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스 문도스 - 양쪽의 세계
권리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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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와 제목만 보고는 철학서나 인권에 대한 내용의 책일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이 사진한 장 없는 여행에세이 였을 줄이야.  사실 조금 융통성 없어보이는 책표지와 제목 그리고 작가의 이름이 정치적인 운동을 연상케 했던 건, 또는 조금은 어려운 철학이야기 일거라고 생각했던 건 나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에 관련된 에세이는 사진도 첨부되고 여행지에 관련된 에피소드나 여행지에서의 팁들도 조금은 기대하게 된다. 

 

여행이란 삶의 장기적인 계획에서 옆으로 빗겨 나온 일부이다. 다시 말해 여행은 계획되지 않은 삶이다. 그렇게 때문에 여행 중에 내가 무언가를 계획하기 시작했다면, 그 여행은 이미 여행이 아닌 삶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p66

 

 

나와 다른 시선으로 '여행'이란 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각을 해왔던 내겐 약간 신선하고 기분좋은 설레임을 주었던 글이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자신이 읽었던 또는 존경하거나 흠모하는 작가들의 이야기와 여행지에서의 느낌들은 그동안 읽어왔던 에세이들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한 장의 사진도 찍지 않았던 걸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여행하며 글쓰기도 병행해왔던 그녀에게 사진으로 남기는 기록까지는 조금 부담이었을까?  어쩌면 여행지에서의 사진도 있을지 모른다는 궁금증도 생긴다. 생각하는 여행,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을 잘 살아가고 있는 건지 생각해보게 된다.

 

 

성숙이란 것이 환상 대신 현실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면, 나는 성숙을 거부하고 싶다.  인생은 험난한 파도이고 가파른 해협이고 좁고 비탈진 도로이며 세상은 언제나 과도기이다.  그러니 영원한 성숙도 영원한 미성숙도 없는 것이다. /p68

 

 

가끔 몇 번씩 읽어야 읽어지는 문장을 마주하게 되는데, 글을 곱씹어보고 내 것으로 내려앉는 느낌 또는 그녀가 함께 했던 작가들의 책과 여행지에서의 감상등을 나도 책으로 읽어보고 그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 읽어보고 싶고 궁금해지기도 했다.  처음 읽기를 망설였던 마음과 달리 책을 읽으며 붙여가는 포스트잇은 책장을 다시 들춰보며 어떤 글들이 있었는지 읽을 때마다 조금 새롭게 다가오는 책 인것 같다.  능동적으로 자신이 움직여 살고 싶은 삶을 살아낸 그녀의 이야기. 10여년간 45개국을 여행했다는 그녀,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글을 쓰며 계속 여행을 하고 글을 쓸 그녀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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