하나 둘 멀어져 가고 친구들이며 인터넷 메신저, 휴대폰, 남자애들과 옷 같은 걸로 바뀌었다. 생각하면 슬픈 일이다. 뭔가 이 세상에 계속되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그런 기분이랄까. 열두 살이 되면, 열세 살이 되면, 혹은 아이가 아니라 '청소년'에 이르게 되면 뭔가가 끊어지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만 같다. 전보다 행복하지 못한 사람, 심지어는 더 안 좋은 사람으로 변해 버리는 느낌. /p290
상황을 바꾸는 게 얼마나 쉬운지, 항상 가는 길을 가다가 중간에 새로운 길을 택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 생각하니 놀라울 정도였다. 한발만 잘못 가도, 잠깐 머뭇거리기만 해도, 한 번만 우회해도 새로운 친구를 만나거나 안 좋은 평판을 얻거나 남자친구가 생기거나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된다. /p299
샘은 같은 날을 반복하게 되면서 억지를 부려보기도 하고 그동안 관심갖지 않았던 친구들에게 차츰 눈을 돌려봅니다. 그리고 이미 죽은 자신의 삶은 되돌릴 수 없지만 살아가야하는 친구들을 위해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샘이 같은 날을 다시 살면서 생각헤보게 되는 생각들은 우리가 놓치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시간들을 이야기 해주는듯 합니다. 시간은 무한하지 않으며 그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쩌면 내 모습은 착하기만 하진 않을거에요.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 없고 무한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기에 더 잘 살아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죽음의 순간.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마지막날이 반복 된다면 그건 저주일까? 기회일까? 그 반복의 날을 바꿀 수 있는것도 당사자의 몫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