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의 미궁호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6
야자키 아리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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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나라의 앨리스』를 연상하게 하는 제목,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책일까? 야자키 아리미의 시리즈 작품으로 돼지돼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열 두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던 책이었는데... 정말 책표지처럼 배구공만한 분홍 돼지인형이 등장한다.  뭐지 이건?  정말 동화책인걸까?  이야기는 호텔에서 진행되는 벚꽃축제를 준비하기위한 연극을 중심으로 등장하는 인물들 위주로 진행된다.  호텔의 버틀러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는 '미야자키 돼지돼지'씨는 그를 볼 수 있는 사람들 눈에만 보이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그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은 현실의 무게에 지친 이들이다.

 

 

무슨 말을 들어도,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 없고 믿을 마음이 나지 않는다.  결국은 그런 이야기다.  아무리 진심을 이야기해도 상대방을 믿을 수 없으면 깨지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p185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만난 이들은 저마다의 일상과 고민에 놓여있지만 호텔 버틀러인 '돼지돼지'씨를 만나게 되고 작은 변화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고 돼지돼지가 특별한 초능력이나 다른 재능이 있는건 아니다.  그저 자상하고 따뜻한 마음과 관심, 그리고 성실함... 작은 봉제인형이 살아움직인다는  설정도 살짝 의아했지만 책을 읽으며 어느새 동화책을 읽는듯한 기분이었고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밉다기보다 무서웠다.  아무리 비열한 일을 해도 겉모습은 여전히 저렇게 귀엽다.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 무서운 것이다.  /p198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을 제대로 다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오셀로>라는 작품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게 되었고 호기심도 가지게 되었다.   오셀로의 악역인 '이아고'의 역할을 맡게된 돼지돼지씨를 보며 배구공만한 작은 봉제인형이 연극에 출연해서 그것도 비중있는 역할을? 했는데 음... 읽다보니 살짝 소름끼치거나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많았다.  분홍색의 작은 봉제인형 착하거나 선하게 보인다고 생각했던 이면에 감추어진 내면을 인형을 통해서 더욱 부각시킨듯하다고 할까?  어쩌면 우린 보고 싶은것만 보고, 듣고 싶은것만 들으며 내가 생각하고 편하고자 하는 대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있는 그대로를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어쩌면 나도 그 무서운 이면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귀여운 돼지 인형을 등장시킴으로 그에 대한 대비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고자 했던게 아닐까?

 

 

귀여워보이는 책표지와 봉제인형 돼지가 등장해서 동화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던...그리고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중 하나인 <오셀로>를 압축적으로 등장인물들과 절묘하게 매칭시켜 진행한 이야기는 좋았지만   아마도 나랑은 좀 맞지 않았을까?  10년동안 장수시리즈로 이어온 ' '야마자키 돼지돼지'시리즈라고 하니 다른 책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앨리스의 미궁호텔 같은 장소나 돼지돼지씨가 버틀러로 있는 호텔이라면 한 번쯤 방문하고 싶어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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