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마 이야기
나카무라 후미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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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 화제가 되고 있는 동안, 장수, 젊은시절 모습을 그대로 조금이라도 더 길게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남녀의 차가 없는 것 같다.  요즘은 남자들도 외모를 가꾸기 위해서 화장을 하고 피부관리실을 찾는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지향하게 되는 건 또는, 젊고 아름다웠던 시절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간직하고 싶은 건 어쩌면 당연한 것 아닐까?  그로 인한 염원들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뱀파이어'관련 영화, 소설들이 최근 소설,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도 한 것 같다.   미남,미녀 이기까지한 그들은 아름다우면서도 불로불사의 생명을 누리며 무한한 능력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러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선 치러야 할 희생도 있지만 그 부분은 작가나 영화제작자에 의해서 의도가 달라지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4개국에서 동시 출간! 게다가 불로불사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 판타지 소설이 출간되어 궁금증과 호기심이 일었다.  과연 역사속의 불로불사의 생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한동안 멀리 했던 판타지와 일본소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지만 먼저 읽었던 분들의 평이 좋아 기대되기도 했던 책이었다.

 

 

누구라도 죽음의 순간에선 '살고싶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을까?  생각이전에 몸은 살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죽음의 순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로불사의 생을 부여받게 된 젊은 문신사 염마.  일본의 바꾸후 말기에서 쇼와시대에 걸쳐 살아가게 되는 염마의 이야기를 주로 흘러가고 있다.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시대의 흐름과 에피소드들이 지루하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고 그에 맞춰 등장하는 주변인물들의 캐릭터 또한 매력적이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운명을 자신에게 부여한 스승을 원망하면서도 끝내 죽음을 선택하지 않고 살아가는 문신사 염마

문신사라는 자신의 숙명을 끝까지 지켜낸 염마의 스승 바이코

유년기의 아픈 상처를 간직한 채 금지된 불로불사의 문신을 스스로 새기고 스승에게 버림받은 기쓰키

사랑하는 남자의 여동생이 되었다가 누나로, 다시 어머니, 할머니가 되어가면서도 가슴속에 간직한 사랑을 지켜낸 나쓰

 

 

불로불사의 생을 부여받았지만 결국 자신의 선택으로 그 삶을 살아가는 염마와 스스로 불로불사의 문신을 새기고 살아가게 되는 또 한 명의 인물은 상반되는 악한 이미지로 상상했는데 어느 하나 놓을 수 없는 패...같은 이미지?  그리고 그를 지켜주려는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우정, 사랑 그리고 시대의 이야기는 책을읽는 동안 시선을 끌며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삶을 살면서 주변의 변화를 또는 사랑하던 사람들이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이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  벌써 이런 비슷한 류의 이야기는 2-3권째 읽고 있지만 매번 읽을때 마다 느낌이 새롭다.  자극적인 재미를 주려는 책들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인생의 전반에 걸친 변화를 보여주는 책도 있었지만 역사속의 판타지물은 이 책으로 처음 접하게 되어서 인지 생을 온전히 순응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즐거움을 우리는 망각하며 다른 것들에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다.  죽음을 이긴 것이 아니다.  죽음에게 거부를 당한 것이다.... /p391

 

 

몇 년을 살건 몇백 년을 살건 어차피 인간이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거기서 거기다.  그저 눈 앞에 닥친 일을 하나하나 해쳐가다 보면 언젠가는 죽어지리라.  /p552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라는 말이 떠오른 건 상반된 그들의 입장에서 아무리 생각해본다 한들 그건 생각에 그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의학이 발달하고 평균수명도 늘어가고 있는 요즘 과연 오래 사는것이 좋은것 인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을 읽으며 번역자의 역량이 독자들로 하여금 글을 읽는 재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걸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매끄러운 글의 흐름이 글 읽는 재미를 더했던 즐거웠던 책읽기.  책의 마무리 즈음 왠지 속편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듯한 흘림들을 나만 캐치한 건 아닐듯 하다.  염마이야기의 속편을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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